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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잘자요 엄마

by 기시군 202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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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요엄마 #서미애 #엘릭시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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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거나 가독성 낮은 책에 괴롭힘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잘 읽히는 책을 찾는 것이다. 특히나 잘 쓰여진 추리소설은 우리의 뭉친 뇌근육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찾아보니 이 책이 떠올랐다. 작년인가 #모든비밀에는이름이있다 라는 작품을 본적이 있다. 이 책 '잘자요엄마'의 후속편이였다. 그렇지 않아도 주인공 사이코패스 여학생 '하영'의 캐릭터가 인상적인 작품이었고 다들 속편보다 이 책을 더 추천하고 있어 골라 읽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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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범죄심리학을 가르치는 이선경은 요즘 연쇄살인마 이병도를 면담연구를 하고 있다. 이병도가 그녀를 지목했는데 그녀는 그와 일면식도 없다. 스트레스를 받는 그런 그녀에게 남편은 갑자기 열살정도되는 여자아이를 데리고와서 자신의 전처와 낳은 딸이라고, 키우던 장모장인집에 불이나서 모두 돌아가시는 바람에 우리가 키우자고 부탁을 한다. 내키진 않았지만 어쩌겠는가. 그 하영이라는 딸아이와 한집에 살기 시작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상황에 따라 순식간에 얼굴표정이 바뀌는 아이답지 않은 모습, 아끼던 곰인형을 발기발기 찢어발기는 모습에 선경은 아연질색을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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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대표작답다. 시작되자 마자 일어나는 사건들과 이어지는 인물들의 갈등이 꽤 몰입도가 높다. 왠만한 일본 추리소설보다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한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꽤나 설득력있는 이야기 구성에 인물들의 개성은 잘 살아나 있다. 눈에 보이는 뻔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썼구나 하는 순간 드러나는 반전도 매력적이었다.

부모가 자녀에게 가지는 절대적인 힘, 그 영향력은 너무나 많은 작품의 소재이지만 끝없이 반복되는 주요 테마가 될 것이다. 우리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어릴 때 일어나는 폭력의 기억은 오랜시간, 아니 영원히 머리속에서 사라지진 않는다. 부모의 매는 사랑의 매라고 믿지 않으면 어린 아이는 자기 존재를 이어갈 수 없다. 사랑으로 포장된 폭력. 올드맨인 나 역시 그 자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슬프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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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동네 거친 형들이 놀이가 생각난다. 쥐를 잡아 압사, 불태워죽이는 짓거리들을 하는 그들을 보며, 끔찍하지만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강자는 언제나 약자에게 폭력을 가해도 되는 것이 세상인줄 알 던 때다. 세상이 아닌 가정에서도 그랬다. 사랑보단 구박을 더 당한 기억만이 남지만,  이 정도면 다행이라 생각한다. 맞았지만 매일 맞진않았고, 던진 물건에 머리를 맞긴했지만 담배불 지짐도 당한 적도 없다. '나가서 죽어라'는 악다구니 소리도 자주는 들었지만, 실제로 쫓겨나진 않았다. 내상은 잠재되어 있지만 그나마 이겨내어 이정도로 정상적인 삶을 살수 있었음이 너무 다행이라 생각한다. 나보다 훨신 힘든상황들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꽤 많음을 알고 있다. 미스터리로 읽었지만, 상처의 흔적을 지울 수 없는 나와 나보다 더 심했던 그들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다.

p53 “ 수많은 퍼즐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이루듯, 연쇄살인범들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모여서 완성되는 존재입니다. 유전적 기질, 성격, 성장 환경, 지금 현재의 상태, 심리적인 상황 같은 여러 조각들이 한자리에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죠. 햇빛을 렌즈로 모아 작은 한 점을 계속 쬐이면 종이가 불타기 시작하는 것처럼, 연쇄살인범도 어느 한 가지의 여건만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이렇게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한군데로 집중되면서 그게 발화점이 되어 범행이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 

p86 “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아. 한번 정해진 관계를 바꾸기는 힘든 거야. 아무리 극악한 환경이라도 적응하고 익숙해져가는 게 인간이지. ”

p224 “ MBP는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증후군’을 말한다. 아이나 키우는 애완동물을 학대하고 다치게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  

p268 “ 두 손이 누군가의 숨을 끊어놓을 때만이 그 기억을 지울 수 있었죠. 이 두 손에 피를 묻힌 뒤에야 잠을 자고 노랫소리가 그쳤어요. ”

p369 “ 누구도 자신의 의지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살아가는 것은, 혹은 살아가는 것을 멈추는 것은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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