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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김대식의 빅퀘스천

by 기시군 202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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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교수에 가려져 있지만 KAIST에 유명한 뇌과학자가 한 명 더 있다. 책도 꽤 내고 활동도 활발하게 하는 김대식교수가 바로 그다. 과학아이템이 주제이나 저자가 책을 쉽게 쓰고 인문학적 베이스을 깔고 서술하는 방식을 선호하는지라 책이 편하게 읽힌다. 저자의 책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한권을 정리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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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의 주제를 3단락으로 나누어 책은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단락에서는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라는 제하아래 존재의 이유, 삶의 의미, 죽음, 운명, 영혼 등 큰 주제들을 훑은다. 두번째 단락은 '우리는 왜 정의를 기대하는가'라는 주제어를 두고, 진실, 정의, 민주주의, 소유욕 등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마지막 '만물의 법칙은 어디에서 오는가'에서는 사랑, 외로움, 시간의 흐름, 노화 등의 이야기로 이어지다 요즘 유행하는 인간과 기계(인공지능)와의 관계를 논하며 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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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을 처음 보는 독자라면 놀랄것이다. 뻔한 과학자의 숫자 위주의 언술이 아니다. 과학자답지 않게 문학, 철학, 역사, 사회학, 경제학, 신화 등 인문학적 소재들을 적절하게 차용하여 활용한다. 한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있다. 주제 질문자체가 거대한 질문들이라 거대한 답변을 바래서는 안된다. 큰 질문에 대해 저자가 생각한 단상을 정리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 단상의 폭이 상당히 넓어서 과학과 인문학을 같이 즐길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읽은 재미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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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료한 텍스트와 더불어 100여장의 그림, 사진, 영화 컨텐츠가 같이 실려있어 저자의 이야기에 이해를 돕고 있다. 결국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작동원리를 말하고자 함이다. 그를 위해 자신의 전공인 '뇌'을 논하고 '뇌'를 가진 '인간'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모든것(각종 인문학,예술 등)을 소재로 하여 현대의 '인간'이 어디로 가는지를 전망한다고 볼 수 있다.

덧,
정리하다보니 김교수가 근작으로 #김대식의키워드 라는 책을 낸것을 봤다. 이 책과 아마 유사한 구성일 것 같다. 이 책도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논다. 쉽게 편하게 글을 쓰는 과학자는 일단 좋다. 😊

p88"스피노자는 우리가 2+2=5가 아닌 필연적으로 2+2=4일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 화를 내거나 슬퍼하지 않는 것처럼, 필연적인 죽음을 슬퍼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완벽한 텔로머라아제 또는 완벽한 뇌 복사 같은 과학적 ‘엘레우시스의 신비’들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우리는, 죽음이 꼭 필연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오늘 우리가 죽음을 슬퍼한다면, 그것은 어쩌면 내가 당장 누릴 수는 없지만 수백 또는 수천 년 후 누군가 다른 이가 가지게 될 영원한 삶을 질투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p184"인류의 근원은 어차피 동아프리카의 호모 에렉투스에 있다. 호모 에렉투스는 190만 년 전 그 땅을 떠나기 시작했고 네안데르탈인으로 진화했다. 아프리카에 남은 호모 에렉투스는 현재 우리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했다. 동아프리카의 호모 사피엔스들은 불과 6만~7만 년 전 또다시 동아프리카를 떠나기 시작했고, 큰 뇌와 발달된 인지 능력으로 무장한 ‘최첨단’ 사피엔스들은 4만 년 전부터 그저 ‘저것들’인 네안데르탈인들을 멸종시키기 시작했다. 큰 뇌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단백질이 필요했던 사피엔스들은 네안데르탈인들을 먹잇감으로 사냥하기도 했다. 인류 역사의 교집합은 그보다 더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도 있다. 137억 년 전 빅뱅을 통해 만들어진 우주에서 탄생한 우리는 모두 다 같은 고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논리적인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p311"카네기멜론 대학의 인공지능학자 한스 모라비치 Hans Moravce는 인간보다 빠르고 뛰어나며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기계가 인간을 지구에서 불필요한 존재로 판단해 멸종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뭐 그다지 슬픈일이냐고, 기계는 어차피 우리의 후손이라고, 인류의 모든 역사와 지식을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보존할 기계들이기에, 인류의 기억만큼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호모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켰듯, 기계도 호모사피엔스를 멸종시키는 것 뿐이라고.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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