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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제정신이라는착각

by 기시군 2024.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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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신이라는착각 #필리프슈테르처 #김영사 #Die_Illusion_der_Vernu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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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엔 이미 마음이, 즉 ‘뇌’가 아픈 사람이 많다.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는 감기 수준이고 경증 우울증 정도야 아프다기보다 관리하는 수준으로 이해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조현병’은? 확실히 우리는 전제한 다른 병들과 ‘조현병’은 다르게 취급해 왔다. 저자는 조현병의 주요 증상인 ‘망상’ 이야기로 우리의 뇌를 되짚어 본다. 각종 정신장애와 조현병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일까? 더 나아가 우리는 정상이고 그들은 비정상, 제정신이 아닌 것일까? 새로운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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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람은 인류가 존재할 때부터 같이해 왔을 것이다. 하지만 조현병이란 질병이 생긴 지는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연상의 비약이 되고 생각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환청, 환각 등의 ‘망상’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조현병 역시 다른 정신장애와 같이 ‘취약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며 유전적 환경적 소인인을 같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놀라운 일은 조현병 ‘증세’를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100명 중 1명이라는 사실이었다. 망상이 인간이라는 종에게 그렇게 득이 되어 보이지 않으며, 조현병 환자가 결혼을 하여 후손의 숫자를 늘릴 수 있는 확률도 낮은데 왜 이렇게 높은 비율로 조현병은 우리 곁에 함께 하는 것일까.

하나의 추론으로, 우리 조상이 작은 집단을 이루고 있을 때 귀신을 만나는 등 ‘망상’의 기능은 그룹을 모으고 함께 살아가는 힘이 되었을지 모르며, 그런 존재가 ‘샤먼’의 위치에서 그룹을 지휘했을지 모른다는 가정을 가능하다.

또한 뇌는 예측(생각)과 외부자극의 결합으로 어떤 행동을 만들어 내는데, 일반들과 조금 다른 형태의 조합이 생성되는 사람들 (망상까지 가지 않더라도)은 어쩌면 창의성이나 창조성에 있어서 힘을 더 발휘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어쩌면 비합리적인 확신이 사피엔스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한 케이스들의 중첩이 우리의 진화를 이렇게 만들어 내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 확신이 진실한가 가 중요할 뿐 아니라, 잘못된 확신으로 말미암은 실수의 결과가 얼마나 큰 것인가 p139’가 더 중요했다는 말이다. 얼핏 봐서 나무토막으로 거의 보이는 물체를 비합리적으로 뱀이라 판단내려리는 우리의 뇌가 사이엔스를 현재의 우리로 만들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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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작은 지구의 지배자가 아니었다. 강자를 피해 다니며 썩은 고기를 훔쳐먹은 약한 존재로 시작한 우리는 언어와 뇌의 발달로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다. 그 과정에 우리의 뇌는 단순화된 알고리즘으로 결정을 빨리 내리는 ‘직관’을 선호하는 경향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빠른 판단을 위해서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인지적 예측’과 ‘지각적 예측’의 프로세스가 흥미로웠다. 미리 준비된 확신(인지적 예측)은 적은 양의 사건정보(소리, 시각 등)를 빠르게 처리하게 우리 뇌는 설계 운용되고 있다. 대부분 원활히 운용되며 일부의 실수는 우리 생존에 유리하게끔 결정되게 만들어져 문제가 없으나 도파민과잉(행복 호르몬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이나 여기선 다른 역할을 한다)등의 이상작동  외부로부터 입력되는 정보의 과잉판단을 하게 만들어 조현병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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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평균이상은 한다고 생각한다. (평균이상효과) 또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는 모든 일엔  원인이나 의도가 있다고 믿는다. (음모론의 득세)
더 많은 사람들은 내가 옳다고 믿는 것에 유리한 증거만 받아들이고 불리한 증거는 의도/무의식 적으로 피한다. (확증편향)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타인의 행동을 의심하고 의도를 수상히 여기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편집증)

이 모두는 확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생존을 위해 ‘진실’보다 지켜야 하는 자기’ 확신’은 우리 뇌 메커니즘 가운데 있다. 책 후반 후 저자는 ‘비합리적 확신’이 너무 과한 사람들과는 꾸준한 대화 정도 만을 약하게 권하며 끝냈다. 하지만 펜데믹시절을 지내며 쓰게 된 에필로그에서는 ‘백신음모론’ 등의 너무 과한 비합리적 확신에 가득 찬 사람들 때문에 치러야 하는 사회적 피해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한다. 뇌과학자에게 구체적인 해결책까지 바랄 순 없다. 다만, 우리 호모사피엔스의 뇌가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이해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첫걸음은 확실할 것 같다. 좋은 책이며, 잘하지 않은 말이긴 하지만 많이들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 한줄 감상 : ‘미친 거 아냐?’라고 소리칠 수밖에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일부 타인의 뇌 속, 뻔히 알면서도 헛짓을 하고 있는 나의 뇌 속, 그 구조와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뇌과학 책.

덧,
종교는 기본적으로 비합리성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접근방법이 인상적이었다. 내세에 대한 믿음이 삶에 위안을 주고 삶의 태도에 도움이 된다면 그 비합리성은 무시할 수 있고 실용적 ‘유익’을 더 따질 수 있다고 보다. 그걸 ‘실용적 합리성’이라 부르며 정당하다고 이해한다. 물론 이것이 종교적 테러 행위의 정당성까지 부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  

p14 “ 뇌는 외부 세계에 집접 접근할 수 없기에 지각을 만들어내야 한다. 뼈로 이루어진 깜깜한 공간에 들어앉아 감각기관이 그에게 공급해 주는 신호를 이해해야 한다. “

p60 “ 망상을 이렇게 정의한다. ‘명백히 반대되는 증가가 있는데도 변치 않는 확신…. 망상과 강하게 주장되는 생각을 구분하는 것은 때로 어렵다. “

p70 “ (인식적 합리성) 확신은 주어진 증거에 부합해야 하며, 이런 부합성에 맞춰 확신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인식적 합리성은 진리 대응론에 가깝다. “

p81 “ 음모론의 특징은 증거에 굉장히 불균등한 비중을 둔다는 것이다. 자신의 시각에 맞는 사실은 부풀리고, 배치되는 사실은 의심하는 식이다. “

p93 “ 확증편향이란 기존 확신을 확인해 주는 정보를 주로 찾거나, 이런 확신에 부합하는 정보를 지각하거나 그런 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말한다. “

p114 “ 적응적이라는 것은 생물이 자신의 적합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즉 생존과 번식의 가능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되도록 주변 세계의 조건에 맞추는 것을 말한다. “

p123 “ 천재와 광기는 통한다는 옛말이 일리가 있다고 하겠다. “

p141 “ 인재 왜곡과 그에 기반한 잘못된 확신은 결코 진화의 과실이나 인지적 충수 돌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전반적으로 적합성을 높이기 때문에 적응적인 특성이다. “

p168 “ 자연선택은 진실에 관심이 없다. 그는 재생산의 성공에만 관심이 있다. “

p205 “ 확신은 우리 뇌가 예측을 위해 활용하는 내적 세계 모델의 일부라는 것이다. “

p223 “ 뇌는 내적 세계 모델을 가지고 일한다. 이 모델 덕분에 뇌는 감각 데이터의 원인에 대해 예측하고, 이런 예측을 끊임없이 감각 데이터와 비교한다. 우리의 지각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다. 예측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 “

p283 “ 음모론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에 부합하는 내용이 아니라, 얼핏 보기에 모순된 것을 그럴듯하게 풀어주는 능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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