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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선언 #서울국제도서전 #김연수 #박선우 #장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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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해째 서울국제도서전에 가지 않았다. 텍스트힙 덕분에 넘쳐나는 관람객 사이에 함께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행사를 기념해 발간된 이 리미티드 에디션 책을 샀다. 새벽배송으로 받았고, 조금 멀리 나온 독서 나들이에 들고 왔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내일이면 폐막이라는 걸 알고 나니, 가지 못한 도서전을 이 책으로나마 치른 셈이 됐다.
내 스타일대로 국제도서전을 치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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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는 AI다. 도서전 대표의 말, 우리보다 우월해질 존재와 어떻게 공존하려는가라는 질문에 여러 작가들이 각자의 답을 내놓는다.
작가 김연수는 AI와 협업해 쓴, 행사 주제글을 쓰는 과정을 소개한다. 클로드로 앱을 만들정도로 AI에 진심인 것을 확인했다. 그는 뭉둥이를 깍는 노인처럼 참을성있게 '그 존재'와 대화를 나눈다. 이 글이 디테일하고 실무적이기까지 해서, 읽고 있자니 정말 '인간선언'이 필요하구나 싶었다. 질문을 하면 무조건 답을 해야 하는 AI의 운명과, 질문 자체를 품고 있는 인간의 간격은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학습데이터의 바깥을 알 수 없는 존재 AI, 우주의 바깥을 알 수 없는 존재 인간. 초지능AI는 나온 다음에 고민하자 말하고 싶다. 그저 확률로 준 답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는' 인간인 것은 아직 다행이라 생각한다.
4편의 소설 중에서는 장강명의 '우리가 인간이었을 때'가 가장 좋았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처절한 복수극, 이 단편에서 가장 효율적인 인물묘사를 발견한다.
'처형 기계는 꼼꼼한 성격이었다. 인생의 불운이 그를 덮치기 전, 아내가 자살하기 전, 그가 살던 동네가 재개발되기 전, 군대에서 장애를 입기 전에는 머리도 좋은 편이었고 어려운 책도 꽤 읽었더랬다.p101'
아직, AI는 이정도 퀄리티는 생성하지 못할 것이라 짐작해 본다. (내 짐작이 맞길 바란다.😅) AI가 인간의 효율과 기능을 따라잡을 때, 인간에게 남는 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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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운, 유선혜, 육호수, 이제니 4인의 시인의 작품이 담겼다. '종잡을 수 없는 잔여가, 술렁거리는 광막함이p134' 넘치는 작품들이었다. AI는 정답을 향해 수렴하는 존재라면, 시는 정답에 수렴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언어다. 유선혜 시인의 작품을 오마주 하자면, 난 100가지 이상의 시를 흉내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흉내만으론 영혼을 담아내지 못한다. 내가 시인이 되지 못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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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클레어 배순탁 평론가에겐 신해철이 데미안이었다는 문장이 남는다. 놀이였던 음악을 사유의 대상으로 만들어 주는 인물. 내게도 비슷한 감정이 남아있다. 효율로 환산되지 않는 정서적 전환, 이것도 AI가 가장 흉내내기 어려운 영역일 것이다.
세계를 이분법으로 나누고 타자와 손을 잡을 생각이 없는 현재의 '인간들'은 어떻게 변화하여 종의 생명을 이어갈까? 생각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행사에 참여하여 탐나는 굿즈를 구한 것보다 더 좋은 경험을 했다.
✍ 한줄감상 : 행사장에 가지 않고도 국제도서전을 즐기는 방법,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책을 읽는 것이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이 어떨까 싶다. 데이터로 환원되지 않은 AI의 사랑, 그것도 확률로 만들어낸 답변일까? 다시 펼쳐보고 싶다.
덧, 하나
(내가 무척 좋아하는) 김연수 작가는 글을 쓸 때, 글렌 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듣는다는 문장을 읽고, 나도 괜히 이 음악을 들으며 피드를 적었다. 😅
덧, 둘
기시의 피드는 월, 수, 금 올라온다. 오늘은 국제도서전 보너스 피드라고나 할까? 😎 아무튼 여기까지 읽으시고 저를 조금 도와주실 인친님이 계시다면 '저장'버튼도 한번 눌러주시길 부탁드린다. 리포스트도 언제나 환영이다. 🙇♂️
p17 “ (AI답변) 선생님의 말씀대로 의미 부여는 데이터의 왜곡일 수 있고, 엄밀한 의미에서는 오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오류 없는 데이터 처리를 지향하지만, 인간은 생존과 가치를 위한 유익한 오류를 필요로 하는 존재입니다. “
p113 “ 남은 것은 처형과 그것을 집행할 기계분이다. 그 기계는 일회용이며, 용도가 사라지면 폐기될 것이다. 처형 기계는 죽지 않는다. 살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
p159 “ (육호수) 아직 없는 딸과 / 이젠 없는 강아지와 / 불광천 걷는다 “
p180 “ 과학은 원래 종교의 부산물로 출발했다. 위대한 뉴턴에게 과학은 신의 언어를 해독하는 것이었다. “
#bookstagram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2026서울국제도서전 #호모두두리 #인간선언_기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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