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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단테의 신곡

by 기시군 2023.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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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신곡 #단테 #구스타브도레 #황금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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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뒀던 책 찾아아 읽기 프로젝트 중 일부다. 원래 #민음사 신곡 3권을 읽으려 했다. #교보문고 가서 들쳐본 봐로는 이건 아니다 싶었다. 약간의 공부의 목적도 있지만 모름지기 책은 즐겨야 하거늘, 서사시로 3권은 쉽지 않다. 😂  아에 내가 이탈리아어를 할 수 있어, 운율과 라임을 즐길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한국어 번역판으로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대신 찾은 책이 이 책 '단테의 신곡'이다. 이야기로 풀어서 전체 신곡의 주요 내용들을 정리했고, 특히나 많이 보던 신곡관련 그림체가 눈에 익었다. 평생을 '신곡' 삽화에 전념했다는 19세기 화가 '구스타브 도레'의 그림들이 인상 깊었다. 덕분에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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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분량상 지옥편에 치중되어 있다. 연옥과 천국편은 짧게 편집되어 있다. 나도 지옥편 위주로 핵심들만 정리해 본다. 주인공 단테는 그리스 시대 위대한 시인 베길리우스의 손에 이끌려 살아있는 상태에서 지옥과 연옥,천국을 구경한다.

제1지옥 림보
가장자리라는 뜻으로 (내가 보기엔) 조금 억울한 사람들이 모여있다. 신을 만나지 못한 선한 이교도들, 세례를 받지 못한자들이 모여 있는 지옥이다.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셀럽들이 모여있다.

제2지옥 애욕의 지옥
애욕의 죄를 지은 사람들이 바람에 떠다니며 고통을 받는다. 그리스시대 미노타사우르스가 죄의 무게에 따라 꼬리로 죄인들을 집어 던지고 있다. 셀럽으로는 클레오파트라가 있다.

제3지옥 미식&폭식의 지옥
머리가 3개달린 괴물 케르베로스는 하루종일  탐욕의 죄인들을 물어뜯고 있다. 아마도 물질적 욕심이 과한 사람들에 대한 경고가 아닐까 싶다. 가진자들의 더 가지려는 욕망에 대한 비판

제4지옥 탐욕의 지옥
재물을 너무 낭비했거나 너무 인색하게 사용한 사람들이 모여 고통 받는 공간이다. 그리스신화의 하데스의 나와바리(?)다 ☺️당시 단테가 속한 왕당파의 상대인 '교황'이 여기서 고통받고 있다. 글로 엿 맥이는 작가들의 심뽀는 천년 전에도 비슷했던 모양이다.

제5지옥 분노의 지옥
분노를 이기지 못한 죄인들이 모여 벌 받는 공간이다. 단테가 활동하던 피렌체의 귀족들. 정적들이 많이 보인다. 여기까지는 경범죄자들을 위한 지옥이다. 다음부터는 진짜 지옥의 도시 '디스'가 시작된다. 지옥의 밑바닥이라 할 수 있다.

제6지옥 이단의 지옥
기독교는 이교도들을 용서 못한다. 수 많은 이교도들이 불타는 석관 속에서 불에 타는 벌을 받고 있다. 스토아학파의 반대편에 있는  (정신적) 쾌락주의자 에피쿠로스학파의 철학자들도 여기에 있다. 😭

제7지옥 폭력의 지옥
타인이나 자신, 하나님에게 폭력행사한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는 공간이다. 알렉산더대왕이 눈에 띈다. 자살자들은 매마른 나무로 태어나 고통을 받고 있다. 피바다에 잠겨있다가 바다위로 떠오르면 잔인하게 처분을 당한다. 😳

제8지옥 사기의 지옥
단테는 정치가이기도 했다. 피렌체의 의원까지 되었다가 음모와 사기, 배신으로 고향에서 쫓겨난다. 이 신곡 자체를 고향을 떠난 상태로 쓰기 시작했다. 그 때문인지 '사기'와 '배신'에 대한 분노가 조금 쎈 편이다. 😏 이곳엔 다양한 사기꾼들이 모여있다. 아첨꾼부터 가족과 조국을 속인 사람들. 특히 친구와 손님을 배신한 사람들이 가장 강력한 처분을 받는다. 성직을 팔아먹은 성직자. 이슬람교의 무하마드는 여기에 맀는건 당연한 일이겠다.

제9지옥 배신의 지옥
가장 큰죄인들이 모여있다. 지금까지는 '불' 위주로 손님을 대접했다면 이곳은 '얼금'이다. 4개의 구역에서 혈연을 배신한 사람, 조극을 배신한 사람, 친구와 손님을 배신한 사람을 벌주고 있고, 역시 끝판왕은 예수를 배신한 '유다'가 이곳에서 고통받고 있다.

9개의 지옥구경이 끝났다. 연옥과 천국은 짧게 다룬다.

연옥
이스라엘 지하에 있는 지옥 맨 밑바닥에서 악마 루시퍼의 다리를 타고 나왔더니 지표면이 나온다. 연옥은 여기서 산으로 오르며 보게 된다. 지옥의 동행자였던 베르길리우스는 연옥까지 같이 길을 간다. 뭐 간단히 말하자면 지옥갈 정도까지의 죄는 아니지만 뭔가 죄 지은 사람이 고생하여 죄를 씻으면 천국으로 갈 수 있는 공간이다.

천국
천국 입구에서 오래 같이 여행했던 베르길리우스와 이별을 한다. 대신 단테의 뮤즈,  천국에 거주하는 베아트리체가 천국투어를 돕는다. 천국에대 꽤 많은 영역들이 있지만 책은 분량상 거의 생략해서 내용이 별로 없다. 기억에 남는 것. 천국에는  '빛 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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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기독교엔 연옥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왜 신곡에선 연옥이 묘사되었을까. 단테의 발명품은 아니다. 12세기 아우구스티누스 때부터 교회는 인간 선과 악을 4단계로 구분했다고 한다. 2,3 중간 단계의 나쁨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들을 지옥에 바로 보내기에 애매해졌다. 그 중간나쁜 사람들은 12세기 장원, 도시의 발달로 돈을 좀 모으던 사람들, 이미 돈이 많은 고리대금업자들이기 때문이였다. 그 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살아서 아무리 죄를 많이 지었어도 회개를 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고 사람들의 기도의 힘으로 천국에 갈 수도 있다니, 부자들은 교회에 재정적으로 많이 지원을 하게 된다. 타협안으로 출현한 연옥개념 덕분에 교회는 부자가 되어갈 수 있었다니. 부자가 천당가는건 바늘구멍 어쩌구 하던 이야기는 말짱 꽝인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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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종교이론서가 아니다. 예술작품이며 서사시라는 장르안에 있다. 종교에 대한 가르침을 전파하려는 대외적인 명분도 있지만, 어쩌면 단테는 이 신곡을 가지고 당시 이탈리아의 현실을 반영한건 아닐까. 책의 이야기들은 신의 이야기라기보다 인간들의 이야기였다. 절제를 못하는 가진자들, 배신을 일삼는 정치가들, 세속화된 교회와 교황. 어찌보면 이처럼 실랄한 현실비판이 또 어디있겠나 싶다.


덧, 하나
책을 너무 종교라는 틀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중세의 3대범죄는 고리대금, 동성연애, 신성모독이라고 한다. 이걸 지금현실에 적용하면, 은행가부터 사회적소수자들, 지구인구의 70%에 달하는 비기독교인들이 모두 고우투헬을 해야할 판이다. 😱그걸 찬성하자고 '신곡'을 읽는건 아니지 않나. 지난 역사, 종교가 묵직하게 사람들 전체 가운데를 누르고 있던 시절의 사람들의 삶이 궁금했고, 나름의 호기심은 풀린 것으로 만족을 한다.

덧,둘
자살에 대한 기독교의 입장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 안에 자신에 대한 살인이 포함되어서 인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 육체의 소유권이 자신이 아닌 신에게 있기에 ’신에 대한 저항‘으로 해석되어서 일 것이다. 어릴 때 부터 이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몸에 대한 소유와 처분권은 신도, 부모도 가지지 못한다는게 ’불경한‘ 자유주의자인 나의 평소 생각이다. 자살 독려가 아니다. 신곡에서 자살자들이 너무 과대 처벌 받은 듯 하여 사족을 붙혀놓는다. 😌

p14 “ 도입부에는 상징적인 표현이 많다. 깊고 어두운 숲은 종교적으로 깊은 죄를 나타낸다. 표범은 색욕과 무절제, 사자는 폭력과 권력, 늑대는 물욕과 음모이다. ”

p62 ” 뜨거운 모래 속, 불타는 무수한 무덤 / 신을 거역한, / 이교도의 무덤 / 불을 뿜어내는 구덩이에 몸을 묻었네 “

p68 “ 지옥의 하층은 성벽으로 물러싸여 있고, 그 성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디스라는 시가지가 나오고, 그곳이 바로 제육(6) 영역이다. ”

p76 “ 여기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의 지옥. 이렇게 메마른 나무가 되어 하릴 없이 살아가야 하는 곳. 어쩌다 부러져 땅에 떨어진 가지는 다시는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다네. ”

p80 “ 지옥의 제칠(7) 영역의 제일층, 세 계의 계곡은 신의 뜻을 거스른 자, 자연의 이치를 배반하고 쾌락에 탐닉한 자들의 지억이었다.

p110 ” 그 가운데서도 가장 무거운 죄는 이단의 가르침으로 주 예수의 백성을 분열시키고 대립하게 만든 자들이야. “

p120 (스승) ” 나는 이 세상의 명예를 언어로 노래하고, 또한 이야기의 바닥에 숨겨진 진실을, 겉으로 드라낼 수 없는 마음을ㄹ 언어로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전하는 자라네. “

p146 ” 단테는 난초를 허리에 두르고 앞으로 나아간다. 카토의 말처럼 난초는 바람을 거스리지 않고 머리를 숙이는 겸손을 아는 풀꽃으로, 연옥으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어떤 마음가짐을 나타내고 있다. “

p162 ” 스승님, 제 기도가 정말로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사람의 기도가 과연 신의 마음에 닿을까요. 아니 그보다, 만일 그 기도가 도움이 된다면, 대체 심판이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

p168 ” 단테가 바라보는 밤하늘에서 빛나는 세 개의 별이란, 인간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힘이라 할 수 있는 세 개의 빛, 즉 희망 , 믿음, 사랑을 나타낸다. “

p212 (해설) ” 묵시록이라는 말이 나타내듯, 어떤 주장이 논리나 구체적인 의미로 서술되지 않고 시각적인 이미지 속에서 역동적으로 표현되어,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

p228 ” 베아트리체가 말한다. ’빛이란 하나의 시선 같은 것이에요. 그러므로 그 빛을 반사하는 밝음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그긋에 따라 다른 거예요. 빛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쁨에 따라, 저절로 그 빛이 강력해지는 것이에요. “

p224 ” 나는 빛 속에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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