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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515

푸른들판을 걷다 ✔️ #푸른들판을걷다 #클레어키건 #다산책방 🇮🇪 책을 읽으며 ‘소설’이란 무엇일까 계속 생각했다. 작가의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이야기들의 조각들을 이어 붙이고, 있지 않았던 일을 상상들을 합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때의 쾌감. 재미있고 즐거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때는 레고 조립을 하듯이 가볍고 흥겹게, 슬프고 어두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때는 실연 후 과음에 몸무림 치며 오바이트하듯 뱃속에 이야기들을 게워내는 건 아닐까 상상했다. 🇮🇪 소설집을 읽는 내내 영화 #이니셰린의밴시 가 떠올랐다. 영화에 출연하던 배우들, 아니 그렇게 잘 살지 못하던 시절의 아일랜드 주민들의 모습이 계속 오버랩이 되었다. 가난한 촌구석 나쁜아빠를 겨우 벗어나 공부하러 떠나는 딸(#작별선물) 은 왠지 #콜린파렐 의 누이 .. 2024. 8. 30.
스탈린의 서재 ✔️ #스탈린의서재 #제프리로버츠 #너머북스 #알릴레오북스 🪆 ‘알릴레오북스’는 내가 선택할 일 없는 책들을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히틀러와 더불어 수백만 명을 죽게 만든 역사적 악인 ‘스탈린’의 서재에 대해 내가 궁금해할 이유가 없었다. 그가 더 일찍 죽었다면 6.25도 조금이라도 빨리 휴전되었을 것이다. 아니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진상의 서재라니. 유작가님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방송을 보기 전까진 몰랐다. 🪆 의외로 스탈린은 신학학교를 다녔고, 성실하고 충실했다. 잡 생각 없이 한번 옳다는 믿음이 생기면 열심히 하는 그런 인물이었다. 그것 때문에 레닌이 그를 후계자로 삼은 것 같다. 자기 연민 등 실존적 고민이 없는 인간이 ‘신념’이라는 것을 만들었을 때 할 수 있.. 2024. 8. 28.
이중 하나는 거짓말 ✔️ #이중하나는거짓말 #김애란 #문학동네 🐕 내게 한국소설 중 단 한편 만을 고르라면, 김애란 작가의 단편집 #바깥은여름 에 수록되어 있는 #입동 이다. 사고로 아이를 잃은 가난한 부부의 남은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마지막 대사가 가슴 아프다. 이렇든 김애란 작가는 약하고, 아프고, 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글을 써왔다. 아주 희미한 희망만을 비춰주는 야박한(?) 작가였다. 그런 그녀가 7년 만에 장편을 가지고 돌아왔다. 젊음의 날카로움 대신에 부드러움을, 그녀의 말대로 ‘세상에 전적으로 맞거나 틀린 건 없다’라고 말하는 듯한 노숙함이 한편으로는 반갑고 한편으론 서운하다. 🐕 김애란의 아이들 이야기다. 작가가 녹아있는 18세 아이들이다. 더 이상 ‘겨우 자라 내가 되겠지’라고.. 2024. 8. 26.
백내장 ✔️ #백내장 #존버거 #열화당 #Catarct 👁️‍🗨️ #교보문고 에서 존버거 책을 훑어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백내장’이라니 뭐 이런 뜬금없는 제목이 다 있나 싶었다. 마침 나도 백내장이 있어 언젠가는 수술을 해야 할 처지. 선배 환자의 소감을 들어보고 싶어 주문을 했다. 선배라도 보통 선배가 아니지 않은가. 존버거의 백내장 체험기. ☺️ 👁️‍🗨️ 받아든 책은 100페이지도 안 되는 얇은 책. 더군다나 한 면은 삽화를 그린 ‘셀축 데미넬’의 작품으로만 채워져 있다. 정말 가벼운 소품집이다. 그림체는 일단 마음에 들었다. 백내장의 영어철자 Cataract는 그리스어 폭포, 또는 아래로 내리워진 차단막을 뜻한다고 한다. 그럴싸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눈에도 뭔가 작게 어리어리 막 같은 .. 2024. 8. 24.
동경일일 3 ✔️ #동경일일3 #마츠모토타이요 #문학동네 💥 작년 겨울에 마츠모토 타이요의 동경일일 1,2권이 나와 반가운 마음으로 피드를 올린 기억이 난다. 반년이 지난 지금 3권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책이 나왔다. 짧아서 반갑다고 해야 하나 아쉽다고 해야 하나 모르겠다. 아날로그 시대의 인물들, 그들의 추억이 담긴 ‘만화’에 대한 오마주가 이렇게 끝난다. 개인적으론 아쉬움이 더 남는다. 💥 전에 올린 피드를 가져다 조금만 손을 보자. 일단, 전직 만화 편집자가 주인공이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일본은 만화가에게 각각의 편집자가 붙어 만화의 방향성, 구성, 대사 등 상당히 많은 부분 작업에 관여를 한다. 잘 만들어진 만화는 작가와 편집장의 좋은 궁합으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 시오자와는 중년의 편집자다 화려.. 2024. 8. 22.
단식 존엄사 ✔️ #단식존엄사 #비류잉 #글항아리 🪦 죽음은 삶의 일부다. 그런 측면에서 관심이 많다. 오래 전, #죽음이란무엇인가 라는 책이 나름 히트 칠 때 #강신주 박사와 #심보선 시인들이 참여했던 북콘서트에 참석했던 기억도 난다. 거기서 마음 깊이 새긴 이야기가 있다. ‘ 그들의 죽음은 가볍게 느껴지며, 나의 죽음은 생각보다 가볍다. 가장 무겁고 힘든 것은 (사랑하는) 너의 죽음이다 ‘라는 요지였다. 사랑하는 모친의 단식존엄을 돕고 지켜보는 의사인 딸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너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 치료불가의 희귀병, 시간이 갈 수록 몸이 굳어가 음식은 물론 대소변까지 어려워지는 어머니는 남은 삶의 여한도 없고 이 고통에서 벗어나길 희망한다. 물론 스위스에 가서 조력안락사를 하는 방법이 있는 것도 .. 2024.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