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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 #시그리드누네스 #코라초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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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치게 된 건, 누네즈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그해 봄의 불확실성’를 아직 읽지 않은 채로 작가 이름을 마음속 리스트에 올려둔 지 꽤 됐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발견한 이 얇은 책. 버지니아 울프의 이야기라는 것, 원숭이가 등장한다는 것. 일단 기대치를 낮게 잡았다. 워밍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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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를 지난 버지니아 울프는 사랑하는 남편 레너드와 함께 블룸즈버리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며 살았다. 1930년대, 전쟁을 앞둔 불안한 공기 속 이 부부의 집에 새 식구가 들어온다. 손바닥 안에 들어올 만큼 작은 마모셋원숭이, 미츠. 키우던 강아지 핑카와 함께 네 식구가 된 그 시절의 기록이 이 소설이다.
책의 부제 '블룸즈버리의 마모셋'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일종의 울프 전기이며, 그들과 함께한 생명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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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존재감이 남달랐다. 작가는 그 첫인상을 이렇게 묘사한다.
‘ 정말 애처로워 보이는 작은 녀석이네! 제일 친한 친구를 막 잃은 것 같아 보여. 세상의 무게를 자기 어깨에 짊어진 양 보이기도 하고.p30 ‘
울프가 미츠를 처음 본 순간의 묘사다. 하지만, 이 문장이 울프 자신을 가리키는 것처럼도 들린다. 작가는 말한다. ‘ 부서지기 쉬운 몸에 부서지기 쉬운 마음. 그게 버지니아였다.p44’ 10권 이상의 작품을 발표한 명성 뒤에서도 신경은 곤두서고, 몸은 아팠다. 하지만 울프는 주위의 사랑에 기대어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는 행위를 놓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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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클라이맥스는 이 부부의 독일여행이다. 한참 나치가 득세하던 전쟁 직후 유대인남편과 독일 여행이라니. 그리고 나치 집회는 무조건 피하라는 경고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부는 미츠와 함께 집회 군중 속에 갇히게 된다. 절체절명의 위기. 다가오는 제복을 입은 간부. 이때 ‘미츠’는 두 부부를 구하게 된다. 남편의 주머니 속에 놀던 미츠가 튀어나와 제복사내의 눈에 띈 것이었다. ‘ 다스 리베 크라이네딩! (이 사랑스러운 작은 것!)이라 말하며, 제복사내는 미소를 품고 부부를 풀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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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산층 출신이라는 사실이 참으로 부끄럽다. p63’
부유한 집에 방문하고 돌아온 그녀가 한 말이라고 한다. ‘자기만의 방’에서 고정적인 생활비와 독립된 공간이 여성을 작가로 만들 수 있다는 그녀의 주장에 동감하지만, 자신의 ‘부’의 크기가 부끄러움으로 이어지는 모습에서 여성에 대한 감수성만큼, 계급적 감수성은 크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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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은 끝나고 내리막이 시작되는 시기의 울프. 명성은 쌓았지만, 더 호응받는 신작은 나오지 않는다. 상황과 시간은 작가에게 고통을 준다. 늙고 못생겨지고 있으며 실패자인 삶을 살아간다는 자기 연민이 자신을 갉아먹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것에 지지 않았다. 초장기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생각을 글에 담았다면, 이 시기 그녀는 파시즘과 전쟁 앞에 놓인 사회에 대한 고찰과 주장을 책으로 써내려 간다. 작가는 그 순간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녀는 사랑하는 강아지 ‘핑카’를 먼저 떠나보내고, 마모셋 미츠가 떠나는 모습을 봤으며, 남편 레너드까지 하늘나라로 올라간 이후, 스스로의 삶을 버티다 2차 세계대전 직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작가 시그리드 누네즈는 그녀의 삶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큰 기대 없이 시작한 독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미츠와 늑대부부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다. 그들이 같이 살았던 4여 년 간의 시간을 보슬보슬한 느낌으로 잠시나마 같이 한 기분이었다.
덧, 하나
마모셋원숭이는 수컷이 암컷의 출산과 육아를 돕는 유일한 원숭이라고 한다. 암컷이 새끼를 낳으면 데려가 씻기고 키우는 틈틈이 새끼를 어깨나 등에 태우고 다닌단다. 에겐 원숭이? 😂
덧, 둘
울프부부는 순하고 착한 사람만은 아니었던 듯하다. 갑질을 당했던 출판사의 직원이 쓴 회고록 제목이 ‘ 늑대 부부에게 던져지다’ 였단다.
✍ 한 줄 감상 : 위대한 작가의 삶과 ‘세상이 하나의 질문’인 것처럼 행동하는 작은 원숭이의 행동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웰메이드 전기소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누네즈의 대표작은 ‘어떻게 지내요’와 ‘그해 봄의 불확실성’이다. 몇 가지 이유로 읽지 않은 상태다. 이 책을 읽고, 그 책들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30 “ 정말 애처로워 보이는 작은 녀석이네! 제일 친한 친구를 막 잃은 것 같아 보여. 세상의 무게를 자기 어깨에 짐을 짊어진 양 보이기도 하고. “
p44 “ 부서지기 쉬운 몸에 부서지기 쉬운 마음. 그게 버지니아였다. “
p49 “ 미츠(마모셋원숭이)는 몇 시간이고 앉아 핑카의 부드럽고 곱슬거리는 털을 발톱으로 갈라가며 벼룩을 찾았고, 찾으면 입에 쏙 넣었다. “
p144 “ 마모셋이 우리를 어떻게 히틀러한테서 구해냈는지 제가 말씀드렸던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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