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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기억 #줄리언반스 #다산책방 #The_Only_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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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랑이야기와 무협이야기는 내가 가장 덜 읽는 분야다. 그런데 본의아니게 얼마전 #이승우 의 #사랑의이해 부터 이 책 #연애의기억 까지 사랑이야기를 계속 읽게 되었다. 얼마전 출간된 줄리언반스 전집 때문이다. 전집의 구성 순서에 따라 읽기로 했고, 첫책이 이 책이었던 까닭이다. 덕분에 '사랑과 연애'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할 기회가 되어 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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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단순하다. 한 70대 노인의 50년전 회상으로 시작한다. 영국 중산층 마을에 19세 대학생 남학생인 주인공 '폴'은 동네 테니스클럽에서 만난 48세 유부녀 '수전'과 사랑에 빠진다. 한때 불장난으로 끝날 수 있었던 그들의 사랑은 숱하게 많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진도를 낸다. '폴'보다 나이가 많은 수전의 두 딸, 섹스리스에 알콜이 들어가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수전의 남편, 아들과 수전을 조용히 힐난하는 폴의 부모들. 조용히 퍼전 소문에 폴과 수전은 테니스클럽에서 쫓겨나게된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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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he only story 로 단 하나의 이야기이다. 소설 안에서 독백하는 화자의 입을 통해 평생 한번의 사랑만이 있는 것이 아닌, 누구에게나 남길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들은 있다는 부연설명이 따른다. 소설가의 말처럼, 근원적이고 시발점이 되는 '사랑이야기'는 누구든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이해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열망하고 제어할 수 없게 달려나가고 욕망이 이성을 눌러 이기며 절대적으로 이기적인 '진실'들이 사랑일 터이다. 또한 그 결말 또한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랑은 '현실'이라는 막강한 힘에 굴복하는 경우를 빼면, 거의 책에서 언급되는 '슬픈섹스'를 통한 색바램을 통해 서로를 연민하다 멀어지는 '비극'과 뜨거움이 따스함을 변해 다른 형태의 '애정‘ 으로 안착하는 '덜'비극의 케이스, 이렇게 두가지가 대부분이라는 것, 우리의 머리속에 새겨진 사랑의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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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로 구성되는 책은 '나'라는 일인칭으로 시작해서 '너'라는 이인칭으로 넘어가, '그들'이라는 삼인칭으로 진행된다. 결국 다시 '나'로 돌아와 일상으로 마무리 짓는 끝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사랑을 바라보는 시점의 변화와 맥을 같이하는 듯이 보인다. 파격적인 소재와 솜씨좋은 작가의 서사 때문에 빠르게 책장이 넘어간다. 그래도 순간순간 읽기를 멈추고 작가의 사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동의 여부를 떠나,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게 생각해 볼 기회를 충분히 준다. 나라면, 너라면, 우리라면 어떻게 '하나의 사랑'을 잘 해낼 수 있을까? 답없는 질문이다. 그래서 일상에 넘실거리는 뻔한 사랑이야기들보다 사랑의 '진실'에 대해 조금은 더 가까이 들어가는 소설이었다.
✍ 한줄 감상 : 통속적인, 그러나 통속적이지 않은, 과정과 결말을 예상하기 힘든 품위을 잃지 않은 통속연애소설.
p40 " 젊을 때는 대부분의 시간에 섹스를 생각하지만 그에 대한 사유는 별로 하지 않는 듯하다. 누구와, 언제, 어디서, 어떻게 - 아니 그보다 더 흔한 건, 그 위대한 말일-에 열중한 나머지 왜와 어디로는 덜 생각한다. "
p59 " 네가 이해해야 할 것은, 폴, 우리가 다 닳아버린 세대라는 거야. "
p99 " 어디를 시작과 정지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는 10년 또는 12년을 함께했다. "
p105 " 사랑은 탄성이 있어. 희서석되는 게 아니야. 늘어나. 줄지 않아. 따라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 "
p117 " 나는 매클라우드의 집 안을 살금살금 돌아다니곤 했다. 얼마간은 인류학자로서, 얼마간은 사회학자로서, 전반적으로는 애인으로서, "
p125 " 그녀의 순수함, 나의 자신감 과잉. 그녀의 순진함, 나의 아둔함. 나는 대학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
p144 "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심장이 식었을 때 오는 것이다. 무아지경에 빠진 애인은 사랑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경험하고 싶어 하고, 그 강렬함, 사물의 초점이 또렷이 잡히는 느낌, 삶이 가속화하는 느낌, 얼마든지 정당화할 수 있는 이기주의, 욕정에 찬 자만심, 즐거운 호언, 차분한 진지함, 뜨거운 갈망, 확실성, 단순성, 복잡성, 진실, 진실, 사랑의 진실을 느끼고 싶어 한다. "
p218 "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모든 게 망하고 잘못되어 버리면 너는 아마 극복을 하겠지만 수전은 못 할 거라는 거야. "
p237 " 슬픈 섹스는 네가 그녀와 모든 접촉면이 사라졌다고, 그녀도 너와 모든 접촉면이 사라졌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이것이, 서로 여전히 연결이, 어떤 식으로든, 존재한다고 말해주는 방법, 마음 한편에서는 결국 그렇게 될 거라고 걱정을 하면서도, 너희 둘 다 아직은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주는 방법이 될 때다. "
p260 " 너는 사랑의 매는 그 매를 드는 사람에게도 매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
p328 " 사랑이, 어떤 무자비하고, 거의 화학적인 과정에에 의해, 연민과 분노로 용해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발견이었다. "
p352 " 수전은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대실패로 끝났다 해도, 흐지부지되었다 해도, 아예 시작도 못했다 해도, 처음부터 모두 마음속에만 있었다 해도,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진짜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단 하나의 이야기였다. "
p391 " 나는 어떤 사람들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삶의 아늑한 서사들을 믿지 않는다. 구원과 종결 같은 위한을 주려는 말에 숨이 막히듯이, 죽음이 내가 믿는 유일한 종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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