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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에코의 위대한 강연

by 기시군 2023.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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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위대한강연 #움베르토에코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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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미셀푸코 와 '움베르토에코'는 내 머리속에서 살짝 얽혀있다. 물론 권력과 지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철학자인 푸코와 소설가이자 중세, 기호학 등에 관심이 많던 대중저술가 에코는 많은 차이가 있다. 푸코의 책은 예전에 한번 도전했다가 실패를 했고 😂 꿩대신 닭? 에코의 나름 신간을 골라봤다. 😁 특히 강연집이라는 이야기에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단 생각이었다.  

책의 원제는 이탈리아어 'Sulle Spalle Dei Giganti'이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로 번역된다고 한다. 뉴턴의 유명한 말 ' 나는 만일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 보았기 때문이다.'를 의미하고 있다. 나의 통찰과 지식이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전에 존재했던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 덕분이라는 겸양의 표현이다. 에코는 겸양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상당히 넓고 부분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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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1가지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미', 인간이 아름다움이라고 부르는 것의 실재, 의식, 거인들의 통찰을 통해 미의 경험을 음미하며 시작한다. 반대되는 '추'는 어떤가. 일상에서의 추와 예술에서의 추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히틀러가 그린 아름다운 정물화의 추함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럼 미추와 같은 개념을 가르는 '절대'와 '상대'는 어떤 기준과 의미가 있을까.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과 결과에서 '절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세상엔 팩트는 없고 '상대'적인 해석만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렇게 꼬리를 이어가는 글들이 이어진다.

인식과 개념, 정의와 검토의 과정은 점차 넓어진다. '불'이 가지는 영적, 경험적, 예술적 의미를 건드리다가 '문학'안으로 깊게 들어와 허구와 실재를 차이, 그리고 '이야기'라는 형식과 그 형식의 구체인 역설의 논리성과 수사학적 의미를 집는다. 이야기는 예술 전체로 넘가며 불완전성을 가지는 예술의 특성과 예술에서 비취어 지는 '미학'의 종류를 찾아본다.

후반부, 지난 거인들 사이에서 논의되었던 음모론의 유용성 및 의미, 권력과의 관계 등에 침잠한 글은 결국 신성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으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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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려진것 처럼, 에코는 중세전문가다. 개념에 대한 성찰의 주요 예시는 신화와 고전, 중세의 이야기들을 빌려온다. 보편과 상식을 논하는 주제가 조금 어렵게 읽혀지는 이유다. 문화의 다양성과 도덕적 상대주의의 상충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하나를 말하는 책이다. 우리의 무지가 우리의 문화과 우리 자체를 얼마나 파괴해 왔나를 말하는 책이다. '불'은 우리에게 익힌고기를 주었지만 한편으론 검열의 결과인 '분서焚書'가 이루어지며 재로 흩어진 우리의 이성을 파괴시킨 협조자이기도 했다. 리뷰에 올리기엔 너무 많은 대상, 사례, 사념의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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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지적유희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를 보여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아는 가장 깊은 지식을 최대한 수면위로 끌어올려 가장 넓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의 결과물이지 싶다.  물론 그것을 소화하는 독자의 수준은 별개의 문제이긴 하다. 😅(사실 내겐 조금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이에게 많은 지적 자극과 호기심을 준다는 측면에서 일독의 긴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나서 다시 #장미의이름 을 읽으면 어떤 감흥이 들까 궁금해 졌다. 아주 오래전 읽어 대충 줄거리 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작년에 책이 이뻐 질러놓고는 책장에 고이 모시고 있는 #디에센셜장미의이름 을 꺼내볼까 고민중이다. ☺️

[거인의 어깨 위에서]
p29 ” 마르크스는 인류의 정신사 전체를 다시 읽으면서 석사 논문으로 다뤘던 고대 그리스의 원자론에서 출발해 자신의 유물론을 세웠다. 찰스 다윈은 유인원을 거인의 반열에 올려놓음으로써 ’성경‘속의 아버지들을 죽었다. “

p21 ” 우리는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렀다. 물론 이 단어는 아무데나, 어쩌면 너무 많은 것에 갖다 붙일 수 있는 다용도 단어다.“

p38 ” 사실 어느 시대나 최악의 진단은 그 시대에 속한 사람들이 내리는 법이다. 나의 거인들은 좌표 없는 과도한 공간, 미래가 잘 보이지 않고 이성의 간계나 시대정신의 교모한 음모가 아직 파악되지 않는 그런 공간이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

[미]
p54 ” 광휘의 미학은 여러 문명에서 신을 빛과 동일시한 데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

p72 ” 미의 경험은 늘 이해관계를 초월하는 요소가 있다. 나는 어떤 사람과 결코 관계를 맺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을 아름답다고 볼 수 있다. “

[추]
p79 ” 미를 대하는 표편적인 표현도 있을까? 아니, 없다. 미는 초연함이자 정념의 부재다. 반면 추는 정념이다…. 반면 추는 반드시 어떤 정념을, 정확하게는 혐오나 반감을 동반하는 듯 보인다. ”

p83 “ 다시 과거로 돌아가자. 그리스인들은 미를 선과 동일시 했기에 신체적 추도 도덕적 추와 동일시했다. ”

p114 “ 키치의 본질은 윤리적 범주와 미학적 범주를 맞바꾸는 데 있다. ”

[절대와 상대]
p125 “ 철학사전에서 ‘절대’는 연결과 한계에 거리끼거나 얽매이지 않는 모든것, 타자에게 좌우되지 않고 그 자체에 자신의 근거, 원인, 설명이 있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

p137 “ 참된 그 무엇이 있다는 믿음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타인의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 생각하지 않고 듣는다면 사회생활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

[불]
p162 “ 불은 우리에게 최초로 보편적 금지(만지면 안된다)를 상기시키며 법을 깨닫게 했다. ”

p196 “ 불을 사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불이 작품의 정신을 물질로 환원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

[보이지 않는 것]
p236 “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인물의 운명을 바꿀 수 없음을 안다는 것이다….. 소설의 가능한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은 영원히,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우리의 욕망이 닿지 않게, 일은 다 일어났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이 좌절을 받아들이고 그로써 숙명에 전율해야 한다. ”

[거짓]
p289 “ (칸트가) 보기 싫은 그림은 눈만 돌리면 안 볼 수 있는데 듣기 싫은 음악은 피할 도리 없이 들어야만 한다는 이유로 음악을 열등한 예술이라고 했을 때도 그랬지만 말이다. ”

[불완전성]
p322 “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미의 기준이 ‘비례, 명료성, 완전성’이라고 했다. 앞의 두가지는 자명해 보인다. 완전성은 부족함이 없음을 뜫하므로 ‘모자란 것은 그 자체가 추하다’ 무슨 뜻이냐하면, 속되게 말하자면 난쟁이는 키가 모자라기 때문에 불완전하고 실체 일부를 잃은 사람은 뭔가가 부족한 것이다. ”

p329 “ 우리가 예술 작품에서 추구하는 것은(적어도 우리 시대에는) 취향의 표준에 대한 일치가 아니라 내적 규 범이다. 작품의 구조와 형식의 일관성이 작품을 구성하는 부분들에 법칙을 부여한다.“

p356 ” 두 개의 클리세는 웃긴다. 백 개의 클리세는 감동적이다. 클리세들이 자기네끼리 대화를 나누고 재회를 만끽하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고통의 극치가 쾌락과 일맥상통하듯, 도착의 극치는 신비로운 에너지와 흡사하다. 진부함의 극치에서 숭고함이 얼핏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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