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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인듀어런스

by 기시군 2024.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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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듀어런스 #캐롤라인알렉산더 #프랭크헐리 #뜨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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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 그걸 알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국가를 책임져야 하는 이는 자기 마누라 책임에만 골몰한다. 책임은 남이 지는 것이고 난 책임질 일을 피하는데 신경을 쓰는 게 그의 일상이고 우리도 사회생활이라는 핑계로 그런 생활을 하기도 한다. 백 년 전 이 배의 대장은 그렇지 않았다. 책임이 뭔지, 얼마나 중요한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2년의 시간 동안 온몸을 다해 보여준다. 그것도 추위와 배고픔과 싸웠던 척박한 남극의 땅에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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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대 대장 어니스트 새클턴은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남극점 가장 가까운 곳 까지 항해해서 극점을 정복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목적지를 겨우 150km 앞에 두고 빙붕(해안가의 얼음덩어리) 사이가 끼어 갇혀버린 것이다. 갇히는 시간이 흐르다 보니 남극의 겨울은 다가왔고 얼음은 더 강하게 얼어 이들은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인듀어런스에는 28명의 팀원이 타고 있었다. 18개월을 버텼다. 하지만 얼음사이 배가 침몰해 버리는 상황이 되고 몇 개 보트에 나눠 탄 선원들은 탈출을 시작한다. 그들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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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는 이 탐험을 기록하고자 ‘프랭크 헐리’라는 사진사가 타고 있었다. 그는 2년에 걸친 인듀어런스호의 모습과 선원들의 일상을 정성들어 담았다. 침몰하는 배의 모습, 선원들 인물사진, 갇힌 상태에서 배주위의 얼음을 깨는 모습, 기다리며 작은 캠프를 만드는 모습 등. 이 사진들 덕분에 당시 그들이 처했던 추위와 허기, 위기의 모습을 현장감 있게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구조의 순간을 찍은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던 그들의 2년간의 모험의 안도와 떨림이 전달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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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종의 특성을 생각하게 한다. 극도로 이기적인 유전자의 횡포에 나만 아니면 된다는 횡포를 부리던 그들은 어떤 극단적인 상황에서 좋은 리더를 만날 때 개별 종이 가지는 능력 이상을 발휘하는 힘을 보여준다. 그럴 때 우리 인간 종은 그 상황에 감동하며 우리 몸 안에 내재된 협력유전자를 스위치 온 하는 것은 아닐까. 오래전 월드컵 4강에 간 선수들을 보며 열광했듯이 인듀어런스호의 28명의 사람들을 보며 감동하게 된다. 이런 서사는 가끔, 우리에게 희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 

✍ 한줄감상 : 현장감 넘치는 선명한 사진과 재앙과 고난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실화가 주는 감동. 또 하나, 꿉꿉하고 더운 여름날 읽는 추운 남극이야기. 🌨️❄️☺️

덧,
이 책은 #김어준의뉴스공장 수요독서코너에서 소개된 책이다. 덕분에 좋은 책을 읽었다. 좋은 일 많이 하는 프로그램이다. 😅

p20 “ 섀클턴은 극지 탐험용 배를 만들어온 노르웨이의 유명한 조선소에서 300톤 규모의 목조 범선 ‘국극성’호를 구입했다. 80cm 두께의 참나무와 노르웨이 전나무로 만든 44m 길이의 뜬뜬한 배였다. … 그 배의 이름을 섀클턴은 ‘인듀어런스(Endurance:인내)’로 정했다. “ 

p22 “ 탐험가로서 가장 소중한 사산은 다름 아닌 그의 낙천성이었다. 만일 그가 냉정하지 못했거나 욕심이 더 많았다면 지난 두 번째 탐험에서 남극점 최초 정복의 주인공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랬다면 그와 그의 대원들은 스콧 일행과 마찬가지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을 것이다. “

p38 “ 그러나 섀클턴은 진정으로 위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혀 화를 내지 않았고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얼음 위에서 겨울을 보내야 한다고 짤막하게 말했을 뿐이었다. 그는 절대 비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겨울을 준비했다. “ 

p54 “ 5월 1일, 태양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앞으로 4개월 동안은 해를 전혀 볼 수 없을 것이다…… 섀클턴은 규율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은 그의 동의를 받아 이루어졌다. 대원들은 그의 말이 ‘명령’이어서라기보다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게 복종했다. “

p75 “ 10월 27일 오후 4시, 온종일 거세게 밀어닥치던 압력이 마침내 최고조에 달했다. 배가 한쪽으로 기우뚱거리며 스러지는 순간, 거대한 얼음이 키와 선미재를 맹수처럼 난폭하게 찢어버렸다. 갑판이 부서져 나가고 용골이 쪼개졌다. 바닷물이 콸콸 쏟아져 들어왔고, 마침내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다. 배가 서서히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

p106 “ (탈출한 보트에서 노를 젓던 선원) 키를 잡고 있던 자세 그대로 몸이 뻣뻣이 굳어 있던 위슬리는 마사지를 한참이나 받고 나서야 겨우 바닥에 몸을 누일 수 있었다. 그는 이미 90시간 이상이나 잠을 자지 않은 상태였다. “ 

p125 “ (섀클턴은) 누군가 심하게 떨고 있으면 즉시 뜨거운 우유를 준비하여 모두에게 먹이라고 명령했다. 그러면서도 자기 몫을 나누어준다는 사실만은 아무도 모르게 했다. “ 

p144 “ 섀클턴은 거의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얼굴엔 날마다 주름이 새로 늘어났고, 검고 두껍던 머리카락은 차츰 흰색이 되어갔다. 맨 처음 구조작업을 시작했을 때 그에게는 회색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새 번째 구조작업을 나서는 그의 머리는 완전한 회색이었다. “ 

p161 “ 드디어 해냈오…. 한 사람도 잃지 않고, 우리는 지옥을 헤쳐나왔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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