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가사랑한책 #김혜리 #부기우기
📚
부제가 '함께 읽고 말할 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눌 때, 무슨 일이 일어나던가. 무슨 일이 일어나긴 하는 건가? 이 책은 유료 팟캐스트 '김혜리의 조용한 생활'에서 선별한 8명의 '좋은 사람들'과 나눈 대담을 정리한 책이다. 유료 구독을 못 했으니, 책이라도 사서 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읽었다.
📚
'세상을 더 깊게 이해하려는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연대의 기록'이라 평한 ‘조용한 생활’의 담당PD의 문장이 서두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름다운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연대의 기록'이라니.
8명의 '좋은 사람'을 결정한 김혜리 기자는 그들을 '독서를 삶의 기술'로 쓰는 사람이라 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은 내가 좋아하는 신형철 교수다. 시그리드 누네즈와 폴 윤의 책을 두고, 거짓말을 하는 글쓰기의 쾌감과 상투적인 재현에 대한 소설가들의 거부감을 이야기한다. 짧은 대담에서 생각거리를 많이 던진다.
인상적이었던 건 '있다고 하면 있고 없다고 하면 없는 것이 희망의 본질(p.51)'이라는 문장이었다. 낙관이나 낙천이 아닌, 의지로서의 희망을 말하는 방식에 괜히 고개를 끄덕였다. '파장'을 음미하는 소설이라는 표현에서도, 역시나 그의 단어 선택 능력에 감탄을 했다. 반가웠던 것은, 신 교수가 들고 온 두 권 중 한 권인 폴 윤의 '벌집과 꿀'을 이미 읽었다는 사실. 😎
📚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궁금한 김현우 다큐멘터리 PD와는 존 버거의 책을 두고 대화를 나눈다. 유럽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제7의 인간'은 당장 구매하려 했으나 아쉽게도 절판이었다.
핫한 인물 박정민 배우와의 대담도 즐겁게 읽었다. 책에 끌려 서점을 운영하다가 출판사까지 만들어 베스트셀러까지 만든 인물. 뛰어난 연기력만큼이나 책에 대한 애정이 가득해 좀 더 정감이 갔다. 😋
📚
그 외에도 새로 알게 된 내용이 많다. 그림책계의 노벨상이라 하는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표지를 그렸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깊이 탐구하고 있다는 오혜진 평론가를 통해, HIV/AIDS 감염자들이 강제수용소 같은 요양병원에 갇혀 있다는 현실도 처음 알게 됐다. 의료인류학자라는 전문 분야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장일호 기자의 속내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책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며, 책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책을 읽으며 몇 권의 책을 골라 두었다. 언제 펼치게 될지는 모르지만, 요긴하게 읽힐 것이다.
그리고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본다. 함께 읽고 말할 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이 책의 대담들을 읽으며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독서는 혼자의 행위이지만, 그것을 말로 꺼내는 순간 소감은 구체화되며, 생각과 감정은 서로 맞닿는다. 그걸 연대라 부를 수 있다면, 이 책은 한 권의 소중한 연대의 기록이다.
✍ 한줄감상 : 좋은 인터뷰어와 좋은 인터뷰이가 만나면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는가를 증명해 주는, 책에 대한 책.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진행자인 김혜리 기자의 영화 산문집 '묘사하는 마음'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신형철 교수를 모른다면, 그의 모든 책을 추천한다. 특히 #인생의역사 !
p11 “ 언어는 현실을 조직하고 떠받치는 힘이 있다. 요컨대 독서는 공존의 리허설이다. “
p49 “ 그 출발은 저자와 동일한 젠더의 인물이라든가 저자가 잘 아는 세계의 인물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
p66 “ 인간 공통의 근원적인 정서나 돌발적인 자각(에피파니)으로 곧장 가려는 작가와, 사람은 누구든 ‘역사’나 ‘정체성’ 같은 어떤 맥락들 속에서 놓여야 하고 그 축적된 이해속에서 개별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다르다고 봐야하겠죠. “
p93 “ 내가 어떤 경험을 전하는 입장에 있을 때 판단하지 않고 ‘저 사태는 저 사람에게 어떤 별자리에 가서 붙는 걸까’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존 버거가 말년에 자주 사용한 ‘지평’ horizon이라는 단어도 이 맥락에서 별자리하고 같은 의미인 것 같아요. “
p127 “ 자기가 알 아는 계급의 컨디션을 정밀하게 묘사하고 파고드는 게 가장 진보적인 문학이 될 수 있죠. “
p295 “ [동물행동학자 이원영] 대한민국에서 펭수의 실제 얼굴을 목격한 극소수 특권층이기도 하다. “
p306 “[펭귄] 뒤뚱뒤뚱 걷는 모습은 귀여운데 가까이서 보면 눈이 굉장히 무섭습니다. 부리도 날카롭고요. 또 펭귄이 입을 벌릴 때 보면 혀에 굉장히 날카로운 돌기들이 있거든요. “
#bookstagram #books #reading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기록 #책리뷰 #우리가사랑한책_기시리뷰 #김현우 #이수지 #오혜진 #서보경 #장일호 #이원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