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훈2

하얼빈 ✔️ 📕 소설 안을 걸으면 차가운 한기가, 서러운 입김이 공기 중 흩어지는 느낌이다. 노작가의 특기인 칼날같이 날카로운 문장들은 청년 '안중근'의 결심과 그와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들을 차분하지만 깊숙히 더듬는다. 📗 작년에 작가가 많이 아팠던 모양이다. 이제 겨우 회복했으나 살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젊은시절부터 꼭 그려내고자 했던 '안중근'을 쓰기로 했고,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책을 내었다. 안중근의 고뇌 따위를 담을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대라는 위태로운 줄 위에 '우리 민족'의 모습과 결심을 행하는 자의 위엄만을 다루고 싶었던 것 같다. 소설은 안중근이 이토히로부미를 쏘는 전후 일주일을 담는다. 또한 길게 관련인물들의 후일담도 담고 있다. 우리의 역사다.. 2022. 8. 8.
저만치 혼자서 ✔️ 📕 인간이라는 '종'에 대한 이렇듯 단호하고 서늘한 문장, 난 김훈작가의 문장을 사랑한다. 무뚝뚝한 노인네지만 그의 찬기운은 우리를 객관적으로 보기 위한 냉철함의 흔적일 뿐, 행간에 녹여있는 시선마져 차갑지는 않다. 안전한 윗자리에서 떵떵거리는 살만한 '교양인'의 자리에서 내래와, 서민들의 '한사람의 이웃'으로써 같이 늙어가는 동료들, 제도아래 신음하는 젊은이를 찬찬히 돌아본다. 김훈의 새로나온 소설집은 그 시선들을 모았다. 📗 7편의 단편을 실려있다. 작가의 단편은 숫자로도 귀하다. 실린 한편한편이 그 깊이로도 귀하다. 아쉬운 마음에 전편을 짧게나마 정리해본다. *명태와고래 : 작은배의 선장일 뿐이었다. 우연히 바람때문에 북으로 표류했을 뿐이다. 읍내 약도를 그려줬다는 혐의로 간첩으로 판정을 받아.. 2022.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