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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의 대표작 #코 를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엔 멋진 일러스트와 함께하는 ‘외투’다. 왠지 성향이맞는 듯한 느낌을 주는 감성이라 띄엄띄엄이라도 고골 작품을 찾아 읽을 것 같다. 소설 내용과 일러스트가 촥 달라붙는다. 이 빌어먹을 인생아 라고 소리치는 듯한 그림들. 작고 보잘것 없는 우리네같은 소시민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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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라 짧막한 이야기지만, 150년전 소설도 스포는 피한다. ☺️ 앞부분만 살펴보자. 아카키 아카키비치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9급문관(우리로 치면 9급 공무뭔 밑에서 무기계약직 정도로 일하는 노동자)인 주인공은 못생기고 대머리에 키도 작고 별볼일 없는 인생이지만, 업무 만족도는 높다. 하루종일 관청에서 문서들을 정리하고 필사하고(갑자기 떠오르는 바틀비 ^^) 집에 돌아와 조금 쉬다 잠을 자는 가난하지만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카키비치에게 문제가 생겼다. 입고 있던 외투가 너무 낡아서 페테크부르크의 강추위를 버티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그는 외투를 마련하기 위해, 밥을 굶고 밤에 촛불도 켜지 않는 필사적인 절약생활을 통해 그럴듯한 외투를마련했다. 직장 동료들이 축하 파티를 열어준단다. 문제의 발단은 그 파티 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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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서도 그렇지만 고골의 리얼리즘안에서는 현실세계가 조금은 비틀어지고 괴기하게 웃기는 형상으로 그려진다. 덕분에 읽는 재미가 다른 러시아 작가들 더 하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론 체호프와고골이 러시아 단편작가론 투탑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오래된 작품인데, 작품의 배경이나 인물, 사건 등이 무척 현대적이다. 조직의 구성원인 개인의 고통은 관료주의 사회에선 뻔한 이벤트, 신경을 쓸 거리도 안된다. 조직원들은 무능하고 못한누군가를 왕따를 시키고, 타인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며, 내 물건이 사라진것이 아닌 이상. ‘나만 아니면 되’를 시전하는 ‘인간들’ . 그 때도, 지금도 문제는 그들이 가장 건재하게 삼시세기 잘(쳐) 먹고지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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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소설의 황금시대를 연 작품이라고 한다. 많은 러시아 작가들이 ‘외투’에 빚지고 있다는 평들을 읽었다. 비판적 리얼리즘이 프로파간다가 아니라는 걸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간단한플롯이지만 그 안에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은 다양하다. 사회적 억압을 받는자의 비극을 웃프게 그려낸다. 삶의 목표가 물질적인 외투인 것에 대한 조롱. 그 때 우리는 그렇지 않았는가? 지금 당신은 그렇지 않은가. 인간의 보편욕망에 대한 풍자다. 아주 특별한 상황(스포때 문에 언급을 피한다)이 되어서야 복수가 가능한 비정한 세상에 대한 비판이다. 잊지 못할 좋은 단편소설이다.
p21 “ 그들은 그것에서 외투라는 고상한 이름마저 빼앗고 ‘실내복’이라고 부르곤 했다. 실제로 그외투의 모양이 기이하기도 했다. 옷깃을 잘라내 외투의 다른 부분에 덧대느라 외투 깃이 해마다 점점 줄어든 것이다. ”
p33 “ 심지어 저녁마다 굶는 게 완전히 습관이 되었다. 그 대신에 그는 앞으로 생길 외투를 늘 마음속에 그리며 정신적인 양식을 섭취했다. 이때부터 그는 존재 자체가 어쩐지 더 완전해진 것 같았고, 미차 결혼이라도 한 것 같았고, 어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같았고, 혼자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어떤 인생의 반ㄹ가 그와 함께 인생길을 가기로 동의 한 것 같았다. 이 인생의 반려는 다름 아닌, 두툼하게 솜을 두고 닳지 않는 튼튼한 안감을 댄 바로 그 외투였다. “
p38 “ 실제로 새 외투는 두 가지 이점이 있었다. 하나는 따뜻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분이 좋다는 것이었다. ”
p58 “ 다음날 그는 심한 열병에 걸렸다. 페테르부르크 기후의 친절한 도움 덕분에 병은 예상보다더 빠르게 진행되었다. 의사가 와서 맥을 짚어보았지만 찜질 처방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없었다. 찜질도 그저 환자가 어떠한 의료 혜택도 받아보지 못하고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처방한 것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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