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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인밤 #파스칼리냐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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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백하자면 인친님 피드에서 홀라당 넘어가 구매했다. 😙 물론 구체적으로 뭔가를 적어놓으신 건 아니지만, 뭔가를 기대하게 하는 뉘앙스를 느꼈고, 책 값은 아끼지 않는다는 나의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바로 구매했다. 시커먼 책이 도착했고, 19금 명화들이 가득했다. 문제는 그림들 사이에 저자 ‘파스칼리나르’가 적어놓은 에세이인 듯싶지만 역사서 같기도 한 철학적인 문장들이었다. 난 그림을 감상하고 가볍게 글을 읽고 싶었단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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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이해한 바, 이 책은 미술과 역사, 문학 안에서 ‘에로티시즘’이 다루어져 온 방식을 탐구한 책이다. 미켈란젤로, 코레조, 루벤스, 렘브란트, 마그리트, 피카소, 호퍼, 신윤복, 우타마로, 석도 등 200여장의 성적인 이미지(부분적으론 성적보다 폭력적이고 잔인한 이미지도 포함되어 있다.)를 대상으로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관습 등을 비추어보는 작업을 진행한다.
고대 그리스부터 지금까지 에로티시즘의 변화 형태를 소개하고, 성적 표현의 금기의 범위, 그걸 극복하고자 하는 예술가들의 노력을 확인한다. 또한 무의식속에 내재되어 있는 욕망과 공포의 이야기를 프로이트와 라캉식으로 풀어내며, 자신이 컬랙션 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에로작품모음집’이 아니다. 인간 본질에 땔 수 없는 에로티시즘을 나름의 역사적 관점, 철학적 방법론으로 탐구하는 시적인 에세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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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5세부터 자신도 모르게 ‘욕구’를 느끼며, 소년은 5세부터 자신도 모르게 ‘거세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역사는 남성기의 정복의 역사이자 피해자들의 거세노력의 반복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가 많다. 상징과 비유는 신화속에서 더 힘을 발휘한다. 신화를 통해 전달되는 ‘성’의 이야기는 신비롭고 과격하면서도 진솔하다. 내가 잉태될 때 나는 거기에 없었다. 저자가 원해서 구성했다는 검은색 바탕의 흰색 글씨, 그리고 ‘욕망과 허기’의 장면들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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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섹스에 대한 원망이 느껴진다. 진심을 숨기고 내가 허락하지 않은 삶을 만들어낸 그녀, 그에 대한 핀잔의 예술적인 표현들일지 모르겠다.
✍ 한줄감상 : 글을 그저 거들뿐, 그림을 보라. 😎
p11 “ 내가 수태되었던 밤, 나는 거기 없었다. 당신보다 앞서 있는 날을 목도할 수는 없는 일이다. “
p15 “ 저 옛날을 보듯, 빛이 있기 전을 본다는 것. 입이 대기를 알기 전을 본다는 것. 몸이 호흡하기 전을 본다는 것. “
p26 “ 원초적 장면에서 우리 각자는 자기 성의 대표자를 죽인다. “
p34 “ 내가 존재하기 전 당신들은 나를 사랑했나요? “
p48 “ 아포칼립스는 그리스어로 감춰둔 곳에서 오브제를 꺼낸다는 뜻이다. 계시, 반박, 아포칼립스, 다 같은 것을 말한다. 특히 여기서 …. 나체는 본래적인 환상 가운데 있는 가장 근본적인 환각이다. “
p63 “ 자신이 살아온 강박적일 정도로 성에 사로집힌 삶을 생각하며 마리 마들렌은 더 이상 먹지 않으며 우울(멜랑꼴리)의 표상이 된다. / 우울은 천국의 문턱에서 나타난다. “
p71 “ 밤이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밤은 훨씬 암가에 가깝다. / 이것이 하데스다. / 화 (Ha)- 이데스(ides)는 그리스어로 비-가시적인이라는 뜻이다. “
p109 “ (지옥들) 에로스는 암살의 신이다. / 비가시적 장면을 토대로 저 옛날의 아토피(atopie)가 세워진다. / 이 아토피는 붉은 구멍이었다가 안이 깜깜한 세계가 된다. / 이것은 지옥이다. “
p117 “ 피 흘리는 고통을 보는 것이 야수들은 좋았다. 이 야수들은 곧 신들이었다. “
p151 “ 인간만이 교미와 출산을 연결 짓는다. 인간이 이 장면에 강박되다면 인간이기 때문이다. 당황스럽고, 스치스럽지만, 어떤 확신이 든다. 이 거북함 때문에라도 인간성과 동물성을 결단코, 확실히, 분할해야 한다는. “
p164 “ 공포는 준비 안된 엑스터시다. 준비 안 된 것이어서 외상 증후군이 남는 엑스터시다 “
p186 “ 불안이란 무엇인가? / 불안에 떤다는 것은이 불가능한 도주, 이 불가능한 접촉 속에 못 박힌 채로 있는 일이다. 불안이란 이런 의미에서 죽을 지격에 이를 정도로 가만히 관조하는 일이다. “
p220 “ 오브제는 전제한다. 허기 속의 엄마 젓을 - 그래서 아내 앞에 있고, 보여야 하는 그 모든 것, 마지막으로, 그러나 결정적으로, 인간들의 눈에 , 오브제 부재는 밤의 경험 속에서만 지켜진다. “
p223 “ 욕망이란 없는 것을 보려는 탐식이다 / 예술은 없음을 보는 일이다. “
p239 “ 바다에 떠밀려온 시체에 항상 의미가 부여된다. / 왜냐하면 그것은 추억(souvenir)이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
p256 “ 매혹한 자는 관조된 자다. 매혹된 자는 관조한 자다. 이를 결합하는 유일한 것이 바로 음경이다. “
p259 “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이 밤을 무서워하듯 어른들은 죽음을 무서워한다 “
p266 “ 비가시적 장면의 마지막 특징을 말해야 할 때가 되었다. 전적으로 우울한 것이라 이를 아직까지 말하지 않고 빼놓았다. 이성애를 통해 해후하는 것은 비로소 하나가 된 두개의 절반이 아니다. 서로 보완되는 두 개의 성기가 아니다 서로를 탐사하는 두 불완전체이다. 영영 알 길 없는 차원 속을 ‘함께 가는’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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