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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여행의 이유

by 기시군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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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김영하작가의 신작 #작별인사 를 예약해 놓았다. 기다리는 김에 김작가님의 책 중 한권을 골라서 정리해 놓기로 했다. 편안한 책. '여행에 대한 수다'로 구성된 책  '여행의 이유' . 작가의 즐거운 글빨에 후다닥 읽게 되는 책이다. 너무 많이 읽힌 책이라 정리가 의미있을까 싶다가, 그래도 '여행'이라는 주제에 대한 넋두리라도 몇자 적어놓고 싶어졌다. 🛫

📗
9개의 여행관련 에피소드가 실려있다. 중국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에피소드로 책은 시작된다. 여행의 목적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이야기하다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피하는 여행이야기로 들려준다. 상처입은자에게 힘을 충전시켜주는 여행의 의미는 당연할 것이고, 도망가는 여행은 어떤가하며 묻는다. 위기에 처한 내게 삼십육계는 비겁이 아니라 현명한 여행은 아닐까? 타인들의 여행도 그린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와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은 타자와 타지, 그리고 존재로서의 나의 관계에 대한 사유다. 타인의 '환대'를 느낄 수 있는 수단으로의 여행은 결국 삶과 연관지어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 소설가인 자신의 정체성역시  '여행자'라 규정짓는다. 고립된 공간에서 글을 쓴다하여도 그 이야기가 가는 곳은 덩서상이든 거리상이든 아주 먼 여행지일터이니 말이다. ✍️

📘
자. 이제 작가의 여행관은 읽었다. 나의 여행을 생각해 봐야한다. 책은 여행의 '태도'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나에게 있어 '여행'이란 무엇일까? 작가처럼 멋진 에피소드는 없더라도 누구나 '여행'에 관련된 추억과 도움, 기쁨들은 삶 곳곳에 새겨져 있을 것 같다. 떠올리며 다시 생각할 기회들을 가지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작가의 말처럼 삶 자체가 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은 목적지가 아니다. 죽기위해 살지 않은다. 과정이 목적인 여행, 그것이 삶이며, 짧은 구간 같이 가는 동행에 대한 기쁨, 한동안 혼자 다른곳을 바라보며 떠나는 여행에서 느껴지는 외로움 역시 이 긴 여행의 동반자일 것이다. 다음 여행지를 걱정하는 것보다는 어떤 여행지 또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할수 있을까를 기대하는 삶,여행의 태도에 대해 생각했다. 비온다더니 날씨만 좋다. 😒 여행떠나고 싶다. 😎

덧,
지금보다 어린시절, 상대적으로 여행에 대한 갈망이 적었다. 멋진 풍경에 감탄은 나오지만 여행지를 찾고, 준비를 하고 떠나는 과정이 번잡하게 느껴졌었다. 맛집에 들어가면 맛나게 먹지만 줄서진 않는다. 천성이 게으르고 처박혀 빈둥거리는걸 좋아하는 탓이다. 나이들어가며 새삼 달라지는 나를 느낀다. 정말 아무느낌없던 꽃들에서도 생명과 화사함이 느껴지고 떠나는 즐거움, 돌아올때의 아쉬움을 조금씩 배우고 느껴가고 있다. 늙어가는 것인지 철들어 가는 것인지 헷깔린다. ☺️

p51"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

p138" 인류는 오래전부터 인생이 여행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어디에선가 오고, 여러 가지 일을 겪고, 결국은 떠난다. 우리는 극단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지구라는 별에 도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이라는 여행은 먼저 도착한 이들의 어마어마한 환대에 의해서만 겨우 시작될 수 있다. 신생아는 자기가 도착한 나라의 말을 모른다. 부모와 친척들이 참을성을 가지고 몇 년을 도와야 비로소 기초적인 언어를 익힐 수 있다. 부모는 아이가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가 될 때까지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준다. 충분히 성장하면 인간은 지구에 새로 도착한 여행자들을 환대함으로써 자신이 받은 것을 갚는다. "

p180"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p205"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 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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