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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채털리 부인의 연인

by 기시군 2023.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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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부인의연인 #DH로렌스 #민음사

*주의 : 자기검열을 많이 못했다. 불쾌한 표현 등을 감안하고 봐주시던지 아니면 스킵하시길 부탁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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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해는 피하자. 야한 책을 읽고 싶어서 이 책을 읽는게 아니다. 😅 ‘놓친 고전 찾아 읽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번에 술먹고 지른 책들에 끼어있는 책이었다.  즐겁게 읽었고, 다만 이 정도의 ’성애묘사‘가 출판금지까지 되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서구에서도 1960년 전후에서야 무삭제판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서양의 성관념도 꽤 보수적이긴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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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채털리부인)은 스코틀랜드 귀족 클리퍼드와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불행한 일을 당한다. 남편 클리퍼드가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온것이다. 아직은 20대 젊은 나이에 젊은 청춘이, 시골 저택에 처박혀 불구인 남편의 시다바리에 그녀는 바싹바싹 말라간다. 그나마 볼턴부인이라는 간호사 출신의 간병인을 고용하고 한숨은 돌리지만 내면에 깔려있는 허무함과 갑갑함은 어찌할 수가 없다.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나타난다. 사낭터지기 남자 멜러스, 계급이 다른 하인 중에 하나라 할 수 있지만, 그의 외모, 생각, 느낌은 코니에게 강렬하게 다가온다. 어느날 작정을 한 코니는 그가 작업하는 오두막으로 찾아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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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파격은 여성중심의 섹스관이다. 코니는 자신의 애인을 ’그녀 자신의 것인 그 찬란한 남근을 몸에 지니고 관리하는 존재에 불과할 뿐이다.p301’ 라 선언하고 있다. 여성은 재산의 일부 또는 남자의 장식품으로 취급되던 시기의 기존가치관에 대한 혁명적 반항이다. 발끈하는 당시 기득권 남자들의 분노가 느껴진다. 😁 성애묘사 때문에 탄압 받았던 것이 아니라, 여성의 시각에서의 성애를 묘사가 그들에겐 불편했을지 모르겠다.

위의 내용을 전제로,  그들은 ‘진정한 것p270’을 고민을 한다. 그들이 찾는 ‘진정한 것’은 무었일까. 정신적인 교감과 합이 맞는 좋은 섹스, 편안한 대화, 경제적인 안정 등 이 중에 ‘진정한 것’이 아닌게 있을까? 역설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당시 시대에는 남여의 섹스가 ‘진정한 것’에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다. 로렌스의 한 걸음은 그것을 ‘진정한 것 ’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작가입장에선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판단할 수 도있다. 작가에겐 이 책의 집필의도는 당시 영국의 갑갑한 시대상에 대한 비판으로, 그 주요 소재를 '섹스'로 활용했을 뿐이라 라고 할 수 있다. 귀족 남편 클리퍼드의 허위의식을 보자. 사랑하는 부인이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다는 것을 허락하면서도 그 남자가 노동자계급인 것은 참지 못하는 모순. 지배와 피지배, 섹스와 계급 문제는 이렇게 한편의 소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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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인물 중엔 코니의 아버지다. 불구가 된 사위와 살게된 딸에게 ‘애인’을 권하는 호탕한 인물이다. 자신의 딸이 삶의 큰 즐거움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이 안타까웠으리라. 요즘같이 개방된 시대에도 이런 조언을 하는 아버지가 있을까? 🤔 사회나 종교에서 만들어 놓은 '도덕'관념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이의 '행복'이다. 멋진 아빠다.

또 하나 집고 넘어가야할 장면, 로렌스가 쓴 여성의 오르가즘의 묘사는 한편의 시와 같다. ‘물결이 치고, 불꽃이 포개지다 눈부시게 치달아 오르다가 완전히 흘러내려 녹여버릴 정도p295’라니. 내가 여성이 아니기에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 로렌스 역시 그랬을 터, 아마 그의 연인과 많은 대화 속에서 만들어진 문장이라 추측할 수 밖에.

두권으로 읽기엔 내용이 조금 늘어졌다. 하지만 작가가 살던 시대에 대한 (정확할진 모르겠지만) 나름 날카로운 비판과 작정하고 쓴 ’오선생을 둘러싼 인생 어드벤쳐(?)‘ 요소가 잘 어우러져, 꽤나 읽을 만한 소설이 되었다. 그리고 어떤 분들에겐 조금 야하고 자극적인 소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만 개별독자인 내게는 뭐 그렇게 야하단 생각은 들진 않았다. 이정도야 뭐…😏 (할많하않…)  공식적인 이야긴 여기까지. 이 다음 이야긴 피드보다 말로 풀어야할 영역이다. 이상 끝 !

[1권]

p13 “ 남자들은 마치 개처럼 성관계에만 집착했다……. 여자는 자신을 진짜로 내주지 않고도 남자들 받아들일 수 있었다. ”

p42 “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다시금 충고했다. 애인 하나두는 게 어덯겠니. 코니야? 세상의 여러 재미도 좀 맛보도록 하려무나! ”

p69 “ 우리는 누구하고도 이야기를 나눌 자유가 있잖아? 마찬가지로 우리한테 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여자라면 그게 누구든 성관계를 가질 자유가 우리에게 있는 것 아니냐. 이거야 “

p71 ” 섹스란 남자와 여자사이의 일종의 정상적인 육체의 대화라고 할 수 있지. 공통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없다면 우리는 여자하고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 “

p84 ”신과 볼셰비키주의자는 똑같아. 둘 다 너무나 훌륭해서 진짜 일 수 없는 것들이야. “

p94 ” 당신이 다른 남자에게서 자식을 낳는 것도 뭐 괜찮은일일 거야 “

p118 “ 하지만 여자가 절정에 오르길 기다리면서 버티는 것이 남자에게 재미난 일은 명세코 절대 아니오. ”

p164 “ 그녀는 계속 꾸역꾸역 살아나갔지만, 짜증과 울화가 그녀의 하체를 사로잡았고, 그녀는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

p222 “ 풍자조차도 공감의 한 형식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창조된 소설이 갖는 엄청난 중요성이 존재한다. “

p265 (오두막에서의 섹스) ” 전혀 양심의 가책이 없었다. 그는 양심이란 대개 사회 또는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

p284 ” 그는 노동자 계급이 밀치고 올라오는 것을 거의 증오에 가깝게 싫어하였기 대문이다. 자신과 같은 계급의 남자라면 그는 별로 개의치 않을 것이다. “

p295 “ 그녀의 몸 안에는 문득 새롭고 이상야릇한 전율이 눈뜨면서 일어나 물결치기 시작했다. 마치 부드러운, 깃털처럼 부드러운 불꽃이 포개지며 피어나 너울거리듯이, 그 물결은 하염없이 일어나 퍼지며, 더할 나위없이 아름답고 정묘한 눈부심의 순간들로 치달아 오르더니, 완전히 흘러내릴 정도로 그녀를 녹여버렸다. ”

[2권]

p22 “ 그가 양 엉덩이를 밀쳐대는 꼴은 그녀에게 우스꽝스러워 보였고, 별 볼일 없는 배설의 절정에 도달하고자 안달하는 듯한 그의 성기도가소롭게 여겨졌다. ”

p51 “ 지배 계급과 섬기는 계급 사이에 심연이, 그것도 절대적인 심연이 존재한다고 난 믿어. “

p138 “ 부드럽게 휘어진 당신 궁둥이는 남자가 뱃속까지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그런 진짜 궁둥짝이오. 세계라도 받쳐 들 수 이쓸(사투리) 만한 궁둥짝이오. 정말! ”

P263 “ 당신에겐 있지만 다른 남자들에게는 없는, 그리고 미래를 일궈낼 힘이 되는 것이기도 할 그것이 바로 뭔지 내가 말해 줄까요?….. 그건 바로 당신이 가진 용기 있는 부드러운 애정이에요…. 당신이 내 엉덩이를 손으로 만지며 예쁜 엉덩이를 가졌다고 나에게 말할 때와 같은, 그런 것 말예요.“

p264 “ 그건 곧 씹의 깨달음이오. 성이란 사실 접촉에 불과한 것으로서, 모든 접촉 중에서 가장 친밀한 접촉일 뿐이오… 오리는 온전히 살아서 의식이 깨어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하오. 특히 우리 영국인들은 서로 간에 접촉을 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오. 좀 더 섬세하고 좀 더 부드러운 접촉 말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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