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빵충사육준수사항 #김혜영 #안전가옥
🥐
하도 빵충, 빵충…… 재미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집에 들였다. 기묘한 표지 한가운데 놓인 빵벌레 한 마리만으로도 대략적인 분위기는 짐작할 수 있었다.
기대했던 만큼 재미있었고, 독자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도 확실한 소설이었다.
🥐
트럼펫에 청춘을 바쳤지만 삶의 막다른 곳에 선 청년 ‘정한’. 그는 귀농을 통해 인생의 구석에서 탈출하려 한다. 3억 원을 대출받아 무리하게 땅을 사고 농사를 시작하지만, 결과는 쫄딱 망하는 것.
그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것이 국가와 벤처기업이 지원하는 빵맛 벌레 사육 사업이다. 벌레의 생김새는 빵과 거의 비슷하고, 심지어 빵보다 맛있다. 사육도 쉽다. 게다가 탄수화물이 아닌 단백질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빵충은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운 좋게 사육 농가로 선정된 정한 역시 오랜만에 돈맛을 본다.
문제는 이 사업에 절대로 어겨서는 안 되는 ‘사육 준수 사항’이 있다는 것. 모든 비극은 그 규칙을 어기는 순간 시작된다.
🥐
소설은 오늘날 청년들의 현실을 다루는 세태소설로 출발해 미스터리를 거쳐, 마침내 액션 크리처 장르로 질주한다.
초반에는 트럼펫과 벌레 크리처를 대체 어떻게 연결하려는지 궁금했다. 정한과 함께 빵충을 사육하는 여러 인물이 등장할 때는 캐릭터들이 너무 평면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소설은 곳곳에 늘어놓은 떡밥을 충실하게 회수한다. 인물의 내면을 아주 깊게 파고들지는 않지만, 각자의 욕망과 실패,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에 충분한 근거를 부여하고 그에 어울리는 행동으로 이야기를 밀고 나간다. 덕분에 장르적 완성도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후반부에서 시간과 공간을 교차시키는 연출은 일품이었다.
🥐
좋은 아이디어가 탄탄한 기획력을 만나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런 쾌감은 장르소설이기에 더욱 선명하게 구현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솔직히 말해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쫄깃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다음 장을 궁금하게 만드는 힘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영화화된다면 꼭 보고 싶다. 특히 후반부의 액션 시퀀스를 화면으로 확인하고 싶다. #연상호 감독이라면 이 소설을 탐내지 않을까? 😎
✍ 한줄감상 : 청춘의 실패와 욕망을 바삭하게 구워 낸, 장르 변주형 액션 크리처 스릴러.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예전에 읽었던 #심너울 작가의 ‘ 한 터럭만이라도’ (소설집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수록)라는 단편이 생각났다. 인간에게서 얻은 세포로 배양육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발상을 다룬 작품이다. 예를 들어 유재석의 세포를 떼어내 배양한 후 마트에서 유재석 등심 1kg를 판다는 상상력…… 난 어떤 연예인 고기를 선택할까? 😂
p27 “ 이 세계에선 평생 동안 타인보다 내가 더 잘난 부분을 증명하며 살아야 한다. “
p65 “ 종이를 펴니 ‘청년스마트팜 신개발유용곤충육성 분양지원사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식용곤충이라니. 내가 이걸? “
p71 “ 맛있다. 마치 자연의 한 부분을 잘라 빵으로 구워낸 것 같았다. 건강하지만 포근하고 생기 있지만 부드러운 맛. 그런데 이것이 곤충이라니. 애벌레라니. 인지 부조화를 느끼면서도 계속해 빵충을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손바닥만 한 빵이 아니, 충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
p239 “ 결국 벼랑 끝에서 발견한 나의 유일한 성공이 생존일 뿐이었다. “
p340 “ 이제 예외는 없다. 우리 앞에서 침묵하는 자, 도망치는 자, 절망하는 자들을 모두 죽여라. “
p358 “ 세상 모든 노력이 의미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그는 아무도 자신을 무시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갖고 싶었다. “
#bookstagram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한터럭만이라도 #나는절대저렇게추하게늙지말아야지 #장르소설 #크리처소설 #빵충사육준수사항_기시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