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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by 기시군 2022.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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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필립로스가 있다면 영국에는 줄리언반스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일이 비슷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 존재감 만큼은 두 작가 모두 묵직하다 생각한다. 책장에서 이 책이 눈에 띄였다. '기억'과 '왜곡'에 대한 책. 다른 반스 책들 대비 쉽고, 가독성도 좋다. 줄리언반스의 책을 한권 정리해야 한다면 이 책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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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1부와 2부로 구성된다. 1부 내용만 보자. 주인공 '토니'는 세명의 절친과 고교생활을 보내고 대학에 입학해 '베로니카'라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헤어진다. 헤어진 이후 절친중 한명인 '에이드리언'이 '베로니카'와 사귀게 되었다는 편지를 받게되고 '토니'는 화는 나지만 두사람의 축복를 빌어주는 답신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에이드리언'이 자살했다는 소식응 듣게된다. 그리고 세월이 40년 이상 흘러 늙어가는 '토니'에게 '베로니카'의 어머니에게 거액의 유산과 편지가 전해진다. 2부에서 이 모든 사건들에 대한 숨겨진 진실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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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대한 소설이다. 지나간 시간들 안에 나와 우리는 서로 다른 기억을 남기고 살아간다. 작가는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의 소설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머릿속에 새기는 인지하지 못하는 '기억들'의 '왜곡'을 디테일하지만 힘있게 몰아 붙인다. 작가는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라 말한다. 당신과 나의 '기억'은 확신할 것이 되지 못한다고 소설로 말하고 있다. 대가의 필치로 적당한 서스센스와 몰입감을 통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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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옛 애인에게 했던 말들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녀가 나에게 했던 말들도 기억난다. 물론 세월의 때가 묻어 디테일들은 사라졌다. 그저 뉘앙스와 요지들만 나열된다. 이 기억들이 맞을까. 나는 헤어질때도 질척거리지 않았고 그녀는 떠나면서도 원망하지 않았을까? 홍상수 영화의 등장인물처럼 같은 곳 같은시간을 보냈지만 다른언어와 다른체취를 남긴것은 아닐까? 알수없는 일이다. 소설에서처럼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은 한 우리는 서로에게 각색된 장면을 머리에 넣고 살아간다. 어쩔껏인가. 이것을 해결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럴수도 없다. 다만, 나의 '확신'은 타인에겐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선 염두에 두자. 사유하는 인간이 갖추어야 할 '예의'일 것이다.

덧,

2017년에 영화도 개봉한 것을 안다. 나는 보진 못했지만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한다. 참고하시길. 😁 아. 그리고 반스가 #아주사적인미술산책 이라는 미술 에세이도 낸것을 알게되었다.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놨는데 혹시 읽어보신분 어떤지 의견 주시면 감사드리겠다. 😋

p116"마거릿은 여자는 두 종류라고 말하곤 했다. 매사에 분명한 여자와 미스터리를 남겨두는 여자. 그리고 이는 남자가 여자를 볼 때 가장 먼저 감지하는 것이자, 가장 먼저 그를 매료시키거나 그렇지 않게 하는 요소였다."

p141"어쩌면 이것이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차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미래를 꾸며내고, 나이가 들면 다른 사람들의 과거를 꾸며내는 것."

p247"나는 그 메시지를 받은편지함에 그대로 두고 가끔씩 다시 읽어보았다. 죽어서 화장을 하고 산골을 하지 않는다면, 석재나 대리석 위에 묘비명으로 활용할 법한 말이었다. ‘토니 웹스터, 전혀 감을 잡지 못하다.’ 그러나 너무 감상적이고, 자기연민마저 느껴졌다. ‘이제 그는 혼자다’는 어떤가? 이게 더 낫겠다. 더 진실되게 느껴진다. 혹은 굳세게, ‘모든 날이 일요일’을 고수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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