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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그 많은 개념어는 누가 만들었을까

by 기시군 2023.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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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많은개념어는누가만들었을까 #야마모토다카미쓰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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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에서 서평으로 다룬 책이다.  그리고 #유시민 , #정희진 대담에서 정희진작가의 추천책으로 이 책이 거명되었다. 3만원이 넘는 정가와 600페이지 가까운 두께가 부담스러웠지만 안 살 이유가 없다. ☺️ 받아든 책은 시원시원한 폰트에 가독성높아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다만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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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후반 메이지유신 기간의 일본은 당시 발전했던 서구의 사상과 과학기술을 급하게 흡수했다. 문제는 동양사상에는 없는 '개념어'들이 서양문화와 문명에는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 책 원서의 지은이 '니시 아마네'라는 사람은 서양의 각종사전, 자신의 지식, 동양 역사에서 나타나는 유사한 개념들을 잘 조합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단어, 개념어들을 만들었다. 그 단어들이 바로, 학술, 과학, 기술, 예술 등의 단어다.

이 책은야마모토 다카미쓰라는 비전문가(게임업에 종사) 덕후가 니시 아마네의 '백학연환'의 해설서를 꼼꼼히 분석하여 19세기 언어로 쓰여져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지금의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전달해 주는 해설서로 발간간되었다

'백학연환'이란 1870년경 '서구의 학술'을 쉽게 소개하기 위해서 니시 아마네의 '사숙에서 강의한 내용을 제자가 필기한 강의록이다. philosophia라는 단어가 왜 희철학(希哲学)이라는 말로 변역되었다가. 철학으로 굳어지는지 등 다양한 번역어에 대한 공부의 흔적이 담겨있다. 예시로 니시가 정리한 학술 분류 체계를 보자.

보통학 : 역사, 지리학, 문장학, 수학
개별학 : 심리상학, 물리상학

여기서 보통학은 어떤 학문을 하던간에 필수적으로 공부해 둬야 하는 항목들로 보인다. 대학의 교양필수과목이라 할 수 있겠다. 그 다음 자연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보는 물리상학과 인간 정신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공부하는 심리상학이 그 후에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지금 우리가 쓰는 개념어들이 정리, 재정리를 통해 지금의 우리의 단어들로 자리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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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대상이 되는 ‘ 벽학연환’의 강의가 이루어지던 1870-71년은 맑스가 자본론(1876년)을 쓰기도 이전이다. 대단한 것은 맑스의 이야기는 직접 나오진 않으나 당시 서구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던 유물론과 그 유물론에 근거를 두고 다양한 물질주의에 대한 논의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을 봐서 서구문물 소화에 정말 적극적이였던 일본이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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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서 이야기한것 처럼,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나는 좀더 다양하고 많은 개념어에 대한 번역과 그 배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책의 볼륨을 봤을때, 지금보다는 많은 컨텐츠를 원했던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백학연환'이라는 30페이지 강의록의 한줄 한줄을 해석해 나가는 디테일한 책이었다. 물론 그 나름대로의 재미는 있다. 한없이 디테일에 몰입하는 일본인 덕후의 모습을 보았다고나 할까. 어쩌면 그와 같은 덕질마인드가 일본의 학습과 시스템 발전의 발전동력은 아닐까 잠시 생각하게되었다. 🙂

아무튼, 이 책은 일반 독자보다는 '공부노동자' 들에게 더 유용한 책일 듯 하다. 나 정도의 '지식소비자'는 이 책을 1/3정도로 요약해서 발행한 책이 있다면 그 정도에서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 내가 다 소화하기엔 넓기보다 특정부분에 너무 깊다. 그래도 잘 풀어쓴 저자 덕분에 완독의 어려움은 없었다. ☺️

p6 옮긴이서문 “근대 학술사를 독자적으로 공부해온 저자는 현재 자신이 가진 지식을 백지로 돌린 상태에서 「백학연환」을 성실하게 한 단어씩 읽어나간다. 니시 아마네가 접했을 법한 서양의 각종 저서, 영영사전 등은 물론이고 당시 지식인들이 필수로 배워야 했던 한학까지 종횡무진하면서 일본과 서구의 지식체계가 서로 얽히며 새로운 말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일본의 번역과 근대’를 전부 조망하려면 평생이 걸려도 다 못 하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말이 탄생하는 현장을 곁에서 지켜보는 지적 흥분을 독자 여러분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p32 “ Science라는 말이 원래는 ‘학문’이라는 의미였다는 시실에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날 ‘사이언스’라고 하면 대부분 ’과학‘을의미하는데, 사이언스라는 말이 이처럼 한정된 의미로 정착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p61 ” ’백학연환‘은 온갖 학술이 사슬로 연결되어 있음을 뜻합니다. “

p113 ”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가 무언가 존재한다는 것은 광연 어떤 것인가라는 문제에 몰두한 문헌이 ’형이상학‘입니다. “

p118 ” 니사 아마네는 system에 ’조립‘이라는 한자어를 대응시켰습니다. …. 현대어로 번역하기 까다롭지만 ’조직화하다‘라고 해보겠습니다. ’순서를 정리하다‘ ’질서를 세우다‘라는 뉘앙스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

p125 ” ‘자연(nature)’와 대비되는 ’아트art’  사람이 손을 댄 것을 말합니다. “

p207 ” (기술,예술에서) ‘기’는 몸으로 일을 한다는 뜻이며…..‘예’는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을 가지고 일한다는 뜻으로 예를 들면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에 따라 시문을 짓는 등의 일을 가리킨다. “

p269 ” 콩트는 인간의 지식이 3단계를 거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신학(허구)의 단계‘ ’형이상학(추상)의 단계‘ ’과학(실증)의 단계‘입니다. “

p343 ”positive와 Negative를 ’음양‘이라는 중국 사상에서 유래한 대의어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p383 ” 니시 아마네가 Metaphysical을 ’공리‘라고 번역한 것은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형이상(형태가 있는 것을 초월한 것.이념,추상), 즉 ‘형이하(형태가 있는것, 물질, 구상)과 구별되는 것이라고 번역하면 좋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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