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Life

암스테르담

by 기시군 2023. 7. 29.

✔️
#암스테르담 #이언매큐언 #문학동네 #Amsterdam

🌃
이언 매큐언의 작품은 #속죄 를 먼저 읽었고, 얼마전 #견딜수없는사랑 을 읽었다. 평균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가. 내 머리속의 이미지다. 매큐언의 팬들이 빼 놓지 않고 추천하는 작품으로 이 책 ‘암스테르담’을 거명된다. 어떤 종류의 소설일까 사전정보 없이 읽었다. 인상비평부터 하자면 ‘견딜수없는 사랑’보단 좋았고 ‘속죄’보단 조금 모자랐다. 세상에 대한 비정한 시선이 빛났고, 어쩔수 없는 결말은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
대형출판업자 조지레인의 부인 몰리레인이 죽었다. 몰리레인의 전 남친들 둘이 조문을 간다. 유명한 작곡가 ‘클라이브’와  대형신문사 편집장 ‘버넌’은 한때 몰리레인을 공유했기는 했지만 지금은 아주 친한 절친하다. 다만 몰리의 마지막 연인이자 현직 영국 외무장관인 ‘줄리언 가머니’는 ‘버넌’과 사이가 좋지 않다. 진보매체 편집장으로서 사회복지제도등을 반대하는 보수주의자 ‘가버니’는 눈에 가시다. 사건은 ‘조지레인’이 ‘버넌’에게 한장의 사진을 넘기면서 시작된다. 복장도착의 변태스런운 장면이 담긴 ‘가머니’의 사진이다. 정치적으로 가버니를 매장시킬 수 있는 사진이다. 버넌은 고민에 빠진다.  

🌃
총 6명의 메인등장 인물이 존재한다. 공통적으로 영국의 중상류층, 엘리트 계급들이다. 그들이 욕망하는 바는 명확하다. 부와 명예, 안정적인 가정, 명성, 정치적 성공 등 세속적인 목표에 ‘개성’이라는 얇은 외피를 씌워 나 잘만맛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소설은 이들의 욕망들을 구체화하여 서로 강하게 부딪히게 만들어 거기서 울려나는 파열음을 문학적으로 풀어 낸다.

수단은 목적을 정당화 시킬 수 있는가 하는 뻔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 소설에선 달리 나타난다. 성 정체성을 숨기는 일은 위선적인 일인가? 나의 중요한 일상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위기에 빠진 여성을 외면하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저널리즘을 생각하는 자세, 음악을 창작하는 자세. 개인과 사회의 관계는 어떤 포지션에서 위치되어야 하는가 등의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하겠다.

🌃
물론 비극적인 결말로, 너무 쉽게 결론을 내버린다는 느낌은 있다. 서로의 안락사를 돕기로 약속할 정도로 친밀했던 두사람이 스스로를 몰아대며 비극으로 끌고 가는 모양새는 조금 과하지 않았나 싶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사라져버린 남자들의 ‘검은’ 뮤즈 몰리. 그녀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 두껍지 않은 한권의 책 안에서, 우리는 엘리트계급의 허위, 껍질을 벗기고 나니 욕망의 개싸움을 벌이고 있는 장면을 리얼하게 목도하게 할 수 있다. 남자들 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가족의 안정과 남편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 ‘연기’와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는 여성의 모습도 같이 묘사되며 어쩌면, 우리 모두가 자기기만과 허위의식에서 생각보다 깊숙히 빠져있을 모른다는 자각을 불러일으킨다.

시대의 숨은 진실을 문학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 명작이라면, 이 책은 명작의ㅜ한자리에 올려도 무방할 것이라 판단한다. 좋은 책이다.  

p15 “ 세상은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었지만 그건 딱히 신의 존재 탓도 부재 탓도 아니었다. “

p38 “ 그들은 너의 몰락을 그럭저럭 관리해줄 수는 있어도 그 몰락을 막지는 못한다. 그러니 멀찌감치서 너 자신이 쇠약해져가는 모습을 주시하라. 그러다가 더는 일을 할 수 없거나 품위 있는 삶이 불가능해졌을 때 스스로 끝을 내라. “

p43 “ 평소와 달리, 그는 이런 권한 행사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한없이 묽어져 자신이 그에게 귀를 기울이던 사람들의 합계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졌다. ”

p131 “ 위선은 까발려지고 나라는 유럽의 일원으로 남을 것이며 사형제와 징병제는 한낱 정신병자의 꿈이 될 것이다. 사회복지제도는 어떤 형태로든 유지될 것이이며 지구환경은 이상적인 해결책을 얻을 것이다. ”

p135 “ 저널리즘이란 어느 면에서 자연과학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기사는 적수인 반대의견들을 물리치고 살아남는 기사이며, 그 과정을 통해 더욱 강해집니다. ”

P140 “ ‘세상엔 교향곡보다 중요한 것도 있지. 바로 사람이야.’… ‘판매부수는 사람이라는 것보다 중요하고, 버넌?’ “

p183 “ 변주의 부재가 걸작을 망첬다. 지금 그는 자신이 마련한 계획에 어느 때보다 확신이 들었다. 그런 일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클라이브를 몰아가는 것은 더이상 분노가 아니었고 증오나 혐오도, 약속 이행의 의무도 아니었다. ….순수한 기하학적 필연성이 담겨 있었다. ”

#영국소설 #영국문학 #세계문학전집 #독후감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 #추천도서 #bookstagram #book #책추천 #책소개 #서평 #독서노트 #독서기록 #책리뷰 #리뷰 #기시리뷰 #Ian_Russell_McEwan

'Cul-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  (0) 2023.08.02
그 많은 개념어는 누가 만들었을까  (0) 2023.07.31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0) 2023.07.27
잘자요 엄마  (0) 2023.07.24
너무나 많은 여름이  (0) 2023.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