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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이것은 새입니까?

by 기시군 202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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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새입니까 #아르노네바슈 #바람북스 #이동진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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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의 제자이자 이미 유명했던 조각가 콩스탕탱 브랑쿠시에게 사건이 생겼다. 미국에서의 전시회를 위해 뉴욕항에 보내진 작품 ‘새’를 세관원들은 예술품이 아닌 일반물품으로 판단해 세금을 매겨버린 것이다.  작품을  사들인 소장자와 작가 브랑쿠시 모두 황당한 상황. 작품 ‘새’가 예술품인지 아닌지 뉴욕에선 날 선 재판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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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이란 무엇인가’ 가 재판의 중심이 되어 버렸다. 지금은 이미 결론이 거의 난 주제일지 모른다. 하지만 다시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예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예술가와 장인의 차이, 고귀한 장인과 예술가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떤 조각가는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새’를 예술이 아니라 한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객관적 기준은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주물은 예술가가 직접 할 수 없고 기술자에게 맡겨야 하므로 예술가의 손에 의해 탄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술이 아니게 되는 걸까? 이 논리로 라면 로댕의 그 많은 작품들은 부정되어야 한다. 미술을 전공한 사람만이 예술가일까? 

주조공에게 청동합금의 제조법과 주조지침 맡겨, 작품의 초기형태를 생산을 하고 주조가 끝난다음 작가가 다시 수정하고 연마하는 과정을 거친 작품 ‘새’. 본질에 다가가지 위해 디테일을 생략하고 공간 안에서의 존재를 대립시켜 다시 그 존재를 부각시키고자 했던 작품 ‘새’. 작품 ‘새’는 미감을 자극하는 예술품임을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다. 

당시 시대는 변하고 있었다. 작가와 친분이 있던 마르셀 뒤샹은 자신의 ‘레디메이드’는 이미 작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던지라 브랑쿠시의 편에서 발언을 한다. 또한 뒤상은 편지로 뉴욕의 재판을 파리의 부랑쿠시에게 부지런히 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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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랑쿠시는 사물의 핵심을 포착하고 형태의 본질을 강조하기 위해 세부를 생략하는 기법으로 청동주물작품을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인 아르노 네바슈는 예술의 본질을 향한 부랑쿠시의 이야기를 역시, 생략과 공간과의 대비로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모든 페이지는 생략된 디테일과 그와는 대비되는 강렬한 색감으로 채워져 있다. 그림들은 소리 없이, 즉 대사 없이 브랑쿠시의 작업들의 디테일들, 즉 작품활동들을 그려내기도 한다. 블루톤, 그린톤, 레드톤 등 주요 색감이 주는 의미들이 이 예술가를 변호하는 듯 보이며 이 또한 또 다른 미감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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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미국법은 원본회화,드로잉,조각품이 복제품이 두 개를 초과하지 않고 작가의 ‘수작업’으로 작품을 제작해야 ‘예술품’으로 인정한다는 법이 있었다 한다. 법대로만 하자면 예술품일 수 없는 ‘새’는 현대미술의 개념과 범위의 확장에 동의하는 재판장에 의해 면세대상인 ‘예술품’으로 결국 인정받는다. 중요한 건 과정일 것이다. 그 시대 예술가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예술품’의 개념을 열거하고 논쟁하는 과정 속에서 앞으로 우리는 어떤 범위까지 ‘예술품’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AI시대, 프롬프트로 만들어진소설, 그림, 동영상, 3D프린터로 만들어진 조각까지 대상은 끝없이 넓어지고 있다. 프롬프트 입력자의 ‘의지’와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하다면 AI생성물도 예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재현’이나 ‘실현’이 많은 기존 작품들의 ‘합성’이란 특면에서 반대의견도 가능하다. 우리의 논쟁은 어디로 향할까.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할 따름이다. 

✍ 한줄감상 : 예술의 기준에 대한 고민을 불러오는 예술적인 그래픽 노블. 

p47 “ 우리가 바라보는 것을 둘러싼 공간, 우리에게 작품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그 소우주인 셈이지… 핵심은 대비야. 콩스탕탱. 풍경을 깨트리는 저 광고판들을 보내게나 “ 

p58 “ 클로드 모네에 대해서는 뭐라고들 하려나? 서른 번이 넘게 똑같은 주제를 그렸으니 성당 그림들도 다 복제본이라고 할는지! “ 

p59 “ 노동자는 윤을 낼 수는 있겠지만 이것을 구상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중요한 차이죠. 노동자는 예술가와 같은 방식으로 예술 작품을 상상하지 않으니까요. “ 

p99 “ 내가 여기서 만드는 건 수눗한 자연이야! 고요함, 우아함, 균형, 이성, 삶의 행복 같은 것들 말이지. “ 

p117 “ 최근 몇년 동안 이른바 현대미술이라는 화파가 발전해왔고, 본 법정 역시 이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현실의 모방보다는 추상적인 개념을 강조하는 이러한 전위적인 사상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본 법정은 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

#독후감 #북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그래픽노블 #예술의범주 #이것이새입니까_기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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