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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엉엉

by 기시군 2026.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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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김홍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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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설 제목이 '엉엉'이냐 할 만하다. 다음 편은 '하하'나 '흥흥'도 가능하겠다. 그런데 작가가 김홍이라면 가능하다. '말뚝들'에서 발휘된 기기묘묘한 상상력이 이 책 '엉엉'에서도 이어진다. 아니, 발표 시기가 반대이니 '엉엉'의 엉뚱함이 '말뚝들'로 이어졌다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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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으로 말해보자. 인생 뭐 없다. 삶에 가끔 무슨 일이 벌어질 뿐이다. 주인공처럼 어느 날 나의 본체가 나를 떠난다든지. 그 본체란 놈이 가출하여 내 카드를 쓰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연체하기도 한다.

난 본체의 '기원'이다. 그런데 이유를 알 수 없이 슬프다. 아침 아파트 공고에 붙은 '슬사모(슬픈 사람들의 모임)'에 참여하여 멤버인 (동)그람씨를 만났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 '그냥 틈나는 대로 혁명이나 그런 거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란다. 우리 주변에 그런 사람 정도는 있지 않나?😋

이런, 알고 보니 본체 이놈 대단한 놈이다. 본체를 세상에 내보낸 '기원'이 나만 있는 게 아니었다. 다양한 '기원'들은 한 집에서 정기적인 회합을 갖는다. 어느 날 '본체'는 '본체의 밤'이라는 거창한 행사를 선언한다. 사건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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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엉엉'인 이유는 주인공이 계속 울기 때문이다. 주변인들이 왜 우느냐 묻는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저 '눈물도 나오는 김에 그냥 울기로 했다. 생각해 보면 울지 않을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라 답한다.

사실 울음은 억울함, 분노, 슬픔, 다양한 이유를 품는다. 주인공의 울음은 무슨 의미일까. 생각을 좀 하다 말았다. 울음에 집중하는 순간, 김홍 작가의 술수에 말려든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

그냥 이야기를 즐기기로 했다. 소설 속, 정권을 잡은 백종원 대통령(물론 책에선 다른 이름이다)은 수사력을 총동원해 본체를 잃은 주인공을 찾는다. (스포의 위험이 있으니 찾는 이유는 생략한다.)등장인물들이 독자의 예상을 비껴가는 행동을 한다. 분석하려 하지 말자.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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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술을 사면 어김없이 다음 날 누군가가 죽었다'는 문장이 나온다. 왜 아니겠는가. 나 역시 술 마신 다음 날이면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죽는다. 수많은 사람 중 1/N의 죽음이니 내 술잔과 무관하다. 

그 순간 작가는 말하는 것 같다. ‘상관없다고? 이제부터 상관있게 만들어주지!’ 그 말을 하는 와중에 짓궂은 미소를 지을 것 같다. 독자 여러분, 소설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하는 질문이 들리는 듯하다.

✍ 한 줄 감상 : ‘김홍 스타일’이라는 게 있다. 처음엔 낯설지만, 익숙해지면 자꾸 생각나는 맛, ‘평양냉면’ 같은 작가, 김홍이 난 좋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근작 '말뚝들'과 함께 읽기 좋다. '프라이스 킹'이라는 작품도 있지만, 이 작품은 살짝 아쉽다. 😂

p26 “ 처음 본체에게 온 연락은 연체 도서 안내 문자였다. 본체는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면의 죽변도서관에서 이장욱의 ‘정오의 희망곡’을 빌리고 제때 반납하지 않았다. “

p41 “ ‘기원이라고요’. 그 사람의 표정이 자못 심각해지더니 덧붙였다. ‘본인의 본체.’ “

p60 “ 네 말이 맞아. 이건 그냥 형식일 뿐이지. 진짜 우리를 만드는 건 믿음이야.”

p89 “ 리처드 펭귄은 상계동의 우리들 중 나이가 제일 많았다. 은행 사거리의 어학원에서 원어민 강사로 일했다. “

p93 “ (김)지수 씨가 지나가면 주차된 차가 경적을 울렸고 고장 났던 가로등이 켜졌다…. 지수 씨가 있는 곳에서는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았다. “

p151 “ 포대 자루 털썩 내려놓은 소리가 들려 후다닥 문을 열었는데 역시나 쿠팡이었다. 처음 만나는 쿠팡친구에게 인사하려고 손을 들었는데 고양이였다. “ 

p167 “ 내 영화가 어떤 장르인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 확실히 재난물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

p173 “ ‘홍사훈의 경제쇼’가 참 괜찮았다. 단발성 이슈들로 채워지는 다른 시사 프로그램과 달리 거시적인 안목으로 이슈를 분석해 주었다. “ 

#bookstagram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엉엉_리뷰 #김홍_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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