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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검찰관

by 기시군 202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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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관 #니콜라이고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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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의 #코 와 #외투 를 읽고 호감이 생겼다. 적당한 한권을 찾다가 이 책을 골랐다. 사실 작품소개를 꼼꼼히 읽는 편은 아니라 러시아 관료제 사회를 비판하는 소설이겠군 하면서 주문을 했던 것이다. 받아든 책은 왠걸. 희곡이었다. 😂 성향 상 희곡은 거의 읽어본적도 없거늘. 연극을 좋아해서 희곡을 추천해 주시던 인친님도 생각나고, 이 참에 희곡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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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 니콜라이1세 치하의 러시아. 14등급으로 분류된 관료계급사회의 부패한 러시가가 배경이다. 어느 시골마을에 중앙에서 파견된 검찰관(우리로 치면 암행어사)가 온다는 소문이 퍼졌다. 시장부터 지역유지들은 난리가 났다. 그 동안 백성을 수탈하며 해 먹은 것들이 들통나면 큰일이다. 이 들은 이 때 우연히 이동네를 지나던 노름꾼에 놈팽이 하급관리 홀레스타코프를 검찰관으로 착각하고 만다.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돈을 받치고 집으로 초대를 해서 웅숭한 대접을 하고, 청탁을 넣는 등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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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기존 러시아소설들이 가지는 장황한 문체와 묘사등이 다 빠져버리고 명쾌한 서사와 대사만이 남으니 읽는 속도나 이해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너무 쉽게 쓰여진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져 들 정도었으나 작품이 쓰여진 시기가 우리나라로 치면 1836년 강화도령이 철종이 되던 시기란 점을 생각하면, 무척 세련된 작품이겠다 싶었다.

우리의 강화도령이 아무소리 못하는 허수아비 왕을 하고 있을때 문제적 황제 니콜라이1세는 나름 러시아에 공과 과를 차곡차곡 쌓고 있었다. 유럽의 헌병을 자처하며 보수적인 국가운영을 하면서도 실질적인 농노제 폐지를 추진하는 공을 세우다가도 괜히 크림전쟁에 나섰나가 쪽박을 차기도 한다. 물론 이 모든 실패의 짐을 떠앉는 것은 왕과 관료들에 치여사는 일반 민중들이였다. 작품이 선택한 '관료제'의 모순은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인간 군상들의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을 통해 선명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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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세상’의 모든 장면들을 모아서 웃음과 재미를 전달하고자 했던 작가 고골. 해설에 따르면 고골은 ‘웃음을 통해 사회악을 응징하고 악한 세상 속에서 러시아 국민들이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길p195’을 알리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웃음과 풍자의 작가. 나에게 고골은 그렇게 기억될 것 같다.  

덧,
특이하게 책의 반이 해설이다. 다른 경우 같으면 투덜거렸을 일이나, 이번엔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당시 러시아 상황과 고골이 시도한 각종 문학적 시도, 분석등이 나름 깊이 있게 정리되어 있었다. 잘 읽었다.

p209 [해설] “ 고골의 사칭(타인인척하는것)은 새로운 장르에서 새로운 인물현을 창춣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있다. 고골은 사칭자를 통해 가변적이고 비정형적인 인물형을 창조했으며, 그와 같은 사칭자 인물형은 작가적 형상의 대립 체가 되어 작가의 절대적이고 신성한 귄위를 사칭한 것이다.

p214 [해설] ” 고골이 강조한 세 가지 테마는 다시 말해 인간의 속물성, 허위성, 그리고 망상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이다. …(특히)… 속물성은 자주 웃음과 혐오를 유발한다. “

p223 [해설]  ” 고골은 홀레스타코프(주인공)라는 인물을 가리켜 ‘속임수가 의인화 된 인물, 변화무쌍한 환영과 같은 인물’이라고 했다. “

p226 [해설] ” 홀레스타코프 같은 유형의 인물들은 주관적인 자의식이 넘치는 낭만주의자들이다. 일반적으로 사실주의 계열의 예술은 예술이 삶을 모방하는 데 비해, 낭만주의에서는 삶이 예술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

p231 [해설] ” 고골의 웃음에는 언제나 ‘누굴 비웃는 것은 자신을 비웃는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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