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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나쓰메소세키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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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재미있게 읽어 놓고도 '도련님'을 미뤄둔 건 선입견 때문이었다. 20세기 초 일본문학,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사소설적 인물. 사색하고 고민하는, 소심한 도련님을 상상했다.
책장을 펼치니, 웬걸. 엉뚱한 도련님이 돌아다닌다. 유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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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은 부모에게도 형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둘째 아들이다. 유일하게 그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챙겨주는 사람은 하녀 할머니 '기요' 한 사람뿐. 재산도 형에게 다 빼앗기고 ‘먹고사니즘’을 위해 산골 중학교 수학교사로 부임하면서 이 청년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곳이 자신의 ‘나와바리’라고 거들먹거리는 선생들, 학생들 사이에 정직하지만 개성(?) 넘치는 도련님이 던져졌으니 사고가 아니 날 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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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한 주인공, 천성적으로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
안티 히어로? 그건 아니다. ‘ 정직하게 털어놓건대 나는 남자다운 기백이 있는 편이기는 한데 지혜가 부족p57’하단다. 😅
교장의 권위에 대들고, 아부하는 동료들에게 직격탄을 날리고, 낚시터에서 낚시 대신 파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게 더 '고상'하다고 믿는 인간. 그는 비겁하지 않다. 계산하지 않는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 ‘이익’ 따위에 고개 숙일 생각이 없다. 무슨 상관인가. 도련님은 이미 자기 스스로를 믿으며 ‘자존감’ 높은 삶을 살 준비가 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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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니체가 읽힌다.
니체는 인간 정신의 세 변신을 말했다. 짐을 지는 낙타, 짐을 거부하는 사자, 그리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아이.
낙타는 복종하고, 사자는 저항하지만, 아이만이 과거의 무게 없이 세계를 새롭게 시작한다. 망각의 의지. 오염되지 않은 가치 판단.
도련님은 그 ‘아이’였다.
그는 20세기 초 일본이 물질주의와 기회주의로 기울던 시대에 던져진 인물이다. 시대의 흐름 따위는 관심 없다. 눈치도 없다. 대신 자기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 흔들리지 않는 자기 신뢰, 그것이 도련님의 강함이다. 낙천성? 아니다. 자기 세계를 스스로 세우는 자의 당당함이다.
100년이 넘은 소설에서 이런 인물을 만날 줄은 몰랐다. 간만에 일본소설답지 않은, 유쾌하고 단단한 작품이었다.
✍ 한줄감상 : 고전입문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재미있는 소설. 어렵지 않고 즐겁다. ☺️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소세키라면 역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쪽이 훨씬 소세키답다. '마음'도 읽었는데, 도련님과는 정반대의 결, 무겁고 내향적인 소세키를 만날 수 있다…. 아. 여유가 있다면,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도… 😎
p10 “ 아버지는 나를 손톱만큼도 귀여워해 주지 안핬다. 엄마는 늘 형만 역성을 들었다. “
p39 “ 나는 그리 배짱 있는 남자는 아니지만, 단념은 아주 잘하는 인간이다. “
p58 “ 정직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 정직한 자가 이기지 못한다면 도대체 누가 이긴단 말인가. 생각해 보라. 오늘 밤에 이기지 못하면 내일 이길 것이다. 내일 이기지 못하면 모레 이길 것이다. 모레 이기지 못하면 하숙집에서 도시락을 가져와서라도 이길 때까지 여기에 있겠다. “
p69 “ 나는 한 마리 낚고 그만 싫증이 나 뱃바닥에 벌러덩 드러누워 아까부터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낚시질보다 이쪽이 훨씬 고상하다. “
p112 “ 나는 회의 같은 자리에서 흥분하면 말문이 막히는 사람이다. “
p151 “ 이 비열한 근성은 봉건 시대부터 길러 온 이 땅의 습관이기 때문에 아무리 타일러도, 아무리 성심껏 가르쳐도 도저히 고쳐지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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