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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사람들 #계엄령 #페스트 #알베르카뮈 #민음사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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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란 말이냐. 700페이지가 넘는 양장본에 희곡 계엄령과 장편 페스트에 산문들까지. 평소 내 피드 스타일로는 하나의 피드로 정리를 못 끝낸다. 고민이다. 🤔 의외로 읽은 재미는 솔솔 했다. 페스트는 오래전 읽었던 터라 건너뛸까 했는데 계엄령을 읽고는 바로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튼, 책소개나 해보자. 책 러버들은 다들 알고 있는 교보문고와 여러 출판사의 프로젝트인 #디에센셜 시리즈 중 이번엔 조금 특이한 형식의 작품이 나왔다.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품을 큐레이션 하여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대상 작가는 한 사람이다. 이미 ‘ 디 에센셜 ‘ 시리즈로 출간된 적도 있는 ‘카뮈’다. 작품이 중복되어 실리지 않으니 독자로서는 행복할 뿐이다. 디에센셜은 초판만 양장본으로 찍기 때문에 빨리 구매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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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계엄령’을 살펴보자.
희곡이고 그저 ‘페스트’의 연극판 각색인 줄 알고 있었다. 전혀 아니었다. 소재만 빌려 새롭게 창작된 작품이었다. 페스트에서 ‘페스트’는 부조리한 운명의 소재였다면, 계엄령의 ‘페스트’는 하나의 독재를 상징하는 인물로 지시하고 명령하는 존재였다. 여비서가 들고 있는 수첩에 적힌 주민들의 이름에 줄을 긋게 되면 바로 그 주민은 죽는다. (데스노트?😊) 두렵고 무서울 수밖에 없는 상황. 주인공들은 페스트에 맞서는 한 가지 방법을 알아낸다.
다시 읽는 ‘페스트’는 더 재미있었다.
4월16일 아침 의사 리유의 진찰실 앞에서 발견되는 쥐 한 마리를 시작으로, 도시 오랑엔 페스트의 침탈이 시작되었다. 중세 페스트의 환자들은 갈고리에 찍혀 끌려나가 불태워졌지만, 오랑시는 나름의 행정력도 있었고, ‘성실성’으로 무장한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 끝도 없이 밀려 나오는 병마와와의 긴 싸움을 이어간다.
모럴리스트들은 자신들이 가진 신념에 딸 페스트에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 말하지만 실제 그 긴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건 ‘그들 자신의 몫을 페스트로부터 구해 내기 위해서 기울인 절망적이고도 단조롭고 꾸준한 노력 p389’ 들 덕분이었다. 반항하였지만 마지막까지 소진되진 않았다. 많은 친구들이 떠나갔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에겐 일단은 한 번의 승리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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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니 선명해진다.
카뮈는 사랑의 작가다. 그에게 사랑은 실존적이며 한 개인의 유일한 행복이다. 사랑의 과정은 ‘형용사를 버리는 일’
로 시작되며 끝난다.
카뮈는 정의의 작가다. 언제 나는 비겁해 지는가를 고민하며 작품을 쓴다.
언제든, 어떤 상황이 닥치든, 입다물고 침묵하는 무리에 속하지 않기 위해 ‘쓴다.’
카뮈의 ‘부조리’은 배경일 뿐이다. 폭력과 권력을 앞세우며 행정과 법의 폭력을 만드는 악의 원천이지만, 그에겐 그저 ‘침해자’다. 그는 믿는다. 침해 앞에서 인간은 경멸스러운 요소도 가지고 있지만, 찬양받아야 할 할 것들이 더 많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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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선가 내가 언급한 말. 카뮈는 무의미한 세계에서 자신의 자존을 지키는 당당함을 말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 당당함은 ‘반항’으로 구체화되며, 반항은 ‘언제나 모든 사람들을 위한, 모든 사람들의 삶이 빛 속에서 향상되도록 하기 위한 반항 p625’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그에게 ‘사랑’이란 절망 속에서 피어난다. ‘삶의 의욕’이 닿는 끝에 한 개인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랑’이 존재한다.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그는 말한다. ‘ 인간은 인간 자신의 목적이다. p668 ‘ 부조리한 세상은 온갖 탈을 쓰고 인간에게 덤벼든다. 위험과 공포 덕에 포기와 관망으로 도망하고 싶을 때, 인간인 ‘자신을 극복’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카뮈가 그의 대선배 카프카를 넘어서는 부분, 긍정의 힘이 발휘되는 부분이다.
✍ 한줄감상 : 책이 너무 이쁘다.(심지어 연극사진도 있다) 구성도 멋지다. 내용은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
p53 “ (계엄령) 좋은 정부란 무릇 그 통치하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정부를 말한다. “
p76 “ 사실 지금 당장 병마는 주로 빈민들이 밀집해 있는 외곽 지역들에서 번져 가고 있습니다. 이 점만은 적어도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
p98 “ 특히 동일 가족 간의 고발을 장려하는 바이며, 그 경우 이른바 양민 배급이라고 하여 일상적 식량 배급의 두 배를 할당하여 보상한다. “
p100 “ 시민 각자는 초를 먹인 솜을 항상 입에 물고 다닐 것을 명령한다. 이 조치는 질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시민의 분별 있는 언동과 침묵을 유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
p105 “ 제군들은 장차 통계 속에 포함되어 드디어 무엇엔가 쓸모 있게 될 것이다. “
p132 “ 판사 : 범죄가 법이 되면 그건 더 이상 범죄가 아닌 거다. “
p176 “ 페스트 : 부자도 못되면서 자유롭다고 우쭐대는 놈들의 나라가 나는 싫어. 감옥도, 사형 집행인도, 권력도, 피도 내 손안에 있는 거야! “
p289 “ (페스트) 사망자의 수가 다시 서른 명으로 늘어난 날, 베르나르 리유는 ‘저들이 겁을 먹었소.’ 하며 지사가 내미는 정보 공문을 받아 읽었다. 전보에는 ‘페스트 사태를 선언하고 도시를 폐쇠하라’고 적혀 있었다. “
p319 “ 페스트가 더욱 성해져서 일주일에 사망 환자 수가 평균 오백 명에 달하고 있는 병원에서 보낸 그날들이 정말로 추상적이었을까? 그렇다. 불행 속에는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일면이 있다. 그러나 추상이 우리를 죽이기 시작할 때에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 추상과 대결해야 한다. “
p429 “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말리암아 당국은 부득이 폐스트령을 계엄령과 동등하게 다루어, 거기에 입각한 법률을 적용했던 것이다. “
p479 “ 이 세상에 자기가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몸을 돌릴 만한 가치가 있는 건 하나도 없어요. “
p614 “ 그러나 페스트가 대체 무엇입니까? 그게 바로 인생이에요. 그뿐이죠. “
p616 “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그 균은 수십 년간 가구나 옷가지들 속에서 잠자고 있을 수 있고,…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또다시 저 쥐들을 흔들어 깨워서 어느 행복한 도시로 그것들을 몰아넣어 거기서 죽게 할 날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p630 “ (안과 겉) 큰일에 임해서는 자신의 원칙들을 세워 그에 따를 것이되, 작은 일에는 그저 자비심이면 족하다. “
p666 “ (부조리한 인간) 관조와 행동 중 어느 하나를 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언제든 찾아오게 되어 있다. 인간이 된다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이 분열의 고통은 끔찍하다. “
p678 “ (반항하는 인간) 그는 자기 속에 ‘그렇게 할 가치가 있는’ 어떤 것, 사람들이 유의할 필요가 있는 그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고집스럽게 증명하려 든다. “
p690 “ 반항이란 자기 권리에 대한 의식을 가진 가장 명석한 인간의 행위라는 점 말이다. “.
p703 “ (시지프 신화) 개인적인 운명은 있어도 인간을 능가하는 운명이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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