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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동트기 힘든 긴 밤

by 기시군 2022.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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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상관없이 제목이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이 소설의 내용은 '오늘'과 큰 상관은 없다. 단지 '동트기 힘든 긴밤' 이라는 제목이 '오늘'과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아무튼, 책 이야기를 해보자. ☺️ 장르소설로 미스터리만한 읽은재미를 주는 분야도 드물다. 잘 만들어진 미스터리소설은 왠만한 영화보다 즐겁다. 주로 일본계열 작가들의 작품을 즐겼고 간혹 중화권작품도 봤었다.  #찬호께이 와 함께 '쯔진천'이 유명하다.  '쯔진천'의 대표작인 이 작품, 제목 때문이긴 하지만 생각난 김에 정리해 두기로 한다.  

📗
꽤 복잡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소설의 도입부 정도만 보자. 지하철 검색대에서 여행용 캐리어에 시체를 담아서 유기처를 찾던 남자가 체포되었다. 남자는 '장차오'라는 이름의 잘나가는 변호사. 시체는 그의 제자이자 검찰관 '장양'이다. 순순히 범행사실을 자백하던 '장차오'는 법정에서 돌연히 진술을 번복한다. 그리고 시간은 1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소녀의 살인사건이 있던 때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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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여진 사회파 미스터리 물이다. 이쪽 시장에 메이저라 할만한 일본 베스트셀러들보다 잘 읽히고 재미있다.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이 교차로 발생하며 '사실'들 안에 녹여있는 '진실'들이 조금씩 드러내는 미스터리 소설로써의 테크닉도 뛰어나다. 그리고 주요 소재가 파편화된 개인이 아닌, 거대 권력에 맞선 인물들과 그들의 대결이라는 점도 점수를 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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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중국은 그래도 이런소설이 출간될 순 있었다.(몇번의 재심 끝에 가능했다고 한다.) 권력형 비리가 배경인 추리소설. 지금 중국정부는 이 정도의 비판을 참아낼 수 있을까? 지금의 중국은 코로나 대응으로 상하이같은 대도시를 강제 봉쇄시키고 질서유지를 위한답시고 군인이 시민을 구타하는 시대다. 최근 경향을 뒤져보지 못해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권력비판을 하는 문학작품, 쉽지 않을 듯 하다. 어떤 문학이든 시대와 불화를 일으킬때 좋은 문학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대와 평화롭게 지내는 문학은 순수문학이든 장르문학이든 별 가치가 없을 것이다. 중국의 좋은 책을 찾았다고 다시 피드정리할 때가 있을까 궁금해진다.  

덧,
이 책을 원작으로 JTBC에서 드라마가 만들어지다가 논란 속에 중단되었다. 2021년 12월의 이야기다. #한석규 #정유미 주연에 8화까지 찍었다는데, 완성도 재정비라는 명분보다는 '중국 미화'가 이슈였다고 한다. 어떻게 각색을 했다는 것일까? 원작의 내용 자체는 중국을 찬양했다고 할만한 내용이 없다. 오히려 비판적인 내용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사건의 속사정이 궁금해진다.  

덧 둘,
왠지 힘이 별로 없다. 긴밤의 시작이다. 그래도 새벽은 온다. 힘 내야겠다.

p315" 마치 과거와 작별한 듯 그 누구도 사건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시간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람도 변화시킨다. "

p339" 사람들은 자네들을 믿지만, 자네들처럼 용감하게 정면으로 그 거대조직과 맞서지 못하는 것뿐이야. 그래도 속으로는 자네들을 응원하고 있어. 원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이 선해서 정의의 편에 서는 법이거든. … 그들은 비록 침묵하고 있지만 자네들이 뭘 하는지 잘 알고 있지. 지금은 어둠과 빛이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어. 하지만 만일 자네들에게 무슨 변고라도 생긴다면 그때는 침묵하고 있던 대다수의 거대한 반격이 시작될 거야. ”

p381" 쑨훙윈도 처음에 고위급 간부에게 뇌물을 줄 때는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더 큰 범죄로 앞서 저지른 잘못을 덮으면서 범죄 행위가 어느덧 습관이 되었을 터였다. 사람들은 자기가 처음 신호를 위반한 순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처음이 있었기에 그 다음이 존재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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