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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마니아, 평등에 미친 시대

by 기시군 2026.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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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평등에미친시대 #라이오넬슈라이버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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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TPO에 맞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윤석열 정권 시절에, 정의당이 집권하여 문화대혁명 비슷한 좌파 파시즘짓거리를 벌이는 풍자소설을 읽는다는 기분. 

소설은 사회와 정치에 단절해서 존재하기 힘들다. 세상의 움직임에 대한 의견과 주장은 소설이라는 문학이 가진 정당한 무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기를 휘두를 작가가 일종의 ’ 편견’이나 ’ 부족한 사유‘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지적을 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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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극단적인 평등주의가 지배하는 미국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멍청이’, ‘백치’라는 단어는 입에 올리는 순간 직장에서 해고당할 수 있으며, 모든 학교에서 IQ와 성취를 확인할 수단인 ‘시험’을 금지했다. 대학은 추첨에 의해 들어가며, 선생은 ‘금지어’를 입에 올릴까 조마조마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집에서 조차 자식이 ‘멍청하다’는 단어를 쓴 엄마를 당국에 고발하는 지경이다. 주인공 피어슨과 그녀의 오랜 친구 에머리는 그 시대를 횡단한다. 상처와 포용 속에서 그녀들의 우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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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체의 완성도는 글쎄다 싶다. 어디까지 가나 보자는 심정으로 끝까지 읽었다. 오히려 책을 덮고 나서 생각이 깊어졌다. 지금의 트럼프라는 괴물이 탄생한 배경을 조금은 이해된다는 느낌이 든다. 

과도한 PC(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발. 십여 년 전  미투운동와 함께 불타올랐던 PC는 한동안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서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고, 특히 미국의 경우 ‘소수인종우대 정책’등 취업과 학업등에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도 했다. 또한 SNS를 통한 ‘캔슬컬처’ 등 과도한 행동 등이 주류 백인 남성들의 반발을 일으켰으며, 그 반발의 끝에는 MAGA와 트럼프가 존재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2024년은 트럼프라는 위기보단, 기존 민주당, 존 바이든으로 대표되는 칵테일좌파의 문제점이 더 부각되던 시기였으리라. 그 지점에서의 비판이라 생각하면 읽으면서 느꼈던 이질감은 조금 해소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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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10% 정도는 다시 상황이 역전되어 아이큐를 각종 증명서에 써 다니며, 특정 아이큐 미만은 투표권조자 주지 않은 엘리트 파시즘에 사로잡힌 미국을 묘사한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한 것 같다. 소설 전체를 설정과 앞의 평등주의 파시즘의 과도함을 풀어주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작품의 완성도에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은 구성으로 보인다. 자신의 분노를 몇백 페이지 내내 풀어놓고, 허겁지겁 이야기를 지식인답게 마무리하면서, ’ 극단은 나빠요.‘한 줄 적어놓고 떠나는 기분? 

책 홍보는 정치적 올바름에 짓눌린 세계에 대한 비판을 담은 디스토피아 에스에프 소설이라 하는데,  인어공주를 흑인으로 묘사했다고 세상이 망하진 않는다. 이미 백인우월주의, 능력주의에 휩싸인 미국은 반지성주의에 물든 멍청한 백인들과 그걸 교묘하게 이용하는 파시스트들, 그리고 점잖은 체 발을 빼는 지식인들의 묵인하에 이미 현실 디스토피아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저자는 지금 이 순간 백주 대낮에 자국민이 총으로 처형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며 새로운 풍자소설을 기획해야 할 것이다. 

✍ 한줄감상 : 지금 현재는 평등이 제대로 취급받는 ‘정의로운 시대’가 아니다. 트럼프가 벌이지는 지금의 황당한 뉴파시즘을 대상으로 풍자소설을 썼어야 한다. 

덧,
이 책은 출판사 자음과 모음(@jamobook)의 제안으로 읽었다. 지금의 미국이 궁금해서 보내달라 부탁드렸었다. 피드  내용이 마음에 안 드실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내 계정에서 지원받은 책이라 마음에 없는 말을 쓸 수 없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p28 “ 이번 가을이 무시험 입학제 첫 학기야. 비교적 보수적인 학교 몇 군데는 아직 버티고 있지만, 표준화 시험의 운명은 정해져 있어. 내년 이맘때면 지능검사와 마찬가지로 불법으로 고정될 거라고 예상돼. ”

p59 “ 전도는 의무였다. 여호와의 증인은 일주일에 최소 18시간 이웃을 고문해야 했고, 아무 의심 없이 문을 열어준 가결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정의를 불러일으켰는지 기록해서 매달 교회에 제출해야 했다. ” 

p100 “ 최소한 오빠나 언니에 비하면 루시는 내게 약간 따분했다. ” 

p111 “ 지식인과 멍청이를 동시에 묘사했다는 이유로 폐지된 프로그램도 있었다. 심슨은 얼간이 휴무와 책벌레 딸 리사 때문에 이중으로 비난받았다. ” 

p115 “ 나는 조 바이든이 이 시대에 이상적인 대통령 후보라는 네 누구보다 먼저 동의한다. 그는 인상적일 정도로 인상적인 데가 없었다. ” 

p139 “ 피어슨, 넌 너무 순진해. 정신평등주의 일하고 입지를 굳히고 나면, 다른 많은 주제에 대해서 논쟁적인 입장을 취할 권리가 생기는 거야. ” 

p178 “ 그냥 받아들여. 모든 사람은 다 똑같이 똑똑해. 그러고 넘어가. 당신 인생을 살아. 누가 상관한다고. ” 

p212  ” 조 바이든은 인물이 얼마나 똑똑한가 하는 점을 단순히 외면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지능이 모자란 사람에게 재무부광관을 맡겼다. “ 

p246 ” 예전에 중국은 미국에서 인기 있는 모델을 몽땅 복제해서 싸게 팔았는데, 요즘은 반대가 됐어. 미국 제조사들이 중국 차를 베끼고 있어. “ 

p340 ”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대체로 쉬었다. 미국에서도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이 프랑스만큼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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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거리 :

정체성 정치(PC)의 과잉이 미국인들에게 피로감을 주었다는 건 사실이다. 각종 다양성을 앞세웠던 진보주의자들에 대해 평범한 미국민들은 질려했고 등을 돌려버렸다. 백인 남성 노동자 입장에 실수로 여성차별적 표현을 하면 죽일 놈이 되는 세상. 민주당 사람들을 뒤로는 월스트리트와 거래하면서 부자가 된 주제에 각종 유색인종을 위한 정책. 성교육, 차별성교육 등을 실시해 레드넥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저자도 일종의 확증편향이 있는 것 같다. 트럼프지지자는 말할 것도 없다. 유명한 ‘팩트풀니스’가 떠오른다. 모두가 읽어야 한다. 사실의 인식과 본능의 작용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적확한’ 책.

✍ 남은 질문

민주당의 진보진영은 보편성을 상실했다. 힐러리, 오바마, 존바이든은 신자본주의와 결합되면서 미국대중일반에게 실망을 줬다. 버니 샌더시는 늙고 힘이 없다. 이런 환경이 MAGA의 극우선동은 성공적이었다.  이제 다수 주류 계급의 정체성은 ‘평등’이 아니라 ‘인종주의’ ‘자국 우선’의 제국주의다. 희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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