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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by 기시군 2023. 9. 1.

#달콤쌉사름한초콜릿 #라우라에스키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Como_Agua_Para_Choco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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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이라고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만 있는게 아니다. 이렇게 남미소설 특유의 마술적 장치가 가미된 러브스토리도 있다. 💕 얼핏 요리가 주가 되는 소설인가 싶어 외면하고 있다가 얼마전 술기운에 지른 책들 사이에 무심결에 포함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손에 들게 되었고, 의외로 부담없이 즐겁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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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12월까지 매월 하나의 요리를 소개하며 소설은 이어진다. 🥘 물론 1년간 일어난 일은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친 이야기 중 그 사건이 벌어진 달과 요리를 매치 시켜놓은 구성이다.

주인공은 멕시코 가르사 가문의 막내딸 티타, 집안의 막내딸은 어머니가 죽을때까지 시집도 못가고 봉양을 해야한다는 의무를 지고 있다. 본의 아니게 부엌떼기가 되어 요리 실력만 들려가는데, 남여관계란 그 와중에서도 일어나는 법이다. 파티에서 만난 남자 '페드로'와 눈이 맞았고, 페드로는 얼마지나지 않아 티타의 집에 청혼을 하러 온다. 하지만 티타의 어머니는 자신을 봉양해야할 티타는 거절하고 첫째 딸 로사우라와 결혼을 권한다. 의외로 그 제의를 받아들이는 페드로, 단지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이 있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란다. 뭔가 막장의 냄새가 슬슬 흘러나오는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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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의무였던 '요리'를 여성의 힘과 입장을 대변하게 하는 주요 무기롤 활용했다는 점에서의 독창성은 인정해야 할 듯 하다. 그런 차원에서 페미니즘 문학으로 평가 받기도 하는 것 같다. 그건 아무튼 찬반이 갈릴 내용이고, 페미니즘을 떠나서도 재미있는 러브스토리다. 근대 멕시코의 시대상도 잘 반영되어 있고, 그 시대의 상식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의 욕망도, 그 표현도 공감이 많이 간다. 스토리 전개야 어떻게 보면 우리 아침드라마와 고전소설을 섞어 놓은 듯한 내용으로 아주 세련되었다곤 할 수 없지만, 읽은사람 입장에선 주인공 '티타'의 사랑을 응원하며 찰지게 소설을 읽을 수 있다. 😁 자주 등장하는 마술적 장치에 깜짝 놀라기두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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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생각하는게 아니예요. 느낌으로 오는거지요.p27 '라는 말에 반박할 수 있을까? 사랑은 분석도 되지 않을 뿐더러 의도도 잘 통하지 않는다. 오로지 우리가 아직 해석해 내지 못한 다양한 요소의 우연적 발현으로 타오르게 되어 있다. 따라서 '사랑'이라는 단어의 마법성은 어떠한 사건도 있을 수 있겠다는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 낸다. 주인공처럼 오랜세월 그 '사랑'을 지키는 사람도 있고, 그러다 새로운 사랑을 다시 만들어 내는 사람도 많다. 언급했던 것처럼 사랑은 생각하는게 아니라 '느낌'으로 오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의 끝을 무서워 할 필요는 없다. 스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할 순 없어도 주인공사람처럼 '불타오르는‘ 사랑이 있는 반면에 조용히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며 끝내는 사랑도 있다. 아니면 편안한 친구가 되어 인생을 나누는 우정같은 사랑도 있다. 어느 경우 든 조바심 없이 자신에게 온 '행운'을 즐겼으면 한다. 속좁은 우리가 누군가의 즐거움과 쾌락을 기원하는 것 처럼 성스러운 일이 있을까. 꽃은 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꽃 핌을 즐기며, 내가 피운 꽃을 가꾸는 즐거움을, 운이 없어 져버렸을 때 아쉬움을 최소화 하는 것이 사랑을 대하는 우리의 기본 자세가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읽은 사랑이야기에 노땅의 잡설이 길어졌다. 😋

p42 " 나차는 일을 다 마친 후 티타의 눈물로 맛이 변하지는 않았나 보기 위해 살짝 크림을 맛보았다. 겉으로 보기에 맛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 이유 없이 크나큰 그리움이 느닷없이 밀려왔다. "

p59 " 티타와 페드로는 새로운 소통 방식을 발견한 듯 했다. 그 안에는 티타는 발신자, 페드로는 수신자였으며, 불쌍한 헤르트루디스의 몸은 그들의 성적인 메시지가 지나가는 매개체였다. "

p131 " 수프는 몸의 병이건 마음의 병이건 뭐든지 다 고칠 수 있다. 적어도 첸차와 티타는 그렇게 믿었다. "

p198 "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진짜 진실이야. 진실은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 "

p228 " 페드로가 열정적으로 그녀의 옷을 벗기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의 뜨거운 손길이 피부밑으로 파고드는 수간 살이 다 타서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혈관 속에서는 피가 요동치며 들끓었다. "

p234 " 디저트로 나온 재스민 아이스크림이 그녀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아이스크림을 한 입 삼키자 몸이 상쾌해졌고 정신도 맑아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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