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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by 기시군 2023.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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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소세키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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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근현대 문학의 시작이자 국민작가인 ‘소세키’를 모를리는 없다. 그런데 나에겐 왠지 피하고 싶은 작가였다. 한때 일본소설에 빠져, 하루키,류, 미스터리소설 뿐 아니라 ’사소설‘도 꽤나 읽었었다. 소소하고 자기 스스로에 침잠하던 사소설들이 읽을때의 느낌은 말그대로 ‘사소’한 재미들로 어찌보면 허무한 감상이 더 컷다. 소세키는 그들의 대부였다고 믿은 탓에 이렇게 늦게 그의 첫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 역시 ’놓친 고전  찾아읽기 프로젝트’ 중 일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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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는 달랐다. 이 책은 긴장 풀고, 고양이 눈에 비취진 인간군상들의 ‘개성’을 감상하기만 하면 되는 편안한 소설이었다. 누구도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주체적’ 주인공 고양이는 잘 장착된 호기심과 인간에 대한 이해로, 학교 선생을 하는 게으름뱅이 주인집 사람들과 매일같이 이 집에 들락거리는 지식인들의 수다와 사건들을 구경하며 인간에 대한 촌철살인과 같은 빈정임을 시전한다. 😏 뭐 큰사건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사업하는 부자집 딸네미의 짝사랑이야기, 자기집에 자꾸 공을 넘기고 담을 넘어오는 중학생이야기. 바이올린을 사랑하게되는 서생이야기 등 진부하지만 우습고, 뻔하지만 시대를 생각하면 신선했던 사건들 계속 접하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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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풍자는 자신이 포함된 계급에 대한 자학이다. 이 책은 19세기 초반 일본 사회와 풍습, 특히나 지식인 그룹에 대한 거대한 자학개그다. 소세키는 자신이 (아마도) 경험했을 사람들과 관계, 사건, 사고들을 차분히 모아서 ‘모두까기’를 시전한다. 지금 읽어도 대단하다는 말이 나올 판인데, 백년전 이제 슬슬 먹고살만하지만 빈부격차는 커지는 초기자본주의시대의 일본 대중들에겐 얼마나 환호를 받았을지 상상이 된다. 원래 인간이란 속족은 ‘뒷다마’를 몹시 즐기는 편이다. (작풍 고양이 말투, 근거는 #하라리 의 #사피엔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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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키는 다작를 한 작가라 한다. 동경제국대학의 자리를 포기하고 아사히신문의 ‘소설전문’기자로 늦깍이 작가로 데뷰했지만, 데뷰작인 이 책부터 대박을 치고, #도련님 등 연속적인 히트작을 내면서 대가의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다작의 이유가 ’경제적인 이유‘라는 점도 아이러니 하다. 본가에 또 다른 본가(그는 양자로 다른집안에 입적했다), 처가까지 돈 좀 번다고 소문이 난 그에게 모두 손을 벌렸다고 한다. 건사할 식구들도 많고, 생계형 작가의 스트레스?! 49세에 위출혈로 맞이한 빠른 죽음이 이런 스트레스에 기인했던 걸까? 책 부록으로 실린 연표를 꼼꼼히 읽었다. 시간을 두고 읽어봐야할 몇권을 체크해 뒀다. 뭐 급할것은 없다. 소세키의 신간이 나올리는 없고 계속 고전의 반열에 머물책이니 말이다. 😁

덧, 하나
오늘은 날씨라도 좋았으면 좋겠다. 비를 너무 많이 본 여름이다. 업무준비를 시작해야하는 너무 귀찮다.  여름엔 이 고냥이네 주인장처럼 일을 귀찮아하며 하는일 없이 뒹글거리는 것이 최곤데 말이다. 😊

덧,둘
중반에 나오는 뱀고기 먹는 방법은 쇼킹했다. 😱효율적이지만 끔찍한 요리법. 이건 떡밥으로 ‘덧’에 올려둔다 😁. 떡밥 둘, 중후반에 니체의 ‘초인’이 등장한다. 뿜었었다.

P16 “ 인간이란 존재와의 첫 대면이이었다. 그때 참 묘하게 생긴 족속도 다 있구나, 했던 느김이 지금도 남아 있다. 먼저 털로 장식되어 있어야할 얼굴이 미끌미끌해 흡사 주전자다. ”

P49 “ 주인처럼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은, 일기라도 써서 세상에 드러낼 수 없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어두운 방에서나마 발휘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

P108 “ 인간이란 속속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서 입을 놀리고, 우습지도 않은 이야기에 웃고, 재미있지도 않은 이야기에 기뻐하는 것 말고는 별 재주가 없는 자들이라고 생각했다. ”

P186 “ 만일 토지를 잘라내어 한 퍼ㅕㅇ에 얼마르 받고 소유권을 매매한다면,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를 한 30세제곱미터로 나누어 팔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공기는 냐누어 팔 수 없고 하늘에 새끼줄을 치는 일이 불가능하다면 토지의 사유 역시 불합리하지 않은가. ”

P345 “ 서양인은 강하니까 무리해서라도, 바보 같긴 해도 흉내 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것일 게다. 긴 것에 감겨라. 강한 것에는 굽혀라. 무거운 것에는 눌려라. 이런 명령을 다 따라 하는 것은 촌스러운 일이 아닌가. 촌스럽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 제발 부탁이니 일본인을 훌륭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

P465 ” 사회는 어쩌면 미치광이들이 모여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미치광이들이 모여 맹렬히 싸우고 서로 으르렁거리고 욕을 퍼붓고 빼앗고, 그 전체가 집단적으로 세포처럼 무너졌다가 다시 솟아나고 솟아났다가 다시 무너지며 살아가는 곳을 사회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486 ” 인간을 정의하는 데 다른 것은 필요없다. 그저 쓸데없는 일을 만들어내 스스로 괴로워하는 존재라고 하면 충분하다. “

P598 ” 인간은 개성의 동물이다. 개성을 없애면 인간을 없에는 것과 같은 결과에 빠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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