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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by 기시군 2022.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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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문창과교수인 저자의 자전적인 에세이다. 일단 문학이 취미인 나와는 결이 다르다. 앞부분을 읽으면서 빠르게 '나의 구원'은 포기했다. 대신 그의 구원과정을 즐기기로 태세전환을 하여 읽어 내려갔다. 총 8장의 단락으로 구성된 책은 자신이 문학에 빠지게 된 배경부터 작가로써 스스로 생각하는 '문학'의 형태에 대한 주장과 예시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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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더듬던 어린소년이 글을 통해 문학으로 다가가는 과정이 진솔하다. 소년은 성장하여 청년이 되고 영문학을 공부한다.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한다. 글을 쓰는 경험과 글을 가르쳤던 경험이 합쳐지며 그는 문학에 대한 진심을 자신이 글을 쓸수있게 모아놓은 '인용구'에서 찾게된다. 그는 의미있는 문학행위로 책의 상당부분을 이런 타자의 '문구 인용' 및 비평으로 채운다. 결국 작가의 집필작업은 그 '인용구'를 가공해 전달하는 비효율적인 작업이라 어찌보면 인용구 자체의 '콜라주'가 바로 예술자체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미술에서도 '콜라주'기법이 있으니 강하게 부정은 못하겠다. 일단 그의 의견을 존중하고 책에 정리된 많은 양의 인용구, 콜라주을 읽었다. 아쉽게도 현대 영문학에 평소 관심이 많았다면 아주 재미있었을 부분이였겠으나 내 기본지식이 너무 부족해서 충분히 즐기질 못했다. 국문학으로 대상으로 같은 형태로 쓰여진 책을 만났다면 아주 신났을 것 같긴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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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와 죽음을 인지하는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유의미한 무언가'는 언제나 찾고자 하지만 잘 찾아지지 않는 존재다. 예술/문학은 어떤가. 지금 이순간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문학이고 예술이다라고 작가는 이야기 한다. 그 자체도 무의미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잠깐 이곳에 이렇게 존재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가끔은 빛나게 해 주는 것이 문학이라 한다. 타인과 또는 이성과의 관계에서 반짝일 수 있었던 그의 문학! 그 문학에 대한 그의 헌사는 진솔하고 정겹다. ☺️

덧,

요렇게만 피드정리를 마치면 많은 인친들이 재미없는 책으로 인식할 위험이 있다. 🤔 남의말을 가져와본다. 나름 유명인인 #이다혜 기자의 서평에 따르면 이 책은 '뜻밖에 문학보다 섹스가 넘친다'고 한다. 🤤  동의한다. 2장 '사랑은 오랫동안 세밀하게 따져보는 것' 부분을 보면 대학시절 여친의 일기장을 훔쳐보며 첫경험과 관계를 발전시켰던 이야기가 나온다. 재미있다. '타자성'에 대한 고찰을 '여성' 또는 '섹스'로 한 흔적이다. 그리고 다른 파트에서 아주 '야한 여친'과의 경험로 직설적으로 묘사하는 등, 독서 중간에 나는 책 제목이 '섹스는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로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잠깐 생각했었다. 😊 아...오해는 말자. 대부분은 진지한 문학이야기다. 문학이야기의 일부 소재로 쓰였을 뿐이다.

p73" 로미오와 줄리엣이 계속 살았다면 어땠을까? 열네 살이라는 무르익은 나이인 그들은 머지않아 누가 식기 세척기에서 그릇을 꺼낼 차례인지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남녀가 밤새 껴안고 있었다고 암시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럴 수 없다. 우리는 몸을 떼고, 돌아눕게 마련이다. "

p197" 1987년에 (전미 도서상)픽션 심사 위원단이 토니 모리슨을 수상자로 지정하지 않자, 그녀는 당시 위원장이었던 내 옛 스승 힐마 월리처Hilma Wolitzer 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내 인생을 망쳐줘서 고맙군요.˝ 내 인생이 고작 몇 사람이 점심을 먹으면서 선정하는 상을 받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면, 내 인생에는 뭔가 문제가 있다. "

p199" 톨스토이에 따르면, 예술의 목적은 한 사람의 마음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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