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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이런데서일할사람이아닌데 #월급사실주의 #김동식 #예소연 #조승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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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번째 동인지다. #장강명 작가의 제안으로 시작된 ‘월급사실주의’ 동인활동이 세 번째 책으로 결과물을 내었다. 매번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당대의 현실’을 바라보는 젊은 작가들의 눈길이 매섭다. 고전과는 다르게 동시대 작가들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 책에도 지금의 엄혹한 현실이 가늑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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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작품이 실렸다. 몇 편의 개요만 본다.
*쌀먹 : 김동식
온라인 게임상에 노가다시장이 열렸다. 키보드 아이템 수집 노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김남우(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주인공 이름 ☺️)는 괜히 게임사 직원이라는 소문으로 곤욕을 치른다. 우연히 만난 대학 동기 여자애와 썸을 시작하는데 그녀는 남우가 대형게임사 직원으로 알고 있다.
*아무 사이 : 예소연
성격이나 스펙 상 좋은 직장은 힘들고 사회적 시선은 낮은 직장을 구했으나 사람을 좋아하는 내겐 체질에 맞다.시터닷컴는 주로 노인들을 케어해 주는 돌보미 역할을 중개해 주는 플랫폼이고 나는 여기서 경력을 쌓고 있다. 조금은 힘들지만 드디어 사회에 비집고 들어갔음을 느끼게 해주는 직업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케어하던 할머니가 갑자기 사라졌다. 고용자인 며느리가 연락할 몇 시간 안에 할머니를 찾아야 한다. 시장이며 할머니가 갈만한 구석구석을 뛰어다닌다.
*내가 이런 데서 일할사람이 아닌데 : 조승리
시각장애인 민솔은 학원에서 마사지자격증을 따, 지금은 백화점 지하 작은방에서 직원들 복지를 위한 마사지 서비스일을 하고 있다. 열심히 한다고 정규직이 되는 자리도 아닌데,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고 싶을 뿐이다. 이번 예약손님은 한 시간이 다돼 가도록 오지 않는다. 좀 쉬는구나 싶었는데 3분 남기고 도착한 명품매장 직원은 마사지를 더해달라고 지랄이다.
*일일 업무 보고서 : 황시운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내게도 대기업에서 장애인고용 해택을 받고자 억지로 만든 비정규직 자리가 있다. 당연히 재택이며 간단한 스크랩 업무를 마치면 팀장에게 오늘의 업무 보고서를 올린다. 남은 평생을 장애인지원사의 도움으로 대소변처리를 받으며 살아야 할 인생, 푼돈으로 받은 사고 보상비가 유일한 희망이다. 그런데 하나뿐인 언니는 그 돈으로 무슨 사업을 하겠다고 난리다. 절대 안 된다. 벌써 절반 넘는 돈을 가족 때문에 썼다. 그러던 어느 날 짜증나는 일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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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실제 듣지는 못하지만 눈빛으로 읽히는 문장이 있다. ‘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p101 ‘ 당돌한 MZ직딩들로 포장되는 젊은노동자들의 절반이 비정규직으로 일을 시작한다. 있는 부모의 케어로, 자신들도 나름의 노력을 통해, 좋은 직장을 얻고, 점심 때 회사명찰을 목에 걸고 식당을 향할 때, 연대나 일에 대한 애정, 보람도 삭제 당한채 아무사이도 아닌 이들 안에서 노동을 팔고 있는 청춘들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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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황모과 작가의 ‘둘이라면 유니온’에 일상적 공감을 많이 느꼈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같은 회사에서 업무를 벌이는 배경인데, 나 역시 작품 속에서 처럼
다국적 사람들과 조금은 협업을 해야 하는 구조라 국가별 업무 스타일의 차이, 가치관, 일에 대한 태도가 다름을 느낀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각국의 장단점이 섞여 있는데 언제나 단점은 부각되고 장점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 다행히 그쪽 언어가 안 되는 상황이라 침묵으로 현장에 대처하고, 메일은 그쪽에서 원하는 스타일로 서포트를 해가며 오늘의 노가다를 마쳐가고 있다. 책 안에서 고생하는 많은 직딩들 처럼 말이다.
✍ 한줄감상 : ‘삶은 통증을 견디는 일 p239’라는 사실을 가장 피부에 와닿게 보여주는 ‘현장소설’
p13 “ (쌀먹) 그는 단지 ‘쌀먹’이었다. 쌀먹은 ‘게임 머니 팔아서 쌀 살 사 먹는다’는 미에서 파생해 지금은 게임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
p72 “ (올바른 크리스마스) 주미의 예쁜 얼굴. 다양성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얼굴. 회사가 시대와 발맞추어가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필요한 얼굴. 화살표를 따라 올라갈수록 백인들만 남는 조직도를 감추기 위해 이용하는 얼굴. “
p94 “ (아무사이) 반나절을 내리 화투 치며 깔껄거리던 오 할머니는 내가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는 한겨울에도 기어코 찬물을 쓰게 했다. “
p125 “ (일괄 비일괄) 우리는 정규직이 된 게 아니라 그냥 전환자가 된 것뿐이라고. “
p143 “ (기획은 좋으나) ‘그분들 목소리가 너무 작은 거 같아서요…… 방송은 시의성이랑 그림이 중요하잖아. 네가 그 아이템을 하고 싶고 그 사람들 목소리를 담고 싶으면 그럴 만한 명분을 가져와야지. “
p165 “ (내가 이런 데서…) 민솔은 졸업 후에도 아르바이트만 전전했다. 취업을 해 소득이 잡히면 수급비가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
p195 “ (둘이라면 유니온) 리듬을 타며 반복적인 복붙 액션을 하다 보면 어쩐지 광대한 논밭에서 호미질하는 것도 같았고 가내수공업 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뉴스에서 본 ‘AI인형 눈 붙이기’라는 표현은 심금을 울렸다. “
p209 “ (둘이라면..) 라벨링으로 데이터가 정밀해지면 라벨러는 사라질 것이다. 우리가 하던 일은 우리가 해낸 일 때문에 사라질 것이다. “
p225 “ (일일업무 보고서) 업무시간을 재량껏 줄여주지 않으면 대소년처리까지 도움 받아야 하는 나를 담당하려는 지원사를 구하기 힘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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