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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그래픽평전 스피노자

by 기시군 2026.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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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야론베이커스 #푸른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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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좋음과 나쁨만이 존재할 뿐이다. 내가 기억하는 스피노자의 가르침이다. 관념 속에 존재하는 명제로 사람의 삶을 옭아매는 것에 반대한 철학자. 그의 삶을 다룬 그래픽노블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구입했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그의 삶의 '구체'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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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출신이지만 23살에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쫓겨난 청년 스피노자에겐 '위리엘 다 코스타'라는 선배가 있었다. 사람의 몸이 죽으면 영혼도 같이 소멸한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주장을 한 그는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 의문의 씨앗은 스피노자로 옮겨왔다. '콜레지안트 파'라 하는 자유로운 지식인 모임에 합류해 스피노자는 평생을 그들과 함께 살아낸다.

신은 자연 그 자체임을 주장하는 과격분자로, 그 자유롭다는 네덜란드에서도 위험스러운 인물로 취급받는다. 무신론자라는 낙인. 스피노자의 생각은 달랐다. 교회에서 말하는 신을 말하지 않았다. 바닷물이 증발하여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다시 빗방울이 되어 떨어지는 순환, 그 자체가 신이며, 인간의 삶이란 이런 순환 안에 있는 존재라 생각하였다. 14년간 써 내려간 저서 #에티카 에 그 주장을 빼곡히 담았다.

역시나 위험했다. 책을 통해 그는 ‘ 신의 모든 계획과 의도는 사람의 발명’이라 주장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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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오래된 철학자의 뻔한 전기물이 될 뻔도 했다. 하지만 그래픽노블이라는 이 책의 형식이 현장감을 살린다. 17세기 암스테르담의 골목과 군중, 파문 선고의 순간, 스피노자가 홀로 렌즈를 갈던 방의 적막함이 그림으로 펼쳐질 때, 문자화 되어 있는 한 인물이 ‘살아있는 사람’처럼 바라보게 된다.

야만에 맞선 철학자, 스피노자. 도그마가 되어버린 신에 의지해 야만을 저지르는 시대 안에서, 당신들이 갇혀있는 감옥의 문을 열라 소리쳤던 실천하는 철학자. 민주주의자였으며, 긍정적인 의미의 개인주의자이자, 인간의 삶을 긍정하는 인본주의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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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음과 나쁨을 다시 생각해 본다. 스피노자는 신은 인간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했고,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말했다. 카뮈는 그건 내 알바 아니고, 난 세상에 이유도 없이, 희망도 없이 내팽개쳐졌다고 했다. 시지프에게 선과 악은 의미가 없다. 소진된 체력으로 터덜거리며 다시 바위를 어깨에 지는 그에게 중요한 건, 자신이 찾을 수 있는 좋은 것(Good)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카뮈가 도달한 이 결론의 먼 뿌리 하나를 들추어 보면, 17세기 암스테르담의 젊은 철학자가 보인다. '선과 악'이라는 신의 언어를 걷어내고, '좋음과 나쁨'이라는 인간의 언어로 삶을 다시 세우려 했던 스피노자. 그래픽노블은 글 뿐 아니라 그림으로 그 장면을 머리에 담게 한다.

✍ 한줄감상 : 신의 시대에 인간의 삶을 긍정했던, 시대를 앞선 철학자의 삶을 차분히 감상할 수 있는 책.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조금 오래된 책이지만, #강신주 박사의 ‘철학vs철학’을 소장(?)할 것을 추천한다. 천 페이지가 넘는 조금 과한 벽돌책이지만, 동서양의 철학자의 핵심주장을 모두 담고 있어, 레퍼런스도서로 최고다. 

p6 “ 신이란 건 스피노자에 따르면 자연법칙을 하라는 또 다른 단어입니다. “ 

p58 “ 아직도 모르겠나, 친구들? 신은 어디에나 존재하지. 교회에도 계시고 시나고그에도 계서. “ 

p69 “ 사랑에 매여 있는 자는 자기 욕망의 노예에 불과해요. “ 

p72 “ 인식의 가장 최고의 형태는 바로 이성적인 앎입니다. 본질에 대한 직접적인 통찰력이지요. “ 

p104 “ 국가 형태의 최상위는 바로 민주주의라네. 가장 이성적인 형태거든! “

p118 “ [신학정치론] 사람을 국가의 적으로 간주하고 다른 죄도 아닌 자유롭게 생각한다는 이유로 죽음에 몰아넣는 것만큼 악한 생동이 있을까. “

p143 “ 당신과 나는 빗방울들이라네. 커다란 실재의 일부분이야. “ 

#bookstagram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스피노자_기시리뷰 #Jaron_Bee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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