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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자기앞의 생

by 기시군 202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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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전이 되어버린 '자기앞의 생'을 이번에 읽었다. 교보문고에서 책 담던 중에 '일러스트 버젼'이 2018년에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서였다. 받아본 책은 양장본에 삽화도 가득한 잘만든 책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왜 이 책이 그렇게 오래 사랑 받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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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짜리 주인공 모모는 아버지를 모르는 매춘녀의 아들이다. 엄마는 돈을 주고 모모를 맡겨 키운다. 모모는 엄마의 얼굴도 본적없다. 매춘녀의 아이들을 돌봐주고 돈을 받는 퇴역한 매춘녀인 로자아주마가 모모의 실질적인 보호자이다. 유태인인 그녀는 아우슈비츠의 생존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엘리베이터 없는 7층 꼭대기의 집에서 다른 매춘녀의 아이들과 같이 생활한다. 모모의 집에는 좋은 이웃이 많다. 아버지같이 대화하는 이웃, 하밀할아버지도 있고, 착하고 친절한 여장남자 매춘녀 롤리 아줌마도 좋다. 모모는 아이들중 가장 큰 형으로 '가족'안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일상은 변해가고 모모는 많은 생각와 행동을 요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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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이라는 이름에 질릴필요가 없다. 콩쿠르상을 두번받았다고 감동을 준비하고 읽을 생각도 없었다. 그저 에밀아자르, 로랭가리는 어떻게 '자기앞에 놓여진 ' 생을 그려낼지 궁금했다. 일단 단숨에 읽게 만드는 흡입력은 기본으로 치고, 상황이라는 '비극'앞에 '희극'적인 미소를 짓게 만드는 능력이 일품이었다. 인물들은 살아움직이며 자기 스스로 상황에 대처해 가는 느낌을 준다. '사랑'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모모는 자신만의 '사랑'에 대해 깨닫고 실천하는 인물로 변해간다. 까칠하기만 할줄알았던 로자아줌마는 마음속깊이 모모를 사랑한다. 심지어 동네 늙은 의사인 라몽아저씨마저 모모와 로자아줌마를 배려하느라 진심을 다한다. 진심들이 만날때 우리는 감동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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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시대 유명한 노래가 있다. #모모는철부지 . 이 노래가 소설 자기앞의생의 주인공 모모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생을 쫓아가는 시계 바늘인 모모, 방랑하며 외롭게 그림자로 살아가는 모모. 날아가는 새를 꿈꾸는 환상가 모모. 슬픈상황에서도 생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사람없인 살 수 없다는 것을 모모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이 결론을 거부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다. 😊

덧,

다른 층위에서 생각은 한번 해 봐야한다. 각자의 눈앞에 놓여져 있는 생. 모모 처럼 직시하고 자신만의 문법으로 생을 대할 수 있을까? 사실 우리는 우리 눈앞에 날 질질 끌고가는 '생'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자각하고 있지 못할 수 도 있다. 삶이 아니라 '생'이다. 무엇이 다를까.

p74"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목숨을 소중히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 있는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볼 때 그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p112"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p198"그녀는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미 때가 너무 늦었고,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으므로, 이제 신이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러 올 필요는 없다고 아줌마는 말했다. 정신이 맑을 때 로자 아줌마는 말하곤 했다. 완벽하게 죽고 싶다고. 죽은 다음에 또 가야 할 길이 남은 그런 죽음이 아닌."

p203"......“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p258"아주 못생긴 사람과 살다보면 그가 못생겼기 때문에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정말로 못생긴 사람들은 무언가 결핍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것이 오히려 장점이 된다."

p343"사람은 사랑할 사람이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나는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고, 계속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 하지만 이 집 아이들이 조르니 당분간은 함께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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