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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윤리21

by 기시군 2022.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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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의미있는 지식인이다. 한때 이해도 잘 못하면서 '고진'에 빠져 관련 철학서, 문학서를 뒤져 읽어대던 시절이 있었다. 오래된 '마르크스'를 다시 세련되게 논하던 일본의 진보 사상가. 레닌주의를 비판하며 마르크스의 다른해석으로 대안을 찾기도 했고, ‘가치론'에 대한 새로운 해석 뿐 아니라 2000년대에 와서 잠자던 칸트를 마르크스 옆으로 모셔와 새로운 분석을 시도 한다. 이 책 '윤리21'은 '가라타니 고진'의 대중 강연을 정리한 책으로 내가 읽었던 책 중  그나마 이해가 가장 쉬었던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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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자유'와 '책임'의 관계를 찾고 있다. 윤리의 문제는 선악의 문제나 행복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의 문제로 수렴된다고 보고 있다. 자유가 없으면 책임이 없으며 책임이 없으면 윤리도 존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책은 그 상세사례들을 나열하고 있다. 전쟁에 대한 천황의 책임, 환경오염의 책임, 자식의 잘못에 대한 부모의 책임 등이 그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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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쟁책임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책이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이미 유행했던 시절, 이미 한물간것 같던 칸트를 적극적으로 불러온다. 고진이 본 칸트는 공동체의 도덕을 ‘도덕’, 세계시민으로서의 도덕을 ‘윤리’로 구분한다. 이때 윤리는 실천적이며, 그 실천은 ‘자유’에서 나온다고 본다. 고진이 칸트에 기대어 이야기하는 '자유'는 스스로 자유에 의해 어떤 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 즉 ‘자유로워지라’는 당위(의무)에 의해서만 존재한다. 다시 말해, 인간에게는 ‘자유로워지라’는 지상명령이 있기 때문에, 그 자유로부터 윤리적인 책임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때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포함한다. 칸트는 '타인을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라'라는 유명한 명제를 보편적인 도덕법칙으로 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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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윤리의 세기가 되어야 한다고 고진은 말한다. 무슨 국민윤리를 지키라는 소리가 아니다. 과거 자신은 결정권이 없었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예시를 많이 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어떤 사건의 원인이 '자유'로운 자신이라고 상정할 때 생기는 '책임'만이 역사적인 개인을 만든다 말한다. 칸트가 생각했던 '자유로운 역사적 개인들의 연합', 즉 자유로운 개인들의 윤리적 사회가 고진이 꿈꾸던 사회다.

실생활에 적용해 보자. 일베짓을 하는 멍청이가 있다. 이 멍청이가 일베짓을 하는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그의 짓거리의 책임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인과를 찾는것과 책임을 묻는것은 분리해야 한다. 원인을 아는 것은 인식의 영역, 책임 추궁은 윤리 실천의 문제다. 동시에 사유해야 한다. 책은 괄호넣기라는 사유법을 제안한다. 예를들어 잘만든 연쇄살인범영화가 있다고 하자. 우리는 영화를 통해 폭력에도 미학적 아름다움을 느낀다. 이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폭력에 대한 도덕적평가에는 '괄호치기'를 하고 사고하게된다. 동시에 사고하지만 컨텍스트에 맞는 판단에 '괄호치기'가 사용되는 것이다. 칸트와 고진은 이것을 '무관심성'이라 하여 도덕과 지적 관심은 괄호치기를 통한 사유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나에겐 유용한 팁이었고. 책읽는 취미 중 이라 작품에 대한 판단에 적용을 시도중에 있다. ‘정치적 옳바름’에 대한 판단도 이 방법을 적용해본다. 쉽진않다. 🤔 아무튼 많은 내용을 다 담을 수 없다. 지난 철학이 아닌 지금의 현대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할만하다. 다시 말하지만 쉬운 철학책이다. 내 정리기술이 나빠 어렵게 보일수는 있다. 🥲

덧,
평소 피드정리할때 30분, 길어야 한시간인데 이번 피드는 꽤 걸렸다. 😥 이런 정리도 필요하다 생각해서 시간을 썼다. 자신의 삶을 사유할때 이미 가지고 있는 프레임만으로 생각을 계속한다면 별 발전은 없다고 생각한다. 철학 비전공자에게도 이런 낯선 철학적 자극이 일상에 도움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을 언급하고 싶었다. 날도 구린데 이런 칙칙한 피드를 올려 죄송한 마음도 있다. 스스로 완성되어 있다는 착각에 빠진 ‘우리들’에게 뭐라도 하고 싶었다. 헛소리가 길어졌다. 😁

p63“예컨대 어떤 사람이 은행이자나 주식배당으로 살고 있다고 합시다. 그가 주관적으로 평화주의자이자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어딘가에서 전쟁이 일어나 주가가 오르면 그것을 환영할 것이 분명합니다. 즉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무엇을 하는가”와 다릅니다.”

p116“‘자유’란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현실에서 해버린 일을 “자유로워지라”는 의무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꿔 말하면 ‘책임’은 바로 여기서 등장합니다.“

p189“종군위안부 문제는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한일관계의 연장선상에서 다루어졌지만, 거기에는 이질적인 물음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여성의 관점에서 전쟁을 재검토하는 것, 세계사를 재검토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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