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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by 기시군 2023.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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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로산다는것 #임승수 #수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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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이해하는자본론 의 저자 임승수 작가의 신작 에세이집이 나왔다. 우연찮은 기회에 작가님으로 부터 신간발간 소식을 듣게 되었고, 기꺼이 찾아 읽었다. 저자의 서문에도 적혀있듯이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책’이 아니다. ‘사회주의에 덧씌워진 과도한 오해p13’ 를 풀고 싶은 마음만이 비춰진 소탈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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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편의 에세이로 채워진 책이다.  잔잔한 어조로 왜 본인이 사회주의자가 되었나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울대 공대를 나와 번듯한 직장에서 몇년간의 직장생활을 하던 작가는 ‘자본론’ 한권의 책을 만나고 나서는 ‘사회주의자’로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을 했다고 한다. 주 수입원이라는 것이 얼마 안되는 책 인세와 각종 강연을 통해 얻는 소득이 다다. 그래도 뜻을 같이하는 부인과 ‘빨갱이’라는 단어를 싫어하는 딸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지금 이 땅의 일반인들이 ‘사회주의’에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려는 챕터들과, 잔인하게 돌아가고 있는 우리의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눈높이 학습 수준으로 편하게 이야기해주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깨알같으머 리얼한 디테일한 예시들이 많은데 일일이 소개를 못해드리는 것이 아쉽다. 🥲

일단, 혹시라도 햇갈리시는 분들을 위한 잠깐 요약, 자본주의는 생산수단(공장 등)의 사적 소유를 통해 노동력의 잉여생산을 이익으로 만들어 시스템을 돌리는 구조이며, 사회주의는 생산수단의 공적소유를 통해 자본주의의 폐혜인 ‘노동자 착취’구조를 개선하고 공동체 사회의 발전을 지향하는 제도이다. 노동잉여가치설에 대한 논의와 과학기술혁명니 생산성에 기여한 범위, 등 논의 되어야 할 내용이 많은 아직 살아있는 하나의 방법론이다. (망해버린 현실사회주의 국가나 독재자들을 떠올리지 않았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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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독자인 나는 ‘사회주의자’는 못된다. 공부의 부족 탓인지, 잔인한 자본주의 경쟁체제도 일정정도 사회주의적인 복지와 개혁이 접목된다면 사회 전체의 생산성은 올라갈 것으로 믿고 있고,  전력,교통 등 사회 기반 생산수단은 공공의 소유가 더 효율적이라 생각하나 사회 전체의 생산을 공공의 소유로 운영한다는 것은 관료주의의 폐해로 과거 소련등의 실패사례 등에서 봤듯이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버릴 순 없다.

하지만, 저자와 같은 명쾌한 주장과 운동이 이 땅의 자본주의가 더 천박한 수준으로 굴러 떨어지게 하지 못한 주춧돌이 되었다는 것 역시 인정하기에 자본주의자인가 하는 질문에 대충 ‘사민주의자‘,’리버럴 좌파’ 정도다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아직도 ’중심‘을 놓지 않고 ’사회주의자‘로 살아가는 멋진 삶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자신의 성향과 관계없이 편안하게 이 땅의 ’사회주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길 조심스레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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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자본론’이 재테크 동호회에서 학습과제로도 쓰인다는 점이였다. 맑스의 주장인 ’자본주의 하에서 생산수단을 자본가가 독점하는 이상 노동자들은 부를 축적할 수 없음‘을 우리 회사원(노동자)가  깨닫고 나서야 유일한 희망인 재테크에 몰입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 웃픈 현실이라고 해야 할까.

아. 그리고 저자는 와인 전문가이기도 하단다. 😁 ‘와인강의‘까지 하고 있다니 꽤 수준이 있는 모양이다. 와인강의를 하는 사회주의자라, 멋지지 않나? 오래된 사상적 틀인 ’빨갱이 타령‘ 따위는 집어 치우고, 이 땅을 살아가는 다양한 방법론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내 자신의 사고의 폭을 넓히는데 큰 득이 될 것이다.  한번들 살펴봤으면 좋겠다. 😁

덧,
개인적인 이야기. 어릴때 전교단위에서 받은 최초의 상은 ‘반공독후감’ 금상이었다. 커다란 사전을 부상으로 받은 걸로 기억한다. 대충, 때려잡자 김일성보다는 민족통일을 위해서 뭐뭐가 필요하다는 식의 물에 물탄식의 글로 기억난다. 아무튼 태생적으로 반공주의자였던 내가 살면서 진보적 이론들을 접하고, 노동의 잉여가치설에 상당부분 동의하면서도 본격 ’사회주의자‘가 되지 못한 이유는 아무래도 내가 기본적으로 인간성 자체에 비관적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부패한다. 정당한 혁명이 일어난다. 하지만 혁명을 일으킨 세력 역시 더 부패한다라는 ‘이문열’식 보수주의가 내 인식에 깔려있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많은 우여곡절이 생각의 형식과 폭과 넓이를 모두 바꿔놓았지만 ’낭만적 인간관‘까지는 아직 나아가지 못했다. 이럴때 사람은 생긴대로 산다는 말이 나오는게 아닌가 싶다.

P38 “ 자본주의가 자유롭다는 환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신이 보유한 화폐의 크기만큼 자유를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

P50 “ 자본주의 체제를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이들은 대체로 약자와 소외된 사람이 겪는 고통에는 무관심하고 부와 권력을 지닌 이들이 누리는 호사스러운 생활을 부러워하기 만 한다. 돈의 많고 적음으로 사람의 격을 나누고 부자들에게 살랑거리며 가난한 이들을 무시하기 일쑤다. ”

P75 “ 의회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이 지금 당장 할 일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그게 현시기 개혁과 진보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첩경이다. ”

P102 “ 자본주의는 사회적 협업의 성과물을 소수 자본가에게 몰아주는 불평등한 시스템이며, 이 불평등의 명분과 구실로 사적 소유권이 기능하고 있다. ”

P116 “ 소수의 독점 자본가가 사회적 재원의 상당 부분을 베타적으로 통제하며 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는 없다. ”

P122 “ 심리학자들은 극심한 팬덤 현상의 원인을 당사자의 자존감 부족과 연결해 해석하기도 한다. ”

P151 “ 개인이 착취의 쳇바퀴에서 벗어나려면 재테크만이 유일한 동아줄이라는 애기다. ”

P182 “ 사실 나는 채식주의를 제법 오래전에 접했다. 다만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한 생명이 다른 생명을 섭취하는 행위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은 자연의 섭리라는 생각이 들어 육루 섭취를 중단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았을 뿐이다. ”

P215 “ 대한민국에서 공정 운운하는 이들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불공정 시스템에 대해서는 약속이나 한 듯 찬양일색이다. 반면 자본주의가 초래한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할당제, 누진제 및 복지정책은 불공정하다며 혹독한 비판과 비난을 퍼붓는다. ”

P245 “ 마치 내가 고난을 감내하면서 ’대의 ‘혹은 ’허상‘을 위해 헌신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사실과 전혀 다르다. 나는 오히려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회주의자의 길‘을 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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