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이그대를속일지라도 #김상욱 #동아시아
🧬
가장 좋아하는 물리학자다. 신간이 나왔으니 안 볼 수 없다. 제목만 보면 '세상의 속임수에 안 당하는 법' 같지만, 진짜 열쇠는 부제에 있다. '변화의 시대,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물리학의 기본은 아무리 흔들려도 변하지 않는 물리량을 찾는 일이라 한다. 김상욱은 그 평생의 습관을 세상으로 끌고 나온다. 계속 뒤집히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들 자연법칙, 인간 본성, 역사을 먼저 붙잡자 한다.
우리를 속이는 세상은 대부분 '인간들'이다. 자연 또는 과학(유신론자분들은 신도 포함 😅)은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 속지 않으려면 변하지 않는 것부터 알아야 한다. 물리학자 김상욱은 이렇게 속아 넘어가는 우리들에게 과학이라는 잣대로 '속지 않는 법'을 강의한다.
AI시대 우리가 '우리'임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공부는 역사, 철학, 예술,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라 한다. 속임수 가득한 세상을 항해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이며, 이 작은 책은 '교양의 바다'에 독자를 태우고 떠나는 작은 배일지 모르겠다.
🧬
선입견 없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 들이대는 과학적 상식이 있다. 인간은 1/10초 만에 상대의 성별, 인종, 민족, 감정을 판단한단다. 사실 만남의 대부분을 '편견에 기대어 대충 이해'한 상태에서 관계를 시작한다는 소리다. 그렇게 30~40년을 살면서 유전자 전달하는 숙제를 끝내는 것으로 우리의 임무는 끝난다. 더 오래 살 이유가 없단다. 그래서 자연은 노화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따로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증상으로 보면 노화는 결국 몸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과정이라 소개한다. 책의 설명으로는 신생아가 80~90퍼센트로 시작해, 아이들은 70퍼센트대, 성인은 50~60퍼센트, 노인은 결국 절반으로 물의 구성이 낮아진다고 한다.
농경이 잉여생산물을 만들어 사회 또는 국가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알지만, 노동력을 얻기 위해 노예제까지 만들어냈다는 사실도 간과하기 쉽다. 한편, 근대 독일의 국민 기본교육의 시작은 국민들을 교양인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책상에 오래 앉아있기' 교육이라는 설도 소개한다. 공장에서 도망가지 않고 8시간 노동을 하기 위해서 학교에서 긴 수업을 버티게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
🧬
AI는 어떤가? 알파고 이후 인간의 바둑은 사라졌는가? 그렇지는 않다. 아직도 대회는 열리고 승부를 가른다. 문제는 모든 기사들이 AI가 내놓은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기풍'이라 불리던, 바둑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게 했던 '요소'를 빼앗아가 버렸다. 그저 시작일 뿐이다.
저자는 계속 강조한다. 과학/기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용의 방향성'이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동의할 수밖에 없다. AI 자체엔 선악이 없다. 다만 같은 도구를 우크라이나나 이란 전쟁의 무기로 돌려쓰는 '지금', 이미 비극은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
'의미는 인간이 만들고 부여한다'는 걸 잊지 말자. 저자는 한 발 더 나간다. 자유의지조차 사랑이나 행복처럼 '인간이 있다고 믿는 상상의 개념' 아니냐고. 의미도, 자유의지도 자연에 새겨진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니 '원래 그런 거야'라며 인간의 상상이 만든 무언가를 절대시하고 그 교조화된 계시에 기대지 말자. 그런 것들이 우리를 속인다.
그렇다고 무조건 의심하라는 것도 아니다. 책의 한 문장이 떠오른다. ‘음모론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그것이 때로 진실이기 때문이다.’ 다 믿어도, 다 의심해도 속는다. 안 속으려면 결국 알아야 한다. 세상을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바라보는 물리학자 김상욱은 그런 측면에서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다. 재미있게 읽었다.
✍ 한줄감상 : 이 책은 교양과학서이자 사회과학서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주 ‘좋은’ 독서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챕터는 한권 이상의 참고문헌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의 책은 아주 훌륭하다.👍(내가 피드로 올린 책들이 꽤 된다는 점이 뿌듯하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출간된 그의 책을 100% 읽은 내가, 그 중 몇권을 뽑기는 어렵긴하다. 그래도 뽑자면, #떨림과울림 #김상욱의양자공부 가 가장 좋았다.
덧,
신기했던 이야기 하나. 새는 뇌의 절반만 잠들 수 있단다. 열 마리의 새가 나란히 앉아 잠을 잘 때 양 끝의 두 마리만 깨서, 그것도 반만 깨어서 무리를 보호한다고 한다. 잠이라는 '상식'에 던지는 하나의 질문이다.
p32 “ 의식의 상태에서 무의식의 상태로 가는 것이 잠이기 때문이다. “
p50 “ 보노보가 이처럼 관대한 것은 이들이 사는 콩고의 서식지에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
p54 “ 의례는 서로 모르는 사람도 한데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
p84 “ 피부는 외부 미생물에 대항하는 철통 방어벽이다. 죽은 세포들의 사체가 빽빽이 들어차 만들어진 천연 장벽이다. “
p105 “ [왜 결혼과 섹스는 충돌할까] 저자들의 주장에 다르면 인ㅇ간의 성생활은 원래 난혼이었다. 특정한 짝 없이 자유롭게 관계를 맺었다는 뜻이다. “
p117 “ 결핍을 느끼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
p137 “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내 몸을 이루는 세포들 가운데 개수로 43%만이 나의 유전자를 갖는다. 나머지는 공생하는 미생물이다. “
p145 “ 종교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고통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
p190 “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 대중의 궁핍화와 엘리트의 과잉생산이 주된 이유다. “
p244 “ 수학은 정의와 공리의 학문이다. 정의는 이름을 짓는 것이고, 공리는 참이라고 가정한 문장이다. “
p264 “ 사실 나는 자유의지가 과연 과학적으로 잘 정의되는 개념인지조차 의문을 가지고 있다. 사랑이나 행복처럼 인간이 존재한다고 믿는 상상의 개념이 아닌가 생각한다. “
p267 “ 맛을 느끼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p301 “ ‘화’가 나서 숨을 거칠게 내쉬는 것이 아니라, 숨을 거칠게 내쉬는 행동을 뇌에서 ‘화’라고 해석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를 ‘구성된 감정 이론’이라고 한다. “
#bookstagram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세상이그대를속일지라도_기시리뷰


'Cul-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오후의 마지막 잔디 (0) | 2026.06.15 |
|---|---|
| 유령해마 (0) | 2026.06.10 |
| 백년의 고독 (0) | 2026.06.08 |
| 미츠 (0) | 2026.06.05 |
| 그래픽평전 스피노자 (0) | 2026.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