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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스킹 #김홍 #문학동네 #문학동네소설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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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 북클럽 가입하면서 선택한 책이다. 뭐 살펴볼 것도 없었다. 제목과 표지에서 오는 촉으로만 정했다. 더구나 요즘은 드문 편인 남성작가다. 맞다. 나는 한국인 남성소설가를 편애한다. ☺️ ( 반농담이지만, 히트작가 비중이 여성이 조금 높은 것 같아, 그들도 같이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싶은 마음은 있다. ) 그건 그렇고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 일단 널찍한 자간이 시원한 게 읽기 좋고, 속도감 있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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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장사꾼, 배치 크라우드 (한국명 박치국)은 이 구석진 시골동네에 프라이스 킹 이라는 대형마트를 낸단다. 나 ‘철구’는 27살 먹은 백수. 무당 엄마 ‘억조창생’은 마트 직원으로 나를 꽂아 넣었다. 비밀스러운 지령과 함께. 출근 첫날 사장과 난 장사를 시작하는데 이건 장사가 아니다. 일단 첫날 신라면 5박스와 ‘복수’를 주문받고 모든 고객의 요구는 거부했다. 정규직으로 취직했다고 질투하는 깡패 개차반 쌍둥이 형들 ‘일구’와 ‘칠구’는 나를 괴롭힌다.
마트안엔 커다란 금고 밖에 없고 사장님 박치국은 여유만만이다. 월급이나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 그런 와중에 이상한 사건들이 계속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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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다. 환타지소설도 아니고 풍자소설이라고 하기엔 퍼지름의 강도가 너무 쎄다. 🤔 가장 유사하게 떠오르는 작가는 #오한기 작가 정도. #정지돈 작가와도 비슷하지만 정작가 특유의 은근히 어깨 힘주기가 빠져있다. 확 놔 버리고 사방으로 돌출하는 이야기를 이어놓은 느낌이다. 맞다. 조금 젊은 오한기 쪽이다. ☺️ 다만, 오한기작가는 자동기술법에 의지하고 있다면 김홍작가는 아닌 척 하지만 꽤나 세밀한 설계 속에서 소설을 구축해 낸다. 인물의 성격, 말도 안되는 것같은 서사들의 이음새가 의외로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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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때문에 상세하게 이야기할 순 없지만, 기상천애한 변신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 말도 안되는 공간에서의 모험. ‘에티튜드’를 언급하는 라면 파는 할머니, 진라면 순한 맛만 먹는 코끼리 사육사 등 원색으로 분장해 놓은 인물들이 인상적이다. 살짝만 잘못하면 어색하고 유치해 보일 소설이 이상하게 달라붙으며 웃음을 준다.
평화를 사랑하는 게으른작가로 본인을 커버 치지만 결국 이 소설은 고통의 원인인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가는 용감한 소설이다. 세상 복잡함에 머리 아플 때 집어 들고 읽다 보면, 어쩌면 위로까지 받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
✍ 한줄감상 : ‘원치 않아도 짊어져야 하는 것p228’에 대한 엉뚱 발랄한 소설.
p21 “ 배치 크라우더는 한낱 장사치가 아니게 됐다. 전 국이 백 년 동안 쓰기에 넉넉한 공간이 확보된 이후 열린 기념식에서 그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
p42 “ 값싸고 질 좋은, 하지만 싸구려가 아닌 복수요. 평생 기억에 남을 기념비적인 복수를 찾고 있어요. 나에게도, 당하는 사람에게도 의미 있는 그런 복수가 있을까요? “
p76 “ 그때 문틈으로 작은 물체가 폴짝거리며 들어오는 게 보였다. 아기 토끼만 해서 토끼인 줄 알았는데, 주인을 잃은 듯한 뒤꿈치였다. “
p104 “ 그런데 친구야. 이름에 속지 마라. 이름에 현혹돼서 본질을 잃으면 손에 남는 건 아무것도 없어. 물속에서 쥐는 모래처럼 흩어지는 거다. “
p136 “ 한편으로는 후련하기도 했다. ‘씨발.’ 엄마에게 그 한마디를 하는 데 이십칠 년이 걸렸다. “
p204 “ 마지막으로 하나 가르쳐주고 가는 거지. 거절하는 법을 더 배워. 거절은 나처럼 하는 거다. 애초에 말도 못 꺼내도록 매정하게 잘라내는 거절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꿔서 도망가버리는 거절도 있는 거야. “
p225 “ 계약도 복수와 같아요. 인과율의 세계에서 약속은 곧 법이 되죠. 잘못된 약속이라고 해도 깰 수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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