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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당신인생의 이야기

by 기시군 202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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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라웠던 SF소설집을 선택하라면 이 책이다. 이 책에 이어나온 #숨 도 훌륭했지만, 이 책을 접했을 때의 충격보다는 덜 했다. 사실 SF소설은 테드창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야 하는게 아닌가 할 정도의 무게감을 작가는 가지고 있다. 많이 읽힌 책이지만 내 피드에 남겨두고 싶은 책이라 생각나서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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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주옥같은(너무 진부한 문구이지만 이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단편소설이 실려있다. 첫 편 '바빌론의 탑'과 '지옥은 신의부재'는 종교와 과학의 관점을 다룬다. 비상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과 죄의식에 대한 SF적 뒤틀림이 산뜻하다. '이해'는 식물인간상태에서 신약의 도움으로 깨어난 주인공이 부작용으로 지능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뇌과학'영역을 소재로 끌어들였다.  '영으로 나누면'은 수학을 소재로한 SF소설이고 영화 '컨텍트'의 원작인 '네 인생의 이야기'와 '일흔두글짜'는 '언어'를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마지막편인 '외무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다큐멘터리'는 인간이 외모를 인식하는 부위를 둔감하게 만들어 타인의 외모를 생각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시대의 이야기로 '뇌과학'과 외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 문제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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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창 이전에도 SF소설은 조금씩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만족도가 높진 않았다. 소재의 다양성 차원의 즐거움이었지, 과학 자체가 주요 소재가 되어 완성도 높게 나온 책들을 찾지 못했었다. #우주영웅전설 류의 SF을 차용한 대하소설 등을 읽었을 따름이다. 테드창은 달랐다. 과학적 팩트에 깊이 뿌리를 내리면서도 완성도 높은 문학성 보여줬다. 과학 안에서도 다양한 분야에 손을 대고 있으며 디테일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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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등단하여 거의 일년의 한두편의 작품밖에 쓰지 않은다. 그 대부분이 작품이 각종 SF문학상을 휩쓸었다. 과작작가지만 이미 SF소설계에서는 대가의 위치에 올라있다. 그 배경엔 작가의 과학적 배경도 있겠지만 내 생각엔 인문학적 통찰이 영향을 준 것 같다. '인간'에 대한 깊은 고민을 '과학적인 도구'를 사용해 풀어내고 있다. 과거의 이야기를 끌어오지만 미래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인간'이 빠질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정말 멋진 작가다.

덧,

테트창의 다음 책인 #숨 도 정리 피드를 올릴 생각인데 책을 빌려간 사람이 책을 돌려줄 생각을 안한다. 친한사람이 아니라 쫓아가서 돌려달라기 말하기도 계면쩍고, 쩝.... 😁 하긴 친하고 좋은사람에겐 선물했다치기 때문에 신경도 안쓰일텐데 …  아무튼 나른한 일요일이다. 😴

p27"힐라룸은 몸을 굴려 위를 쳐다보았고, 어둠이 빠르게 탑의 남은 부분을 올라가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태양이 까마득하게 먼 곳에 있는 세상의 가장자리 아래로 넘어가면서 하늘은 조금씩 어두워졌다.˝괜찮은 구경거리였지, 안 그런가?˝ 쿠다가 물었다.힐라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는 밤의 정체를 깨달았던 것이다. 밤이란 하늘을 향해 드리우는 대지의 그림자였다."

p193"게리가 페르마의 원리에 관해 내게 처음으로 설명해 주었던 날, 그는 거의 모든 물리 법칙은 변분 원리로 기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리 법칙을 생각할 때 인류는 인과적 맥락에서 생각하는 편을 선호한다. 이것은 나도 이해할 수 있었다. 운동 에너지나 가속도처럼 인류가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물리적 속성은 모두 고정된 시점에서 어떤 물체가 가지는 성질이다. 그리고 이런 성질은 순차적이고 인과적인사건 해석으로 이어진다. 어떤 순간이 다음 순간을 낳고, 원인과 결과는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p205"헵타포드의 경우 모든 언어는 수행문이다. 정보 전달을 위해 언어를 쓰는 대신, 그들은 현실화를 위해 언어를 쓴다. 그렇다. 어떤 대화룰 하든 간에 헵타포드들이 대화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를 미리 알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지식이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대화가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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