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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인체대활용

by 기시군 202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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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진형 저널리스트 메리로취의 책은 2권 읽었다. 이 책과 #봉크 라는 책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만 19금 '봉크(Bonk)'가 더 재미있다. 문제는 '섹스'가 주제인 이 책을 점잖은 단어로 피드정리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 일단 포기하고 다른차원의 19금인 이 책을 골랐다. 이 책은 섹스 말고 '시체'에 대한 연구 리포트다. 상대적으로 얌전하다. 😌

📗

얼마전 죽음 주제로한 전시회를 본적이 있다. 죽음은 삶을 위한 거름이 된다는 취지였는데 동감한다. 살아있는 우리가 남기는 것인 '시체'가 어떻게 활용되어왔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정리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작업이다. 철학적으로 '죽음'을 접근한 책은 많다. 이 책은 구체적인 실체로 '죽음'의 순환을 정리하고 있다. 제목만 봐도 상상이 될 내용들이다.

1. 낭비하기에 너무 아까운 머리 _ 죽은 자를 상대로 하는 수술 연습
2. 해부학의 범죄 _ 인체 해부 초창기, 시체 들치기 등 지저분한 이야기
3. 죽음 이후의 삶 _ 인체의 부패와 그 대응법
4. 죽은 자의 운전 _ 충돌 실험용 인체 모형과 오싹하고 필수적인 과학
5. 블랙박스를 넘어 _ 승객들의 시신이 추락 사고의 진실을 말해주어야 할 때
6. 시체, 신고합니다! _ 총알과 폭탄이라는 까다로운 윤리
7. 성스러운 시체 _ 십자가 실험
8. 내가 죽었는지 아는 법 _ 심장이 뛰는 시체/생매장/영혼에 대한 추적
9. 머리 하나만 있으면 돼 _ 참수/부활/머리 이식
10. 날 먹어봐 _ 의료 목적의 식인 행위와 인육 만두
11. 불길 밖으로, 퇴비통 안으로 _ 최후를 장식할 새로운 방법
12. 저자의 유해 _ 그녀는 어쩔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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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미국적인 접근이다. 죽음의 결과인 '시체'를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잘 쓰자라고 읽힌다. 불경스럽고 혐오스럽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읽고나서의 느낌은 다르다. '사체'를 중심에 둔 역사, 문화사적 고찰부터 교양과학의 접근까지 위트있는 표현력으로 꽤나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얼굴성형을 위해 사체의 머리부분을 가지고 연습을 하는 의사이야기, 사체 부패의 경과를 보기위해 사방에 부패하는 시체가 놓여져 있는 시체공원(?)이야기, 과거 중국에서 약으로 쓰기위해 죽기전에 꿀을 잔득먹였던 이야기까지 자극적이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와 더불어 좀더 구체적인 죽음에 닿은 이야기까지 아주 풍성한 내용들을 담고있다. 꼭 읽어야할 추천책은 아니지만 이런식으로 '죽음'에 접근하는 책이 있다는 정도로 정리해 두고 싶었다.

덧,

망자의 차가운 피부에 손을 올린적 있다. 비릿한 기분이었다. 슬픔과 더불어 온 것이었고 내 미래와 인사하는 기분이기도 했다. 또한 가장 가깝게 죽음을 구체적으로 접한것이기도 했다.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들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손 끝 감각처럼 꽤 오래 계속된다. 메멘토모리, 그 뿐이다.

p16"사람 머리는 바비큐용 닭과 크기나 무게가 비슷하다. 물론 이제까지는 이런 식으로 비교해본 적이 전혀 없었다. 오븐 팬에 놓인 머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p112"나는 죽어가는 자들보다 죽은 자들을 대하는 게 더 편하다. 그들은 고통스러워하지 않는다.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화제가 필연적인 부분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어색한 침묵과 대화도 없다. 시체들은 무섭지 않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보낸 반시간이, 고통 속에 죽어가던 어머니와 보낸 수많은 시간보다 단연코 쉬웠다. 어머니가 죽기를 바랐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쉬웠다는 말이다. 시체들은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그것도 상당히 빨리 익숙해지곤 한다) 놀라우리만치 상대하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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