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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세설 피드를 올렸다. 주말연속극 같다는 소감에 존경하는 인친님들께서 준이치로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셨다. '세설'보다 더 좋을 것이라는 말씀(@better0371 ^^ )에 읽어 볼 생각을 했다. 작품이 너무 많아 고민스러웠는데 역시 다른 인친님(@lucy_vida_del_libro ^^ )께서 스릴러 스타일이라고 언급하신 것이 마음에 들어 이 작품을 읽기로 했다. 주문하여 받은 책은 작고 아담한 문고판 형태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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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딸 하나를 둔 부부가 있다. 그들은 서로 비밀일기를 써오고 있다. 내용은 부부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남자는 아름다운 부인을 사랑하고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욕망한다. 발 페티쉬를 가지고 있고 관계 시 능동적인 부인의 모습을 원하나 부인은 남편에게 맞춰주기가 힘들다. 보수적인 교육환경에 아주 수동적으로 남편의 요구에 응할 뿐이다. 문제는 남편의 체력문제 등으로 그녀 자신 역시 욕망을 다 충족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들에게 딸의 교제남인 '기무라'가 나타난다. 그는 딸보다 부인에게 더 마음이 있는 듯 하다. 남편은 그를 이용해 부인을 변화시키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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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간문학의 장점은 훔쳐보기의 쾌감을 제대로 선사한다는 데 있다. 작가는 전혀 다른 필체로 남자의 눈으로 여자의 관능적인 변화를, 여자의 눈으로 남자의 조바심과 열망을 그려낸다. 혼자만의 비밀스러운 행위를 기록하면서도 이 기록이 서로에게 전달되어 반응을 기대하는 형태의 심리 스릴러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위험한 상황의 긴장이 이어가는 아슬아슬함 안에서 꽤나 에로틱한 상황과 묘사가 절묘하게 그려진다. 너무 과하지 않으나 그렇다고 얌전하다고도 할 수 없는 '야한 문장'들 속에 소설은 작가가 목적한 바를 성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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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쓰여진 소설이라 더 놀랍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그렇게까지 야한 소설은 아닐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다를 수 있다. ^^) 하지만 당시 일본의 시대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모르나 이정도의 파격적인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작가의 용기도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이미 대가로 성공한 작가가 노년에 접어들어 어쩌면 위험할 수 도 있는 '에로티시즘'을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을 연이어 출간하는 모습은 우리나라같이 성적으로 보수적인 곳에선 힘들지 않았을까? 추측해보면 아마 늙어가는 자신의 육체와 욕망간의 괴리를 풀어내는 수단으로 문학을, 소설을 활용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설'의 문장력으로 이야기를 19금으로 업그레이드 한 소설, 이 책에 대한 느낌이다. 몇권 더 골라 읽어 볼까 하는데 뭐가 좋을지 생각해 봐야겠다.
덧,
오랜만에 조금은 야한소설을 읽었다. 자칫하면 너무 싸구려틱해지기 쉬운 분야라 작품성을 유지하며 쓰기 힘든 분야가 이 성애관련 문학일 것이다. 여성분들은 아마 '하이틴로맨스' 등을 통해 분위기를 접해보셨겠지만 남자들 세계에는 '도미시다 다케오' 등 꽤 많은 전문소설(?)이 히트를 치기도 했었다. 독서실에서 서로 빌려가며 읽던 어린시절 얼굴 붉어지던 소설들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이것도 추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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