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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안톤 체호프 드라마

by 기시군 2022.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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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사 북클럽 가입하면서 신청한 3권의 단편선. 먼저 체홉책을 펼쳐들었다. 찾아보니 민음사에 나온 #체호프단편선 에 실린작품 중 6편을 추려 만든 책이다. 기대보다 즐겁게 읽었다. 19세기 소설이 지금의 현대소설같은 터치감이 있다. 단편의 대가라는 소리가 허명이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
좋았던 몇편의 내용과 느낌들이다.

* 드라마 / 관리의 죽음
앞두분을 장식한 두편의 코메디 '드라마'와 '관리의 죽음'을 보고 웃고 말았다. 현실적인 사건을 두고 안쪽으로 깊숙히 뒤틀어버리고는 그냥 바닥에 팽겨쳐버리는 듯한 파격이 효과적인 코메디를 만든다. 특히나 '관리의 죽음'의 케이스는 우리가 모두 많이 경험을 한다. 윗사람에게 저지른 작은 실수 하나를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고 이불킥을 하다가 오버해서 무마하려고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이 오버랩되며 작가가 던지는 능글맞은 결론에 뒷통수를 맞고 만다.

*베짱이
바람난 부인와 성실한 남편이야기. TV에서 하는 '사랑과 전쟁' 중 한편이라해도 이질적이지 않을 듯 하다. 얼핏 여혐소설로 읽기히 쉽다. 하지만 그럴까. 이 소설에선 개미는 죽고 베짱이는 살아 남는다.

*티푸스
집으로 귀향하는 클리모프 중위는 '티푸스'에 걸렸다. 겨우 집에 도착한 그는 며칠을 혼수상태에 빠져 고생을 한다. 겨우 일어났을때 듣게되는 소식은 간호하던 여동생이 전염이 되어 죽어버렸다는 것. 목소리로 비통해 하는 중위, 하지만 삶의 희열은 몰려오는 식욕으로 느낀다. 코로나시대를 거치고 있는 우리들 내면에 깔린 아이러니를 비추는 소설.

📘
러시아 근대소설은 일반적으로 두껍고 내용이 많다. 좋은 소설임에도 읽다보면 방영횟수 맞추려는 미니시리즈 드라마처럼 내용이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당시 러시아 출판사들은 저자의 다른 요소들을 배제하고 작품의 글짜수에 따라 원고료를 지불하는 관례가 있었다고 한다. 살림에 쪼들리는 작가들은 한번 집필의 기회를 가졌을때 최대한 내용을 늘려야 했던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체홉은 호흡이 짧은 단편위주의 글을 썼다. 고집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덕분에 동시대 작가들 보다 훨씬 컴팩트하고 간렬한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작가는 '진부함'을 무서워했다고 한다. 의사로, 작가로, 연상의 배우 연인을 사량하며 정말 열심히 살아가지만 실상은 뻔한 진부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느꼈던것 같다. 작품에 다양한 형태로 스며있는 '시비'들은 그러한 진부함과 싸울 수 있는 무기였을지 모른다. 세련된 모던보이 작가님. 남겨진 사진 속 얌전한 얼굴을 보니 어떤 사람이였을까 더 궁금해진다. 많이 읽진 않았지만 러시아 작가 중 나에겐 원탑이다. ☺️

덧,
어제 스토리에도 올렸지만 거제도 여행중이다. 오늘은 ‘병대도전망대’, ‘파노라마케이블카’, 대형카페 ‘신기해로’ 등을 둘러봤다. 사진 몇장 같이 올린다. 그리고 몇분이 일정 참고한 여행블러거 문의를 하셔서 공유드린다. 집콕족인 나와 정반대로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하시는 인친인 나짱님( @Nazzangi )이 여행블로그를 운영하신다.  여기 거제여행일정을 아에 쫓아다니고 있다😋. https://m.blog.naver.com/05057661126

p68 -베짱이- " '그 남자는 자신의 관용으로 나를 억압하고 있어!' 이 문구가 그녀의 마음에 쏙 들었다. 그래서 자신과 라보프스키와의 로맨스를 알고 있는 화가들을 만날 때마다. 그녀는 남편 이야기를 하면서 손으로 힘찬 제스처를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p112 -티푸스- " '난 왜 이리 불행한가!' 그는 중얼거렸다. '하느님, 나는 왜 이리도 불행합니까!' 그리하여 그의 기쁨은 일상의 권태와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자리를 비켜 주었다."

p127 -내기- " ... 나는 그대들의 모든 책을 경멸한다. 이 세상의 모든 행복과 지혜를 경멸한다. 그 모두가 시시하고 무상하며, 신기루처럼 공허하고 기만적인 것이다. 그대들이 아무리 오만하고 현명하고 아릅답다고 해도, 죽음은 그대들을 마루 밑의 쥐새끼들처럼 지상에서 쓸어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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