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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by 기시군 2023.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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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을가질권리 #슈테판츠바이크 #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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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즐거움은 줄거리를 따라 읽는 것에만 있지는 않다. 책을 통해 다른 세계와 만나고, 그것을 통해 다양한 방향에서 오는 지적인 자극을 받아들이는 즐거움 또한 매우 크다.p9'라는 역자의 발언이 적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책이었다. 기독교에 큰 관심이 없었던지라 중세 교황청과 개신교의 전쟁과 같은 싸움의 디테일을 몰랐었고, 칼뱅이 어떤 인물이였는지 칼뱅에 대항하여 '생각한 것을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주창한 학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 #알릴레오북스 선정도서가 아니였으면 읽지 못했을 책이고, 읽을 기회가 주어져 고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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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초반 나치 치하 '의견을 달리'하기 어려운 사회분위기 속에서 활동하던 유명한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는 500여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권력을 가진 광신자 칼뱅에 맞서 '다른 의견을 말했던' 학자 '카스텔리오'의 전기를 쓴다. 문제적 인물, 칼뱅과 진정한 '인문주의자' 카스텔리오의 이야기를 잠깐 요약한다.

중세 권위적인 가톨릭 교황청과 맞서 '개신교'의 세상을 연 두사람의 인물이 있다. 첫번째가 루터라만 두번째인물은 제네바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과시하던 칼뱅이었다.  칼뱅은 편협한 신념에 개신교의 원칙들(교황청이 독점하려는 성경해석의 자유로움) 마저 무시하며 전횡을 일삼았던 종교의 권력자였다. 그의 힘 앞에 그 누구도 아무소리도 내지 못하고 칼뱅의 교리인 '인간은 기본적으로 죄인'임으로 즐거움없이 노동과 용서만을 비는 삶을 살아야했다. 심지어 성경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는 이유로 '세르베투스'라는 인물을 엄청난 고문과 조롱 끝에 화형에 처하기 까지 한다. 수백수천명의 가톨릭 화형은 있었어도 개인교도 사이에 단지 '의견'만으로 화형이 벌어진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제네바의 권력자들과 시민들은 칼뱅의 권위에 복종하며 불합리한 이러한 일들을 수용할 때, 힘없는 학자 카스텔리오는 정면으로 칼뱅을 비판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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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산책도, 놀이도, 기쁨과 쾌락도, 긴장을 풀어본적도 없이 평생을 자신이 만들어 놓은 기독교의 '원칙'에만 몰두하는 삶을 산 인간이 칼뱅이다. 자신의 의견에 반한다는 이유 만으로 살아있는 사람을 불태우라는 명령을 할 수 있으면서도 그 자리에 참여하여 끔찍한 장면을 보지 못하는 사람. 자신의 '신념'이라 포장된 교리들로 자신과 다른이들에게 관용의 자세를 가지지 못한 사람.  그를 보고 있지나 나치 뿐 아니라, '이념'이 중요하다며 헛짓꺼리들을 하고 있는 이 땅의 권력자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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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의 걸친 방송도 재미있게 보았다. 출연하신 신학자에 따르면 성경은 예수사후 50년이상 지난 이후 제자들에 의해 쓰여진 경전으로 아직도 성서신학이란 이름으로 예수가 했던 말씀, 하지 않았던 말, 확실치않은 말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칼뱅 당시의 성서연구의 수준은 지금 유럽의 신학대학교 2학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 수준에서 유권해석을 하고,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는 시대가 중세 기독교 시절이었던 것이다. 2000년도에 와서야 로마 교황청은 가톨릭이 저질렀던 잘못들을 고백하고 사죄했다고 하는데 개신교는 뿔뿔히 흩어진 많은 교파 덕에 그런고백을 할 수 있는 주체 마저 없는 상태이다.

성탄절에 파티까지 금지했던 칼뱅주의는 유럽 각지로 퍼져 청교도주의의 근간이 되고, 청교도적인 삶의 태도, 일하고 죄의 용서를 비는 일상이 기본이 되는 '인간상'은 성실한 노동자의 생산이란 측면에서 자본주의 발전에 한 동력이 된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작가 츠바이크는 글을 아주 잘쓰는 인물이다. 이야기에 흡입되어 흥미진진하게 당시 사회와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방송도 추천한다. '신학'을 소재로 하지만, 출연자들은 사실은 사회가 가져야 하는 '관용'의 범위와 정의 등 우리 삶을 지배하는 '의견들'에 대한 '의견'을 잘 나누고 있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

덧,
이번주 알릴레오북스 선정 책은 #조국 교수의 #디케의눈물 이다. 많은 시청 바란다.

p41 " 칼뱅은 조직자로서 종교개혁이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기 전에 그것을 붙잡아 세운 인물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이 '기독교 강요'는 나폴레옹 법전이 프랑스 혁명을 매듭지은 것처럼 종료혁명을 종결지원 작업이었다. "

p64 " 종교개혁은 처음에는 영적,종교적인 자유운동으로 시작되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의 손에 복음서를 자유롭게 돌려주기 위한 것이었다....그런데 칼뱅은 루터가 도입한 '기독교도의 자유'라는 이념을 다른 모든 형식의 정신적 자유처럼 사람들에게서 가차 없이 빼앗아버렸다. "

p151 " 정말 모범적인 제네바의 법에는 다른 사람을 범죄자라고 고소한 시민은 누구든 피고와 동시에 구금되어서 자신의 고소가 근거 있다는 사실이 집증될 때까지 그곳에 머물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

p177 " 진리를 구하고,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그것을 말하는 것은 절대로 범죄가 아니다. 아무도 어떤 신념을 갖도록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 신념은 자유다. - 세바스티안 카스텔리오. 1551년 "

p178 " 사실 '이단자'라는 개념 자체가 개신교의 가르침에는 맞지 않는다. 개신교는 모든 사람에게 성서 해석에 대한 자유로운 권리를 인정하고 있었다. "

p197 " 카스텔리오(에 따르면)....이단자란 기독교신항의 기본원칙은 인정하지만, 자기 나라에 지배적인 형태가 아닌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이단이란 절대적 개념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이다. 카톨릭 교도가 보면 물론 칼뱅파는 이단이다. "

p277 " 칼뱅주의는 그 지배를 받는 사람들에게서 정확한 하인, 겸손하고 지속적으로 전체에 소속된 인간 유형, 그러니까 관리와 이상적인 중산층 인간을 조형적으로 만들어냈다. 그러므로 막스 베버가 유명한 자본주의 연구에서 다른 어떤 요소도 절대적 복종을 가르치는 칼뱅주의만큼 산업화에 기여한 것이 없다고 말한 것은 옳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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