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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 미미여사(미야베미유키)의 책을 한권도 정리하지 않았다는 것은 나의 직무유기다. 작년 #온다리쿠 와 #기리노나쯔오 여사를 다뤘으니 새해 첫 일본여성소설가로 미미여사의 작품을 한번 정리해 보기로 했다. 책이 워낙 많아 어느것을 할까 고민을 했으나 역시 이 책이 미미여사의 대표작이란 생각이 들어 정했다.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표작이기도 한 '모방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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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의 가장 앞부분만 보자. 공원의 쓰레기통에서 여성의 '팔'과 핸드백이 발견된다. 핸드백의 주인은 3개월전에 실종된 20대 여성이다. 그 때 범인은 핸드백과 '팔'의 주인은 다르다고 방송국에 알려오고 피해자들을 전화로 농락하기까지 한다. 자신만만한 범인은 전 일본을 상대로 자신의 범죄를 자랑하고 있는데, 사건은 쉽게 풀려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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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짜리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대작이다. 그러나 책장을 펼치면 빠르게 완독을 할 수 밖에 없다. 사건은 이어지고 많은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낸다. 자잘한 트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의 서사로 사건이 굵직하게 진행된다. 긴 분량을 진행하면서도 긴장도가 빠지지 않은다. 사람들이 살아 움직이는 미스터리물, 정통미스터리가 아닌 사회파 미스터리물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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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부분이나 일부 내용은 식상하다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책의 발표시점이 20년 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용인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피해자측과 연쇄살인범의 각자 입장에서의 내용 구성은 세련되었으며 스토리 진행 버즐이 맞춰지면서 느껴지는 섬찟함은 미스터리물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 특히 살인범 입장에서의 서술 부분은 #정유정 의 #종의기원 을 살짝 연상시킬 정도로 드라이함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미야베미유키' 다운 작품이라는 것은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결국 '사람'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따스한 시선 때문이다. 기리노나쯔오와의 차별점이라고 하겠다.
덧,
작작의 #화차 가 한국에서 영화화 되었다. #이유 , #이유없는독 도 괜찮은 작품이고 이 밖에 수십권의 작품들이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공포,전설 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많이 집필하고 있다. 몇권 읽어보았지만 역시 미미여사는 현대 미스터리물이 최고다. 😊
2권p.189"**병실이란 한 인간이 자신에 대해서나 타인에 대해서나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를 확인하는 곳이고, 그런 자신의 모습이 가감 없이 드러나는 장소이다.** 지금까지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했던 애정과, 쌓아왔다고 확신했던 인간관계가 그저 거짓과 무관심과 착각과 기대에 의해 만들어진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절망에 빠지는 일이 종종 있다."
2권 p465"잘 들어. 인간이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야. 절대로 그러지 못해. 물론 사실은 하나뿐이야. 그러나 사실에 대한 해석은 관련된 사람의 수만큼 존재해. 사실에는 정면도 없고 뒷면도 없어. 모두 자신이 보는 쪽이 정면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야. 어차피 인간은 보고 싶은 것밖에 보지 않고, 믿고 싶은 것밖에 믿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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