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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책 #금서기행 #김유태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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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이 섹시했다. 난 원래 나쁜 거에 강하다. 😎 나쁜 책이라니 얼마나 나쁠까 궁금했다. 물론 책의 퀄리티를 말하는 게 아니다. 당연히 Bad한 책이 아닌 시대의 금서들에 대한 이야기 였다. 인친님의 추천도 있었고, 궁금한 책이니 아니 읽을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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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로 나뉜 책은 30권의 금서를 다룬다. 부분별로 스케치해 본다. 피드 분량 상 앞의 4개 파트를 중심으로 다뤘다.
1부 아시아인들은 못 읽는 책
#인민을위해복무하라 로 유명한 #옌롄커 는 ‘딩씨 마을의 꿈’에서 중국의 매혈을, 요즘 쿠팡플레이에서 상영 중인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 가 베트남에서 어떤 취급을 당했는지 기록이 인상적이다. 또한 의외로 #캔리우 가 짧은 단편에서 일본 731부대의 만행을 다루었다는 이유로 그들이 각각 일본, 중국, 베트남 정권의 눈밖에 나서 금서가 되었다. 모두 권력의 만행, 그걸 숨기는 국가권력에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2부 독자를 불편하게 할 것
연쇄살인마들의 바이블이라 하는 #아메리칸사이코 는 너무 세밀한 연쇄살인의 묘사 등으로 언론과 독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턱뼈전체가 날아간 여성의 마약 모험담을 담은 #인비저블몬스터 , #롤리타 발표전 소아성애라는 파격적인 소재을 다뤘던 #나보코프 의 #어둠속의웃음소리 등은 책의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들이다. 독자의 불편이, 당시의 윤리가, 어느 수준을 기준으로 책을 금서로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3부 생각의 도살자들
농담 한 번으로 5년간의 군생활을 한 남자, #쿤데라 의 #농담 도 , 같은 체코작가 #보후밀흐라발 의 #너무시끄러운고독 도,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비판을 담았으니 금서였다. 권위주의 권력은 생각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파트에서 한국작가인 #이문열 의 #필론의돼지 를 언급하고 있는데, 글쎄 저자의 의도는 알겠지만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다. 이문열이 권력에 핍박을 받은 적은 이 필론의 돼지가 발표될 1980년 잠깐, 한 순간뿐이었다.
4부 섹스에 조심하는 삶의 이면들
섹스는 언제나 금서의 주요 주제 중 하나다. #필립로스 의 #포트노이의불평 은 황당해하며 읽은 기억이 있다. #마광수 교수의 책이, 교수를 강의실에서 체포되어 옥에 갇히는 일까지 벌어지게 만든 것이 90년대 우리 사회였다. #장정일 의 작품들도 같은 취지에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성적 표현의 자유에 대해 시간은 점점 관대해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그 경계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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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장점부터 살펴보자. 저자는 시인이자 기자이다. 서평을 담당하는 기자로 많은 책들을 접해왔다. 나름의 다양한 기준으로 흥미로운 이슈들을 다루기 위한 노력들이 보인다. 특히나 유명작가들과 직접 컨텍이 가능한 직업이라 작가들과의 인터뷰, 메일을 통해 작가의 소리를 직접 들려주기도 하니 읽은 맛을 더해 준다.
단점도 보인다. 편향이 보인다. 금서로 지정된다는 것은 시대의 권력에 대한 비판을 ‘쎄게’ 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의 많은 부분은 중국, 베트남, 체코, 등 다루기 안전한(?) 권력들과 작품 간의 관계를 다룬다. 사실 금서의 역사 중, 7,80년대 군사정권에 싸워오던 한국문인들의 금서들의 역사는 묵직하다. #죽음을넘어시대의어둠을넘어 가 없고 ‘필론의 돼지’라니. 이문열은 어떠한 개혁(운동/혁명 등)도 절대부패되고 구체제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개혁을 반대하는 인물이다. 나 역시, 저자처럼 어린 시절, 그의 #사람의아들 #젊은날의초상 등에 매혹되었던 골수팬이었다. 하지만 '개혁'를 ‘무지’로 치부해 버리는 엘리트주의자인 그를 확인하는 순간, 그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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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누군가의 삶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p7’는 저자의 말에 동감하며 ‘우리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도록 설계된 종 p87’이라는 작가 캔리우의 문장에도 동의한다. 위에서 언급한 나의 ‘개인적인 불만’을 빼면 이 책은 성실하게 ‘책’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그것에 대한 ‘제한’을 고민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책이다. 집중도 높게 흥미롭게 읽었다.
✍ 한줄감상 : ‘불편’이라는 단어가 불러 일으키는 책에 대한 ‘금지’의 역사를 담은 책.
p66 “ 결핍은 상상을 일으킨다. 더 많이 결핍될수록 더 많은 상상이 온다. “
p80 “저는 ‘동조자’에서 주인공의 독백을 읽는 내내 최인훈의 대표작이자 20세기 최고의 한국 소설인 ‘광장’ 속 이명준을 떠올렸습니다. “
p87 “ (켄리우 이메일) 글쓰기는 유별난 구석이 있다. 기호를 조합해 만든 인공물이란 점은 (데이터와) 같지만 궁극적인 힘은 감정과 공감이기 때문이다. “
p111 “ 인간이라는 종은 현실보다 과장된 허구 속 비극을 관람함으로써 해방감을 맛보는 존재입니다. “
p123 “ (어떤 편집자가 말한 좋은 책의 조건) 첫째, 흥미진진할 것, 둘째, 새로울 것, 그리고 셋째가 가장 중요한데, 바로 독자를 ‘불편’하게 할 것. “
p148 “ (나보코프) 생각해 보면 인간이 정말 간절히 원하는 욕망은 언제나 파괴적입니다. ….. 경계를 넘는다는 것은 대개 유닐적 굴레를 무너뜨리고 금지된 땅으로 진입하는 시도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보코프의 소설은 유독 욕망과 파괴의 친연관계를 보여주곤 합니다. “
p159 “ 사실 쿤데라가 갖고 있던 장점과 위험을 동시에 감지한 것은 나보다 조금 앞선 선배 세대였다. 그 선배들은 ‘전체’라는 가치를 소중하게 여겼다. “
p167 “ (너무 시끄러운 고독 중) 나는 근사한 문장을 통째로 쪼아 사탕처럼 빨아먹고, 작은 잔에 든 리큐어처럼 홀짝대며 음미한다. 사상이 내 안에 알코올처럼 녹아들 때까지. “
p181 “ (필론의 돼지에 대한 이문열 인터뷰) “ 다만 내가 소설에서 말하려던 건 ‘무지’와 혁명이 어떻게 구별될 수 있느냐’였다. “
p184 “ (같은 부분) 성질 나쁜 포악한 악인으로 죽을지언정 비루하게, 비굴하게 살다 죽었다는 말만큼은 정말 듣기 싫다. 그게 나의 마지막 두려움이라고 해야 할까. 2019년 5월 19일 인터뷰 “
p215 (창녀) “ 넬리는 창녀라는 직업을 이어가며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를 세계에 대한 혐오로 바꿔냈던 것이지요. “
p223 “ 포트노이의 자위행위 묘사는, 소년의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인간 행동의 한 상징이라고 평가받습니다. “
p233 (마광수 운명) “ 운명은, 인간의 삶을 둘러싼 모든 강압적 가치관을 아우르는 용어입니다. … 저자는 …’운명은 있을 수 없다’고 하면서 체계적인 논리를 펼칩니다. “
p239 “ 그의 다소(?) 독특한 과제(야설쓰기)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가릴 수 있겠지만 ‘미적 탐닉을 통한 쾌락으로서의 성’을 고민하게 만드는 특벽한 과제였던 점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
p239 “ (마광수) 소설의 목적이 가르치는 데 있다면 소설은 이미 예술이 아니다. “
p245 (북회귀선) “ 밀러는 주린 배를 움켜쥐고 하루를 길거리에서 보내면서도 발기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
p261 “ ALA의 주장은 어린 학생들이 동성애 성애 묘사 서적을 자유롭게 읽도록 ‘권장’하자는 게 아닙니다. 정확히 옮겨 적자면 ‘자녀에게 책을 읽게 할 혹은 읽지 못하게 할 권리는 독자 개인과 부모에게 있으며, 제3자가 그것을 판해서는 안 된다.’ 입니다. “
p277 (예수복음) “ 참된 종교는 자기 종교의 완전무결함을 주장하지 않고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마음 위에서 건립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p290 “ (묘비에 새겨진)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롭다.’ 소설가이자 구도자로서의 카잔차키스의 삶 전체를 움켜쥐는 문장입니다. “
p364 (포르노그라피아) “ 사르트르가 보기에 인간이 사는 세상은 ’시선과 시선의 투쟁과 갈등’으로 채워진 복합적인 공간입니다. “
p376 (1984) “ 인간은 풍족함을 느끼면 사유의 진화를 경험합니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문맹에서 해방괴고 이는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확보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
p384 (1984) “ 공시성은 ‘한 시기에 벌어진 사건들의 보편성’을, 통시성은 ‘시대를 불문하고 어느 시대에나 합당하다고 여겨지는 보편성’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공시성과 통시성은 문학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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