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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실전 한국어

by 기시군 2026.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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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한국어 #문지혁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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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실전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문지혁 작가가 초급, 중급 한국어에 이어 '고급'이 아닌 '실전'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을 때, 저는 그 이유를 생각했습니다. 글쓰기의 실전 가이드, 혹은 육아의 실전 매뉴얼을 주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올라서 있는 인생이라는 사각링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원하지 않은 일이 발생하고, 거기에 대응해야만 하는 우리 모두의 '실전'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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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소재는 육아와 글쓰기입니다. 그러나 작가가 진짜 묻고 있는 것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내 인생이 어떻다 여기까지 흘러왔을까. p147' 이 문장은 술기운을 빌어 차분해진 내가 가끔 혼자 중얼거리는 문장 그대로이기도 합니다. 흘러왔다는 것, 어쩌면 그것은 인생이라는 사각링에 올라섰던 순간들의 모음일 겁니다. 버티거나 맞거나 때로는 쓰러지거나…..그 순간들이 쌓여 지금 여기까지 흘러온 것이지요.

각 잡고 이야기하자면 피 튀길 이야기도, 아픈 이야기도 많겠지요. 이 소설 안에도 가슴 아픈 사건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그것들을 꼬집듯 치고 들어오지 않습니다. 자신의 아픔을 다독이듯, 타자의 아픔도 그렇게 들어주고 옮겨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저는 이것을 문작가의 ‘릴랙스의 미학'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날카로울 수 있는 질문을 가장 편안한 방식으로 건네는 기술. 자글자글 따뜻해지는 마음으로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 누군가 댓글을 달았다던데, 문작가의 소설은 ‘전형적’이지 않습니다. 문장 맨 끝에는 언제나 다른 맛을 가진 초콜릿같은 부분이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도각하며 부러뜨려 먹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서술이 일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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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란 말이 안되는 것들을 모아 말이 되게 만드는 일이다. 인생이란 말이 되던 것들도 말이 되게 돌변하는 곳이다. p203’

소설가의 일과 인생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문장이야말로 작가가 '실전'이라는 제목을 고른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말이 안 되는 순간들 속에서도 말이 되는 이야기를 찾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의 실전이고 소설의 일이니까요.

✍ 한 줄 감상 : 육아와 글쓰기라는 소재로, 인생이라는 사각링 위에 선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따뜻한 한 권의 질문.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당연히, 초급, 중급 한국어는 기본입니다. 글쓰기의 ‘실전’을 더 깊이 파보고 싶은 분들께는 문작가의 ‘소설 쓰고 앉아 있네 ‘를 추천합니다. ☺️

p21 “ 플롯의 원래 의미는 바로 음모입니다. 나쁜 계획이요…. 주인공의 목표를 좌절시키려는 음모여야 해요. “ 

p36 “ 아주 단순하게 요약하면 이건 누군가 집을 떠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 

p67 “ ‘초급 한국어’에 관한 부정 평가들을 모으고, 그 문장들을 메모장에 옮겨 붙인 다음 번호를 매겨 관리했다….. 1. ‘곱게 자란 예술충 K-장남의 자의식 과잉… “ 

p83 “ 씨앗을 뿌리고 기다리다 보면 어느 순간에 비약이 오는 거니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지내렴. “ 

p88 “ 역사고 내일은 신비이지만 오늘은 선물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현재를 선물, 곧 ‘프레젠트’라고 부르는 이유다. “

p183 “ 어떤 일은 일어나고,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다. 우리에겐 이유를 아는 지혜도, 결과를 바꿀 권능도 없다. 할 수 있는 일은 밀어내거나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 

p221 “ 책은 콘텐츠와 디바이스가 하나로 결합된 물건인 거죠. “ 

p223 “ 아니, 솔직히 말하면 저도 아니 에르노처럼 쓰고 싶죠…. 용기가 부족합니다. “ 

p233 “ 인생이란 결국 자기 단어장에 적힌 어휘를 늘려가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무엇보다, 이제 내 앞에는 네 사람이 함께 써나갈 새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 

#bookstagram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소설쓰고앉아있네 #초급한국어 #중급한국어 #실전한국어_기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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