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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다섯번째 감각

by 기시군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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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SF계의 대모 김보영이 새책을 냈다. 아니 초기작품을 다시 꾸며 새로 냈다. 띄엄띄엄 작가의 작품들을 읽어오던 차다. 2000년대 초중반 작품들을 볼 기회는 없었다. 잘되었다 싶어 바로 구매 했고 빠르게 읽었다. 망설임없는 지름은 복을 내린다. 친필사인본이 왔다. 😁

📗
440p에 10편의 단편이 꾹꾹 담겨 나왔다. 인상 깊었던 몇편을 보자.

- 촉각의 경험
자신이 병들었을 때를 장기등을 활용하기 위하여 연구소에서 클론을 키우고 있는 젊은 기업가가 있다. 어느날 기업가는 연구소에 찾아와 클론과 자신을 연결시켜달라고 한다. 클론이 꿈을 꾸고 있을 것이고 자신은 그 꿈을 보고싶다는 것이다. 연구소에서는 난색을 표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감각
눈 앞에서 언니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수사기관은 언니 죽음의 배후를 캐고 있다. 언니가 반국가단체인 초능력집단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어느새 언니와 교류가 있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그 세계의 없는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청각'이다. 심지어 '음악'을 즐기기까지 한다.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 청각이라니.
*스크립터
아주 오래된 RPG게임에 관리자가 접속을 한다. 게임을 없애려 하는데 단 한명의 유저라도 사용을 하면 없앨 수가 없다. 관리자는 나 홀로 게임안에서 '기사'로 활동중인 아주 오래된 유저를 만난다. 보상을 해줄테니 게임을 떠나라 말한다. '기사'는 거부한다. 그리고 관리자 앞에 '기사' 말고 아주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난다. NPC인지 사람인지 분간할 수 없는 캐릭터다. 관리자는 혼란에 빠진다.

📘
SF소설장르의 특성은 아주 정치적이라는 것에 있다. 현실의 세상과 다른 상황을 상상하는데 그 한계가 없다. 상상의 제한이 없으니 현실의 어떤 특정 부분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잘 쓴 SF소설은 정치적 또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는다. 김보영의 작품들이 그렇다.  벌써 20년전 작품들이다. 세월의 흔적을 느끼기 힘들다. 문제의식은 또렸하다. 거침없이 달려간다.

📙
#김초엽 은 김보영의 유전자를 물려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김초엽의 시선이 계속 무엇인가 결여되어있는 소수(여성,장애인 등)을 향하고 있으며 소설의 형식이나 내용이 변화더라도 그 주제의식은 일관되다. 김보영의 소설도 마찬가지다 결핍에 대한 사유와 전복이 작품 전반에서 시도되고 성공적으로 소설화 된다. 좋은 SF소설이다.

덧,
단편들을 읽다보면, 인간의 감각을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내가 듣고 있는 소리가 어떻게 아름답게 울려 귀와 가슴을 흔드는지,  내 손끝을 통해 느껴지는 촉각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

p303" 사람의 대화는 상호작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언제나 일방적이죠. 사람의 상상력은 소통이 없는 순간에도 소통을 상상하고 논리가 없는 상황에도 논리를 부여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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