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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땅의야수들 #김주혜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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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탓에 묻혀버렸다 할 수도 있겠지만 어찌 보면 그 탓에 같은 레벨의 한국 문학의 성취로 논의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재미교포가 쓴 세미 대하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은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것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통해 만들어진 웰메이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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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두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행된다.
사냥꾼 아버지는 굶어 죽었고, 누나들은 결혼으로 팔려갔다. 어린 ‘정호’는 혼자남아 서울의 거지패거리에 합류하고 그의 타고난 강인함 덕분에 패거리의 우두머리가 된다.
‘옥희’는 집의 가난 때문에 기생집에 팔린 몸이다. 기생수련을 받으며 평양에서 자라던 옥희는 키워주던 기생집 주인의 뜻에 따라 서울로 떠난다. 아직 피지 않은 꽃 어린 옥희는 춤과 노래를 배우며 조금씩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키워간다.
길에서 우연히 만한 ‘정호’와 ‘옥희’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친구사이가 된다. 둘에게 닥친 삶의 풍경은 다르다. 어른이 되어가며 정호는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의 일원이 되며, 옥희는 유명한 영화배우로 출세를 한다. 정호는 사랑을 보내며, 옥희는 아직도 우정으로 그를 대한다. 그러던 중 옥희 앞에는 한 잘생기고 지적이지만 가난한 남자 ‘한철’이 나타난다. 정호에게 느낄 수 없는 무엇이 옥희의 가슴속에서 솟아오른다. 사랑이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전쟁은 길어지며 수탈은 심해진다. 조선 땅은 요동친다. 둘은 그 시절 한국의 거친 폭풍들을 필사적으로 겪어간다. 사건들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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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917년부터 1964년의 한반도는 그 자체가 드라마다. 식민통치와 수탈, 해방과 좌우대립 그리고 전쟁. 작가에게 이 정도의 영감을 줄만한 서사는 드물다. 작가는 이 매력적인 서사 안에 전해 듣거나 공부해서 알게 된 그때의 한국인들과 작가의 마음속에 스며있는 지금의 현대인의 정서를 같이 녹여낸다. 신파와 모던이 섞인 듯인 약간의 이질감은 거기서 생긴다.
약점이 아니다. 덕분에 세계적인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본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입장에서 어떻게 일제와 2차새계대전을 겪어내었는지, 한국인들은 어떻게 그것에 대응해 살아남았는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뉴욕의 호응과 수상은 그에 따른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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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는 작은 땅엔 야수들이 산다는 문장에 공감한다. 그런데 아마 호랑이는 아닐 것이다. 호랑이는 공존의 존재였다면, 외세나 침략, 내란, 전쟁 등의 훨씬 더 무서운 일들을 헤쳐나왔던 우리의 조상, 선배들은 야수였다. 그들의 피로 우리는 이 땅에서 풍요를 누리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이것이 이익이냐 불이익이냐가 아니라 이것이 정도냐 사도냐를 판별하고 행동했던 그들의 피가 모여 이 땅을 지켜냈다.
지금 이 땅의 엘리트들이 떠오른다. 교양 있는 지식인. 교양은 개인적으로 쌓아 올린 지식과 고급스러운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정성과 여유에서 만들지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같이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인 교양이다. 아직 탄핵판결을 내리지 못하는(또는 하지 않는) 헌재 법관들을 보며 분노를 넘어 ‘혐오’의 감정이 올라온다. 당신 같은 자들이 백 년 전에 이 땅을 사익을 위해 팔아넘겼다. 이런 역사의 반복은 끔찍하기만 하다.
✍ 한줄감상 : 외국인에겐 과거의 한국인들의 처지와 의지를 알릴 수 있는 소설이며, 한국인들에겐 우리역사를 배경으로 익숙한 미드적인 재미가 결합된 드라마의 ‘재미’를 제공해 주는 책.
p23 “ 호랑이르 죽이는 건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만이라고. 그리고 거건 호랑이 쪽에서 먼저 너를 죽이려고 할 때분이다. 그럴 때가 아니면 절대로 호랑이를 잡으려 들지 말아라. “
p75 “ 제가 드리는 이 군자금은 단지 저만이 아니라, 거의 평양 전체 기생들이 한푼 두 푼 모아 드리는 것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p119 “ 모든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신이 고유한 의미를 지닌 존재 라고 믿는다. 그러지 않으면 각자의 인생을 버터내기 어려울 것이다. “
p277 “ 그는 충분히 먹고살 만한 식량을 가진 사람들이 왜 그 이상의 돈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 때문이 아니라 사회의 인정과 검증을 갈망해서였다. “
p330 “ 소쩍새는 커다랗고 둥근 눈에 갈색 깃털을 가진 올빼미에요. “
p389 “ (한국인) 지주들이 높은 재산세를 이기지 못해 마침내 땅을 팔기로 결정할 때마다, 일본인들은 근처에서 서성이며 냄새를 맡고 있다가 지주들이 내놓은 땅을 헐값에 낚아채곤 했다. “
p429 “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용감한 거지. “
p513 “ 호랑이만큼은 정말이지 놓치고 싶지 않아. 일본에는 그처럼 사나운 맹수가 없거든, 영토로 따지면 우리가 훨씬 더 큰 나라인데도 말이야. 이 작은 땅에서 어떻게 그리도 거대한 야수들이 번성할 수 있었는지 신비로울 따름이야.
p564 “ 자신에 대한 진정한 믿음을 갖게 만드는 건 세상에 딱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본인에게 닥친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누군가에게서 깊은 사랑을 받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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