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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고래 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작가 천명관은 히트작 '고래'이후 몇권의 작품을 더 발표했고, 영화도 준비했지만 모든것이 잘 풀리지 않은 운없는 작가다. 몇편 되지 않은 전권을 읽은 애독자 입장에서 한권 정도는 정리해서 피드를 올리고 싶었다. '고래'는 너무 오래되었고 근작들보다는 이 책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2권' 이 적당하지 않을까 싶어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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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 두권의 소설은 이소룡의 영화제목인 '정무문','맹룡과강','사망유희',''당산대형','용쟁호투'로 소단락들을 구성한다. 1973년 이소룡이 죽은해에 소설은 시작한다. 주인공 ‘삼촌’는 서자에 말도 더듬고 좀 이상한 캐릭터로 이소룡을 자신의 영웅이자 롤모델로 삼는 평범한 청년이다. 이 칠칠치 못한 청년은 70년대 산업화 시대와 80년대 독재와 민주화 시대를 거쳐 현재까지를 살아내는데, 이소룡 처럼 멋나게 살진 못한다. 싸움을 곧잘 하긴하지만 영웅과는 거리가 멀다. 건설현장 노동자부터 영화판 엑스트라, 중국집 배달원을 거쳐 홍콩으로 밀항도 시도하고 삼청교육대에 끌려가기도 하며 심지어 살인혐의를 받기도 한다. 찌질하지만 우직한 성격 '삼촌'는 어찌보면 짝퉁인생을 넉살좋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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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소설가 누구에게도 빚진것이 없는 소설가가 천명관이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자신만의 울툴불퉁한 서사를 만들어 낸다. 뭔가 삐딱한 듯 싶으면서도 그 매력을 느낀 사람은 빠져나오기 힘들다. **“산다는 것은 그저 순전히 사는 것이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라고 말했던 이소룡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주제에 닿아있다.** 시대에 기대어 살 수 밖에 없는 인간군상들이 어떤 희극과 비극을 만들어 내어 각자의 역사를 쌓아가는 지를 영화적인 감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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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빨 센 형님에게 과장섞인 옛날 무용담 듣는 다는 기분으로 읽으면 정말 재미있게 읽힌다. 디테일한 설계없이 이야기가 이야기의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플롯 따위는 개나 줘버라라 하는 느낌. 좋은 추억의 책이라 기록해 두고 싶었다. 작가의 말 인용으로 정리를 마친다. "어쩌면 모든 소설은 결국 실패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가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그것이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하더라도, 그리고 구원의 길을 보여주진 못하더라도 자신의 불행이 단지 부당하고 외롭기만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그래서 자신의 불행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된다면 그것은 충분희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요?"
덧,
왜 운없는 작가라 평했는지 설명이 필요한 듯 하다. 20대 외판원 등 생활전선에서 고생하다 30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으나 감독입봉엔 실패했다. 40대 신용불량자신세로 전락한 위기에 동생의 권유로 쓴 소설로 등단하고 바로 '고래'가 성공하여 잘 풀리는 듯 하였으나, 작가보다는 감독에 대한 열망을 더 키워 본인의 작품인 #고령화가족 의 시나리오를 직접쓰고, 50대에 들어 #김언수 작가의 작품 #뜨꺼운피 를 직접감독하는 작품을 완성했다. 그러나 2020년 여름 개봉예정이었던 작품은 코로나로 무기한 개봉이 연기되어 현재도 아직 상영일정이 미정인 상태다. 그는 64년생으로 조금있으면 60대에 접어들게 된다. 난 그의 꿈이 완성되길 기원한다.🙏
1권p11"말하자면, 이것은 표절과 모방, 추종과 이미테이션, 나중에 태어난 자 에피고넨에 대한 이야기이며 끝내 저 높은 곳에 이르지 못했던 한 짝퉁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이 희극이든 비극이든 말이다."
2권p23"그때 나는 깨달았다. 우리의 생은 그것이 무엇이 됐든 우리가 감당하기에 늘 너무 벅차리라는 것을. 그래서 또 눈물이 나고 그 눈물이 마를 즈음에야 겨우 우리가 애초에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존재였음을 깨닫게 되리라는 것을."
2권p107"꿈이 현실이 되고 나면 그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니야. 꿈을 꾸는 동안에는 그 꿈이 너무 간절하지만 막상 그것을 이루고 나면 별 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거든. 그러니까 꿈을 이루지 못하는 건 창피한 일이 아니야. 정말 창피한 건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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