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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바다출판사 #NewPhiloso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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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잡지라는 말에 오래 손이 가지 않았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건 언제나 비슷했다. 소크라테스의 말을 해석하고, 칸트를 해설하고, 고전을 씹어 현학의 향기를 풍기는 지면들. 그저 제목만 아는 잡지였다.
그런데 누군가 말했다. 이건 그런 책이 아니라고. 지금 내 삶에서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철학적으로 묻는 잡지라고. 그 말에 이번 34호를 집어 들었다. 특집 주제는 '관찰'이었다.
관찰. 단어 앞에 잠시 바라보자. 나는 매일 내가 보고 읽은 것을 기록한다. 쓴다는 것은 결국 어떤 것을 바라보는 행위다. 그런데 나는 제대로 '보고' 있을까? 질문은 내 앞에 잠시 서 있을 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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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편집장의 말대로 '말랑말랑한 문장들'로 '봄(See)'을 풀어내고 있다. 단순히 눈으로 훑는 look이 아닌, 멈추고 숙고하는 See.
길게 보아야 관찰이 된다. 그렇다고 익숙해지면 곤란하다. 유사성과 차이를 예리하게 잡아내고, 패턴을 읽고, 다시 숙고해야 한다. 잡지는 말한다. '과학과 예술은 모두 신중한 관찰에서부터 시작되었다'라고. 존 버거에 따르면 '예술의 언어가 이미지의 언어로 대체된 지 오래'이며, '자기모순적이고 분열된 존재'인 우리의 자아는 '보는 행위'를 통해 비로소 스스로를 일깨울 수 있다.
바라보기는 다시 내 안을 향한다. 수잔손택은 ‘사진 촬영이 삶을 거부하는 방식’이라 했다 한다. 촬영없는 결혼식을 떠올려보자. ‘사진은 아름다움을 창조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소진한다.’는 손택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숲길을 걸을 때, 꼭 땅바닥을 보던 이가 있었다. 작은 들꽃, 풀에 시선을 둔다. 꼭 스마트폰을 꺼내어 그걸 ‘기록’으로 남길 필요는 없다. 순간의 작은 떨림, 하늘에서 내리 쐬이는 햇살의 기운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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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관찰은 어떤가? 삶은 죽어가는 과정이다. 우리가 ‘적막’을 두려워 하는 배경에는 그 사실이 존재할 것이다. 철학자 강재희는 그 ‘적막’을 이겨낼 때 ‘내가 나의 친구’가 될 수 있다 말한다. 어둡고 조용한 적막의 시간을 만들자. 시간이 빌 때, 릴스와 쇼츠로 내 시간을 내보지 말자. 안으로 시선을 돌려 적막과 놀자. 내가 모르는 나는 ‘나의 무의식’과 친해지자. 끝없이 질문을 던지자. 이 책에 실린 한 명의 철학자에게 배운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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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시대를 읽는 것도 좋았다. 철학자 황진규는 트럼프와 글로벌 극우화 시대에서 홉스와 스피노자를 소환하여 인간사회를 분석한다. 인간의 탐욕 때문에 국가라는 제도로 그것을 통제해야 한다는 홉스의 이론은 ‘국가’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지금의 폭력적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갈망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갈망하게 된다.p161’고 말한 스피노자를 통해 야만의 시대를 이겨낼 희망을 찾는다.
좋은 책을 만났다. 책의 큰 구성인 다양한 그림과 사진도 또 다른 감흥을 준다. 지적 자극은 이런 식으로 온다. 최대한 현학을 피한, 질문들. 그걸 듣고(아니 읽고)있는 독자의 ‘적막한 마음’. 내 안의 적막에게 인사하고픈 마음을 끌어내 주는 책. 고맙다.
✍ 한 줄 감상 : ‘일상을 철학하다’는 잡지의 취재에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철학 기반 위에서 논하는 예술과 과학, 사회학의 콜라보.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같은 출판사에서 발간 중인 ‘과학적 회의주의’ 잡지 ’SKEPTIC’를 추천한다. 철학과 과학은 한 몸이어도 상관없다. ☺️
p14 “ 샤를 보들레르와 발터 벤야민 덕에 불멸의 개념이 된 도시 산책자 ‘플라노’….. 도시 산책자는 급히 걷지 않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며 배회한다. “
p19 “ 관찰은 ‘바라보기’가 유닐적 행위임을 일깨운다. 진정한 바라보기는 소비라기보다 목격이며, 판단이라기보다 관심이다. “
p104 “ 사진은 죽음의 불가피성을 상기시키는 상뭉물, 즉 메멘토 모리다. ‘
p105 “ 니체의 말은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를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자마자, 그 생각이나 이미지가 나와 나의 시각 사이에 끼어든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런 다음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
p107 “ 삶은 변화이고 노화이다. 고정된 것은 죽음이다. “
p112 “ 우리 마음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접근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내 철학의 핵심이다. “
p146 “ 편향적 인식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타당한 측면’과 ’ 내가 타당하지 않은 측면’에 가중치를 두어야 올바른 인식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
p150 “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라는 말이 재빨리 와닿지 않는다면 ‘그게 없어서는 안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라 바꿔 말하면 다들 고개글 끄덕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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