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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집

by 기시군 2023.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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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한국과학문학상수상작품집 #한국과학문학상 #한이솔 #박민혁 #조서월 #최이야 #허달립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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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국신인작가들 응원의 의미에서라도 이 책은 구매해서 읽었으면 좋겠다. 이 정도 퀄리티를 가진 단편이 가득한 책이 온라인 구매가 6930원이다. ☺ 커피한잔 값과 큰 차이가 없다.  가성비로 치면 이 만한 책이 없다. 신인작가들이라고 무시할 수 도 없다. 놀라울 정도의 재미와 생각꺼리를 던져주는 단편들이다. 챗GPT로 시작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열풍 속에서 지금의 젊은 작가들이 어떤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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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한편씩 보자

*최후의심판 (대상)
인공지능판사가 판결을 내리는 시대, 공정함이 실현되었다 사람들은 열광하였지만 어느날  명백한 오심을 내린 인공지능판사가 나타난다. 인간은 '그것'을 인간들의 법정에 세우고 AI가 하는 법의 심판에 대한 극적인 논쟁을 벌인다.

*두 개의 세계
코로나도 아니다. 대부분의 인간이 감염된 미래의 팬데믹은 감염자를 살아있는 나무로 만들어 버린다. 관리시설은 이미 나무가 된 사람들로 가득차버리고 관리자들도 하나씩 나무가 되어버려 이제 한명의 사람이 관리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삼사라
지구는 멸망했고, 지구에선 두척의 우주선이 출항했다. 한척엔 인간들이 또 한척인 '삼사라'호는 아이를 낳는 AI시스템과 아이를 기르는 AI시스템이 인간의 생산과 양육을 수행한다. 문제는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영혼이 없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식량이다.

*제니의 역
본격 농촌SF소설의 탄생. 지방노령화와 맞물려있는 다문화가정에 다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언어 통역 로봇 '제니'가 보급된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가운데 제니도 끼어있다.

*발세자르는 이 배에 올랐다
우주선은 선장 그 자체다. 뇌를 개조해 우주선을 기동하게 만들었고 선장의 육체는 우주선이다. 탑승자이자 엔지니어는 '발세자르'는 자신의 아내를 카피해 만든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져있다. 인류의 테라포밍 장소를 찾은 우주선은 어떤 비밀을 안고 항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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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풍경이 고스란히 SF의 외피를 쓰고 다가온다. 지금처럼 사법 불신의 시대에 인공지능이 판결을 한다면 오히려 더 공정한 판결이 나오겠다는 기대감, 그 기대감에 대한 논쟁적인 이슈들이 의미깊다. 또한 더 무시무시한 코로나에 사라져가는 인류를 바라보며 인간 종에 대한 존재의미를 한번 더 생각하게 하며, 인류의 절멸과정에서 기동하게 되는 AI들과 인간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지옥도 또는 새로운 풍경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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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특이했던 작품은 ‘제니의 역’이었다. 설정자체의 핍진성이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지금 현재의 시골풍경에 가져다 놓은 똘똘한 통역 로봇이라니 ☺️) 플롯이나 각 인물의 개성, 사건의 흐름등이 상당히 유니크하게 읽혔다. 가장 예상할 수 없는 상상력의 산물은 ‘삼사라’라고 생각했다. 스포 때문에 상세히 쓸수는 없지만 어찌보면 끔찍한 상황. 여기까지 생각해서 소설을 쓸수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앞으로 발표될 작품이 더 기대되는 신인이다.

지금 이 순간 젊은 작가들이 생각하는 SF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각 편마다 심사위원들의 평들이 너무 많이 담긴것 같다는 느낌은 살짝 거슬리기는 하나, 작품의 완성도가 대부분 높아 만족스럽게 작가들의 상상력과 필력을 부러워하며 편안히 읽었다.

P62 [최후의 심판] “ 인간은 선지자가 눈앞에 나타나도 믿지 않습니다. … 인간이 그를 선지자라고 인정할 때는 오로지 다른 이들이 그를 선지자라고 부를 때입니다. 그때 인간은 개인적으로 그를 선지자가라고 믿지 않더라도, 그가 정말 선지지가 아니라 단지 길가의 걸인에 불과해 보일지라도 남들의 눈치를 보며 선지자라고 부르게 됩니다. ”

P130 [두개의 세계] “ 나무가 아니라 사람들이에요. 저들을 봐봐요. 뿌리를 땅에 단단히 내리고, 가지도 하늘 높이 뻗고, 잎도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잖아요….. 생전 기 한번 제대로 못 펴봤던 사람도 저렇게 곧게 허리를 펴고 섰는데. 사람일때는 한 번도 피어본 적 없었던 꽃을, 열매를 맺고 저렇게 화려하게 섰잖아요. ”

P179 [삼사라] “ 20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만 명에 달하는 인간의 아이들이 삼사라의 인공 자궁에서 태어나 보육기와 아기 침대에 뉘어졌다. 그러나 그중에서 영혼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

P220 [제니의 역] “ 제니는 엄마가 태어난 나라의 언어를 그 옆의 여자가 자란 나라의 언어로, 또 이를 한국어로, 다시 각 나라의 언어로 연결했다. 여자들의 말소리는 모두 달랐지만, 이들의 대화는 한순간도 끊어지지 않았다. ”

P272 [발세자르는 이 배에 올랐다] “ 나도 내가 인간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말이야. 느네비앵이야 잘 모르겠지만, 자네는 알고 있지 않나, 발세자르. 뇌개방자의 몸은 나이가 드는 유기체 시절과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는 것. …. 휴식이라곤 찰나도 없지만 뇌 개방으로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지금이 좋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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